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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들과 노루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501943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유호리
시대 조선/조선
집필자 박유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1년 - 「조들과 노루목」 『청도 군지』에 수록
관련 지명 조들 -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유호리지도보기
성격 설화|전설|지명 전설
주요 등장 인물 조 장자|부인|대사
모티프 유형 금기(禁忌)

[정의]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유호리에 있는 조들과 노루목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조들과 노루목」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유호리의 조들과 노루목의 유래에 관련된 전설이다. 금기를 잘 지켜 자손대대 번창하던 조 장자의 집안이 금기를 어김으로써 몰락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청도군에서 1991년에 발간한 『청도 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지금의 청도군 청도읍 유호리에 있는 조들에는 조씨(趙氏) 성을 가진 장자(長者)가 살았다고 한다. 조 씨의 집안은 원래 가난하여 힘들게 살림을 꾸렸지만 틈틈이 글을 익혀 시도 한 수 제법 지을 정도가 되었다. 무엇보다 조 씨는 인정이 많고 마음이 넓어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하루는 대사 한 사람이 찾아와서 시주를 청하기에 후하게 시주를 주고 이미 날이 저문 까닭에 사랑방을 내주며 하룻밤 묵어가게 하였다. 융숭한 대접을 받은 대사는 다음 날 떠나기에 앞서 조 씨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집 앞에 있는 산인 노루골을 가리키며 노루 잔등 비슷한 곳을 골라 정면으로 대문을 내고 매년 가을날 햇곡식으로 산신제를 올리면 재물도 많아지고 자손도 번창할 것이라 일러 주었다. 또 하루에 많은 손님이 오더라도 늘 친절하게 대하고, 어려운 사람들은 반드시 도와주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만약 자신의 당부를 어긴다면 큰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대사가 일러 준 대로 조 씨가 노루 잔등 쪽으로 대문을 내고 가을에 산신제를 올리자 점차 살림이 늘어났다. 그만큼 조 장자의 인심도 좋아졌다. 아랫사람이나 이웃에게도 항상 온정과 관용으로 대하니 모든 사람들이 숭앙하여 조 장자라 불렀다. 가세가 얼마나 넉넉해졌는지 마을 앞 넓은 들이 모두 조 씨의 소유였고, 사랑방에도 항상 문객들로 성시를 이뤄 집안이 날마다 잔칫집 같았다.

조 장자가 유복한 생활을 하다 죽게 되었을 때 가족들을 모아 놓고 유언하기를 집안이 계속 번창하려면 노루골 산을 잘 보호하여 흙 한 점도 손대지 말 것이며 대문의 위치 또한 바꾸지 말라고 하였다. 또 찾아오는 손님은 따뜻하고 친절하게 접대할 것이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힘든 일이 있어도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대를 이은 아들은 부친의 유언을 잘 지켰다. 그 덕분에 가세도 평탄하고 온 집안이 화기애애하니 부러운 것이 없었다. 부인도 마음씨가 곱고 부지런하여 아무리 손님이 많아도 하인들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감독해서 일을 처리하여 남편인 조 장자를 잘 내조하였다.

2대 조 장자도 평안히 살다 죽었는데, 3대 조 장자 때에 이르러서의 일이었다. 조 장자도 인심이 좋았지만 부인 또한 마음씨가 곱고 부지런하여 인근에 칭송이 자자했다. 그러나 부인에게는 딱 한 가지 흠이 있었는데, 생각 없이 경솔하게 말을 하는 버릇이었다.

하루는 점잖은 대사가 시주를 구하러 찾아왔다. 대사는 후한 시주를 받고 감사하여 염불을 하고 만복을 축원하였다. 그러자 조 장자의 부인이 더 이상의 복은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서 손님들이나 그만 오게 해 달라는 경솔한 말을 하였다. 부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대사는 손님이 오는 것도 복이라고 하였지만, 부인은 자신이 말한 대로 축원해 달라고 또 한 번 경솔하게 말하였다. 그러자 대사가 부인에게 인부 세 명을 주면 손님들이 찾아오지 않게 해 주겠다고 말하였다. 대사는 부인이 구해 준 인부들을 데리고 노루골 산기슭에 가서 소이산의 지맥을 파헤쳤다. 맑은 날씨인데도 갑자기 천둥이 치고 회오리바람과 함께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파헤친 곳에서 노루가 한 마리 튀어나와 그대로 달아났다.

이날 이후 조 장자의 집안에는 화(禍)가 연달아 일어나니 재산이 점점 줄어들어 수삼 년 내에 아주 망하고 말았다. 결국 조 장자의 가족들은 유리걸식(流離乞食)에 나섰고 모두 조들을 떠났다. 그 후 사람들은 조 장자가 살았던 들판의 이름을 조들이라 부르고, 대사가 산의 지맥을 자른 곳을 노루가 나왔다 하여 ‘노루목’이라 불렀다. 조들에는 지금도 조 장자 집터의 흔적이 남아 있다.

[모티프 분석]

「조들과 노루목」의 주요 모티프는 ‘금기의 어김’이다. 대사가 당부한 금기들, 즉 ‘노루골을 잘 보호하여 흙 한 점도 손대지 말 것’과 ‘대문의 위치를 바꾸지 말 것’, ‘찾아오는 손님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접대할 것’,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힘든 일이 있어도 불평하지 말 것’은 2대를 거쳐 잘 지켜졌으나 3대에 와서 부인의 경솔한 말로 인해 어겨지고 말았다. ‘금기의 어김’은 재앙을 가져온다. 따라서 조 장자의 집안도 금기를 어김으로써 재앙을 받아 가세가 무너지고 말았다. 전승 집단은 「조들과 노루목」을 통해 ‘경솔한 말에 대한 경계’와 ‘선행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조 장자가 살았던 들판을 조들이라 하고 대사가 지맥을 자른 곳을 노루목이라 한다는 지명 유래를 덧붙여 이야기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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