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강원도 철원군에서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시기마다 치르는 의례.

[개설]

강원도 철원군에서 일생 의례는 한 개인이 평생 분기점마다 거치는 의례를 말한다. 흔히 사례(四禮)라고 하는 관혼상제(冠婚喪祭)뿐만 아니라 출산 의례[산속], 수연례도 포함된다. 한 개인이 태어나서 성장하여 가면서 겪는 몇몇 국면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겪는 것이기는 하지만 시대적 상황과 개인의 사회적 지위·경제력에 따라서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할 수 있다.

[내용]

전통사회에는 일생 의례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으나, 오늘날에는 그 의미나 절차에 많은 변화가 있다. 특히 생활 방식이며 사회문화가 현대화됨에 따라 절차가 생략되거나 간소화되는 방향으로 전승되고 있다.

먼저, 출산 의례는 아이를 기원하는 기자 의례, 임신에서 출산까지 이어지는 산전 의례, 그리고 출산에서 백일, 돌까지 이어지는 산후 의례로 구분된다. 철원군에는 치성과 주술에 기댄 기자와 함께, 임신 후 아이의 무사한 출생을 위한 금기, 아이를 낳는 과정과 아이를 낳은 이후의 백일, 돌 등의 의례가 확인되었다. 다양한 출산 의례는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이었는데, 1980년대 이후로 기자와 출산이 대부분 산부인과의 의학에 기대다 보니 전통적인 출산 의례는 약화되었다. 다만, 백일이나 돌은 행사 차원으로 행해지고 있다.

관례는 성인이 되었음을 사회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성인식 의례이다. 남자는 관례, 여자는 계례(筓禮)라고 하였는데, 이 관례 절차를 기준으로 아이와 어른이 구별되었다. 철원군의 농가에서는 진새례를 관례로 동일하게 여기기도 하였다. 진새례는 온전한 성인의 품삯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장성한 일꾼이 되었음을 기념하는 잔치를 말하며, 성인이 되었음을 공인한다는 점에서 성년식의 의미를 띤다고 할 수 있다. 요즘 철원의 젊은이들은 매년 5월 셋째 월요일로 지정된 성년의날에 장미꽃과 향수 등의 선물을 주고받으며 성인이 되었음을 축하한다.

혼례는 남녀가 가정을 이루게 되는 의례이다. 혼인은 흔히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한다. 철원군에서 행해졌던 전통 혼례는 의혼(議婚), 납채(納采), 납폐(納幣), 친영(親迎) 등으로 이루어졌다. 요즈음에는 서양식 결혼이 보편화되었고, 이 같은 경향은 철원군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상례는 사람이 죽었을 때 장사 지내는 의례이다. 초종(初終)·습(襲)·소렴(小殮)·대렴(大殮)·성복(成服)·조상(弔喪)·문상(聞喪)·치장(治葬)·발인(發靷)·소상(小祥)·대상(大祥) 등의 절차가 있었다. 과거 철원군에서는 상사가 생기면 마을 공동체가 참여하여 모두 함께 일을 치렀다. 현대는 그러한 풍경이 많이 사라지고, 대부분은 병원에 딸린 장례식장에서, 상조회사와 같은 조직을 통하여 상례를 치른다. 다만, 가까운 사람등이 조문을 하고 부조 등으로 슬픔을 나누는 일만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제례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례이다. 철원군에서는 대체로 사시제(四時祭)·기일제(忌日祭)·명절 차례 등을 지내고 있다. 제사의 구체적인 절차나 제물의 차림새는 집안마다 차이를 보인다. 현재 철원의 일반적인 제례를 보면 기제사에서 절차의 간소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자시(子時)에 제사를 지냈지만, 요즈음은 이른 저녁에 지내는 경우가 많으며 때에 따라서는 기일이 아니라 기일이 끼인 주말에 제사를 지내는 경우도 있다.

수연례는 장수를 축하하는 것으로, 보통 회갑이나 고희 등을 이르는 것이다. 의학이 발달하고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현재 철원군에서는 회갑은 가족끼리 간단하게 식사를 함께하는 식으로 간소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