항목 ID | GC055018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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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契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청도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윤제 |
[정의]
경상북도 청도군에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거나 또는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만든 상부상조의 민간 협동 단체.
[개설]
청도군에서는 일찍이 대부분의 마을에서 동계를 비롯한 다양한 계 조직이 형성되어 운영되었다. 계(契)는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동계(洞契)와 논농사와 관련되어 수리를 다스리기 위한 보계(洑契), 노동력 및 경제력 부조를 위한 상포계(喪布契), 그리고 친목을 중심으로 결성된 위친계 또는 친목계 등이 있다. 청도군에서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동계와 보계는 현재 유지되지 않고 있으며, 동민 전체가 가입하였던 과거의 형태 상포계는 일부 마을에서는 제한되어 전해진다.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개인의 친분 또는 사회적 연결 고리에 맞추어 상포계가 결성되고 있으며, 친목계와 위친계 역시 개인적 사회적 연결망 내에서 결성 및 유지되고 있다.
[동계]
동계는 마을계, 대동계, 촌계 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마을 주민들 모두가 가입하여 운영되는 계를 지칭한다. 과거에는 향촌 운영에 기본이 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동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계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은 마을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로 분리되었기 때문에 동계에 대한 책임과 정해진 부역에 대한 의무가 계원에게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청도군을 포함하여 동계는 계가 아닌 마을 회의라는 행정적 조직의 형태로 바뀌었다. 청도군 대부분의 마을은 음력 정월 보름이나 정해진 날에 대동 회의를 개최하는데, 이때 행정 대표인 이장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이 회원으로 참석한다. 마을 구성원으로서 회원이 되는 것에 과거와 달리 강제성은 없으며, 개인은 필요로 참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회원이 되지 않는다면 마을에서 운영되는 행사 및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대동 회의에서 결정되는 주요 안건은 동제를 지내는 마을의 경우 동비에 대한 결산, 마을 운영비에 대한 결산이 이루어지며, 마을의 주요 행사에 대한 의사 결정과 임원 선출 등이 있다.
[보계]
큰 개울이나 하천가에 있는 곳에서 논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모여서 보를 막고 운영을 하는 일을 위해 만든 보계가 있다. 청도군에서는 1960년대 풍각면 송서리에 ‘뒷걸보계’가 전해진다. 송서리 일대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지대가 낮아 자주 수해가 났기 때문에 보를 운영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였다. 풍각면 일대 가장 넓은 송서들을 가지고 있지만 비슬산과 화악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모여드는 형상으로 조그만 물에도 수해가 나는 곳으로 유명하였다. 이에 송서리 사람들은 물을 관리하기 위하여 계를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뒷걸보계이다. 뒷걸보계가 관리하는 몽리 면적[양수장과 같은 관개 시설로 물을 받게 되는 면적]은 송서들이었으며, 계원들은 이곳에서 논농사를 짓는 송서리 사람들이었다. 계장 1명과 유사 1명이 있었으며, 유사는 총무의 일을 맡아서 진행하였다. 뒷걸보계는 1980년대 이후 관개 시설이 갖춰지면서 해체되었다.
[상포계]
상포계는 일반적으로 마을마다 행해져 온 모임이다. 각 모임의 성격과 조직의 형태와 운영 방식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초상 때에 필요한 노동력을 분담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며, 각 개인이 적은 규모로 이루어지기보다는 마을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청도군 내 마을에서는 상포계가 현재도 유지되고 있지만, 과거의 노동력 분담이 아닌 비용 부조의 형태로 바뀌어서 나타난다. 이는 대부분의 마을에서 폐허로 변한 상엿집과 맥을 같이 한다. 청도읍 상리와 풍각면 월봉리 등에 전해지는, 마을의 입구와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상엿집은 상을 당하였을 사용하는 여러 가지 상여 물품이 보관되어 있다. 상이 나면 상포계에서는 이 물건들을 이용하여 노동력 부조를 행하였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상례가 전문 장례식장에서 치러지다 보니 상엿집의 사용이 사라지고, 노동력 부조가 아닌 경제력 부조로 그 형태가 바뀌어서 나타난다.
[기타 친목계]
친목계는 여러 가지의 이름으로 묶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상고(上古) 시대부터 있었다고 하며, 사상·감정·생산 등 생활양식이 같은 분야에서 성립되어 모든 행사를 공동으로 하는 풍습을 계로 볼 수 있다. 청도 지역에서는 친목계의 이름도 다양하다. 심지어는 절에 가서 부처님의 공양을 위한 불량계(佛糧契)·칠성계(七星契)·산림계(山林契)·성황계(城隍契) 등 신앙을 목적으로 하는 계가 있고, 띠 동갑들의 모임으로 만든 계가 있으며, 부모님을 위한 장자계(長子契), 위친계(爲親契)가 있다. 청도 지역에서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사서 줄 돈이 없어 만든 동화책계도 있었고, 시계계(時計契)도 있었다고 한다. 시계계는 돈을 모아서 한 집씩 괘종시계를 사는 모임이었다. 또한 동네 가구마다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을 사기 위하여 계를 모으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