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40021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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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言語[東區] |
영어공식명칭 | languag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대구광역시 동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석배 |
[정의]
대구광역시 동구 지역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 느낌 등을 드러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두루 쓰는 음성, 문자 등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등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
[개설]
대구광역시 동구 지역 언어는 동구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음성과 문자 등의 표현 수단으로, 경상북도 방언에 속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동남부지역권 언어에 속한다. 경상북도 방언의 하위 갈래는 학자에 따라 3개 권역으로 나누기도 하고 4개 권역으로 나누기도 한다. 3개 권역인 동남부지역권, 서북부지역권, 북부지역권으로 분류한 견해는 아주 높임법을 실현하는 어미 중에서 ‘-ㄴ교’, ‘-니껴’, ‘-여’가 사용되는 실태를 중심으로 나눴다. ‘비가 많이 오는교?’와 같이 ‘-ㄴ교’를 주로 사용하는 지역은 대구광역시, 경주시, 포항시, 영덕군, 영천시, 군위군, 칠곡군, 경산시, 청도군, 고령군, 성주군 등 동남부 지역이다. ‘비가 많이 오니껴?’와 같이 ‘-니껴’를 주로 사용하는 지역은 안동시, 의성군, 예천군, 봉화군, 영양군, 울진군, 청송군 등 북부 지역이다. 그리고 ‘비가 많이 와여?’와 같이 ‘-여’를 주로 사용하는 지역은 상주시, 구미시, 김천시, 문경시 등 서북부 지역이다.
한편 4개 권역으로 분류하는 견해는 음운, 문법, 어휘 등 여러 가지 언어 요소를 기준으로 살펴본 것이다. 동남지역권에는 대구광역시, 청도군, 영천시, 경주시, 포항시, 의성군과 군위군의 일부 지역이 포함되고, 동북지역권에는 울진군, 영양군, 영덕군, 청송군, 안동시와 의성군의 일부 지역이 포함된다. 그리고 서남지역권에는 김천시, 구미시, 칠곡군, 성주군, 고령군, 상주시와 의성군의 일부 지역이 포함되고, 서북지역권에는 문경시, 예천군, 영주시, 봉화군, 안동시와 의성군의 일부 지역이 포함된다.
[대구 동구 언어의 특징]
대구광역시 동구 지역의 언어는 다음과 같은 음운적, 문법적, 어휘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1. 음운적 특징
대구광역시 동구 지역 언어의 음운적 특징 중에서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정리하기로 한다.
첫째, 이 지역어 단모음은 6개가 존재한다. 모음체계의 경우에 표준어의 단모음은 /|, ㅟ, ㅡ, ㅜ, ㅔ, ㅚ, ㅓ, ㅗ, ㅐ, ㅏ/ 등 10개인데, 이 지역어의 단모음은 /|, ㅡ(ㅓ), ㅜ(ㅟ), ㅔ(ㅐ, ㅚ), ㅗ, ㅏ/ 등 6개이다. 경북 방언 중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7-8개의 단모음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참외 / 참애 / 참에 / 참이’, ‘얼음 / 으름’, ‘밥상 위에 / 밥상 우에’, ‘외갓집 / 이갓집’ 등과 같이 경북 방언 중에서도 특히 이 지역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둘째, 이 지역어의 자음체계 중에서 가장 큰 특징은 /ㅅ/과 /ㅆ/이 변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쌀값이 비싸다’, ‘살갗이 희다’ 등의 경우 표준어에서는 /ㅆ/과 /ㅅ/의 각각의 음소로 변별되지만 이 지역어에서는 /ㅅ/과 /ㅆ/을 변별하지 못하고 모두 /ㅅ/으로 발음한다. 경북 방언 중에서 다른 지역권에서는 /ㅅ/과 /ㅆ/을 어느 정도 구별하고 있는데 비해 이 지역에서는 구별하지 못한다.
셋째, ‘춥다’, ‘덥다’ 등이 ‘ㅂ’ 변칙 활용을 하지 않는다. 표준어에서 ‘춥어’는 ‘추워’로, ‘덥어’는 ‘더워’로 발음하는데, 이 지역어에서는 각각 ‘추/추’, ‘더/더’로 발음한다.
넷째, ‘ㅿ’으로 변하기 이전의 ‘ㅅ’을 가진 어휘가 존재한다. 이 지역어에서는 표준어의 ‘가을’은 ‘가실’로, ‘겨울’은 ‘겨실/저실’로 발음하는 등 ‘ㅅ〉ㅿ〉ㅇ’의 변화과정을 겪지 않은 고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중세 국어 중에서 ‘, , 무, 브, 여’ 등은 ‘가실(가을), 마실(마을), 무시(무), 부석(부엌), 야시/여시(여우)’ 등과 같이 ‘ㅿ’이 탈락하지 않고 여전히 ‘ㅅ’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다섯째, 과거시제 어미 ‘-앗-’과 명령어미 ‘-아라’가 ‘-엇-’과 ‘-어라’에 비해 각각 우세하다. ‘보았다-봣다’, ‘묵었다-묵앗다’, ‘가거라-가아라’에서 알 수 있듯이 모음조화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여섯째, 성조가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吾等]’와 돼지우리의 ‘우리’는 ‘[uri]’와 ‘[u'ri]’와 같이 성조에 따라 변별되며, ‘말[斗]’, ‘말[言]’, ‘말[馬]’은 각각 ‘[mal]’, ‘[ma:l]’, ‘[ma'l]’도 성조에 따라 변별된다.
일곱째, 구개음화가 매우 활발한데, 다른 지역에 비해 ㄱ-구개음화와 ㅎ-구개음화가 활발하다. 한국어에서 구개음화는 끝소리가 ‘ㄷ’, ‘ㅌ’인 형태소가 모음 ‘|’나 반모음 ‘|[j]’로 시작되는 형식 형태소와 만나면 그것이 구개음 ‘ㅈ’, ‘ㅊ’이 되거나, ‘ㄷ’ 뒤에 형식 형태소 ‘히’가 올 때 ‘ㅎ’과 결합하여 이루어진 ‘ㅌ’이 ‘ㅊ’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길[道]→질’, ‘김→짐’, ‘기둥→지둥’ 등은 ㄱ-구개음화로 어두 음절에서만 실현되고 동화주(同化主)가 ‘이’일 때에만 구개음화된다. 그리고 ‘형님→성님’, ‘힘→심’ 등은 ㅎ-구개음화로 어두 음절에서 실현되며 동화주가 ‘j’일 때 구개음화된다.
여덟째, 움라우트(Umlaut) 현상이 두루 일어난다. ‘그림→기림’, ‘어미→에미’, ‘고기→게기’처럼 어휘부 내에서나 ‘손잡이→손잽이’, ‘방이→뱅이’처럼 다양한 환경에서 별 제약 없이 일어난다.
아홉째, 전설모음화도 다양하게 일어난다. ‘가슴→가심’, ‘춤→침’, ‘다르다→다리다’, ‘가르다→가리다’와 같이 어휘부 내에서는 물론 ‘있으니→이씨이’와 같이 활용될 때도 일어난다.
2. 문법적 특징
대구광역시 동구 지역 언어의 문법적 특징 중에서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정리하기로 한다.
첫째, 격조사의 몇 가지 특징을 들면 다음과 같다. 여격조사로 ‘-한테, -인데, -더러, -잩에, -보고’ 등이 사용되고, 공동격조사는 ‘-하고, -캉’이 있으며, 존칭호격조사는 ‘-예’가 주로 사용된다.
둘째, 종결어미의 특징을 들면 다음과 같다. 설명형어미로 ‘학교에 감니더’, ‘가는 어제 왔심더’와 같이 ‘-ㅁ니더, -심더’를 사용하고, 하소체 어미로는 ‘아 가느마’와 ‘학교에 가는구마’와 같이 ‘-느마, -는구마’를 사용한다. 의문형어미로 ‘이기 책이가?, 이기 먼 책이고?, 니는 집에 가나?, 니는 언지 집에 가노?, 집에 가까?, 언지 집에 가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의문대명사와 반드시 공기하는 의문어미에는 ‘-고’, ‘-노’, ‘-도’, ‘-ㄴ고’, ‘-꼬’ 등이 있으며, 의문대명사와의 공기에 제약을 받는 의문어미에는 ‘-가’, ‘-나’, ‘-다’, ‘-ㄴ가’, ‘-까’ 등이 있다. 명령형어미로는 해라체 어미로 ‘잡아라’, ‘먹거라’와 같이 ‘-아라, -거라’를 사용고, 하소체 어미로 ‘내일 오소’와 ‘날 믿으소’와 같이 ‘-으소’를 사용하며, 하이소체 어미로 ‘이리 오이소’, ‘이리 오시이소’와 같이 ‘-으이소, -으시이소’를 사용한다. 그리고 청유형어미 중에 하소체 어미로 ‘밥 먹읍시더’와 같이 ‘-읍시더’를 사용하고, 하이소체 어미로 ‘집에 가입시더’와 같이 ‘-으입시더’를 사용한다.
셋째, ㄱ곡용어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나무→남기’, ‘노루→놀이’, ‘바위→방구’, ‘모래→몰개’, ‘구멍에→굼게’ 등이 사용되고 있다.
넷째, 성조에 의해 동일한 형태의 사동사와 피동사에 대한 변별 기능이 이루지는 경우도 있다. ‘잡힛다’의 경우 ‘영수는 지 옷을 잡힛다’의 ‘잡힛다’는 사동사이고, ‘도둑놈이 순경한테 잡힛다’의 ‘잡힛다’는 피동사이다. 사동사의 경우는 ‘잡’에 고조의 성조가 놓이고, 피동사의 경우는 ‘히’에 고조의 성조가 놓인다.
다섯째, 축약된 문장 형식을 많이 사용한다. ‘너는 왜 그렇게 하느냐?→니 와카노?/니는 와 그카노?’, ‘철이가 뭐라고 하더냐?→철이가 머카더노?/머라카더노?’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그카마 우짜노?’ 등과 같이 이 지역어에서는 축약된 표현이 많다.
3. 어휘적 특징
어휘의 경우에도 대구광역시 동구 지역 언어에는 특유한 형태가 많이 존재한다.
첫째, 명사 중에서 특유한 것은 다음과 같다. ‘가시→삐가지’, ‘더위→더부’, ‘모기→모구’, ‘지렁이/회충→‘꺼이’, ‘벼→나락’, ‘간장→지렁/지렁장’, ‘삽→수굼포’, ‘서랍→빼다지’, ‘오이→물이’, ‘아궁이→부석’, ‘다리→달구지’, ‘무말랭이→오구락지’, ‘쟁기→훌이’, ‘개울→거랑’, ‘고양이→고내기/고이’, ‘솔가리→깔비’, ‘왕겨→딩게’, ‘목화→미영/미응’, ‘포대기→두디기’, ‘그저께→아래’, ‘할머니→할매’, ‘할아버지→할배’, ‘끈→끄내끼’, ‘잠자리→철이’, ‘그늘→그렁지’ 등이 있다.
둘째, 동사 중에서 특유한 것은 다음과 같다. ‘지껄이다→지끼다/주끼다’, ‘버리다→내삐리다’, ‘(짐승을)기르다→미기다’, ‘자르다→동가리내다’, ‘(물이)고이다→개비다’, ‘훔치다→오배다’, ‘포개어 놓다→동게다’, ‘죽다→디지다’, ‘들어가다→드가다’, ‘데우다→뜨수다’, ‘나무라다→머라카다’, ‘문지르다→문때다’, ‘숙이다→수구리다’, ‘심다→숙이다’, ‘기절하다→자물시다’, ‘졸리다→자부랍다’ 등이 있다.
셋째, 형용사 중에서 특유한 것은 다음과 같다. ‘짧다→짜리다’, ‘가렵다→지거럽다’, ‘(값이)싸다→헐타’, ‘가깝다→가직다/가찹다’, ‘가파르다→까풀막지다’, ‘마렵다→누릅다’, ‘가볍다→해깝다’ 등이 있다.
넷째, 부사 중에서 특유한 것은 다음과 같다. ‘어련히→비미이’, ‘빨리→쌔기/싸게’, ‘어떻게→우예/우째’, ‘이미/벌써→하마’, ‘어쩔 수 없이→꼽다시’, ‘갑자기→각중에’, ‘도무지/도대체→당체’, ‘모두/전부→마카/모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