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C01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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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마을/마을 이야기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도장 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옥희 |
현대/현대 | 1974 - 천태로와 독무지기를 연결하는 도장교 건립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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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현대 | 1998 - 천태로와 아내미길을 연결하는 해망산교 완공했다. |
현대/현대 | 2010 - 도장골밭노래한마당축제의 프로그램으로 정천에서 다슬기잡기 체험을 진행했다. |
마을지 | 도장교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독무지길 |
마을지 | 해망산교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독무지길 |
마을지 | 조개바우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정천 |
[천태산에서 발원하여 마을 앞으로 흐르는 정천]
도장 마을은 마을 뒤로는 해망산과 고당산이 자리하고 마을 앞으로는 하천이 흘러 아늑하고 정겨운 시골마을 풍경을 선사한다. 우연히 지나가다가도 눈길이 가는 마을이 바로 도장 마을이다. 마을 앞으로 흐르는 샛강을 마을 사람들은 정천이라고 부른다. 맑을 정(淨)자의 정천(淨川)이니 이름 그대로 맑은 강이라는 의미이다. 정천은 천태산에서 발원하여 도암면 천태리, 원천리, 정천리, 벽지리, 도장리, 운월리를 거쳐 나주 남평 우산리의 대초천과 합수된다. 대초천은 다시 영산강의 지류인 지석천과 만나게 되니 결국 정천은 영산강으로 통하는 샛강이라고 할 수 있다.
도장 마을 아내미길 바깥쪽으로 해망산에서 발원한 실개천이 흐르는데 이 실개천이 정천으로 합수된다. 마을 앞으로 흐르는 정천은 오랜 세월 동안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해왔다. 정천의 물을 끌어올려 농사를 짓기도 했고, 다슬기나 물고기를 잡아 먹거리로 삼았다. 아낙네의 빨래터였고, 아이들의 물놀이터였다.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정천에 관한 추억의 실타래를 한웅큼씩 갖고 있다.
[추억이 건너는 정천 징검다리]
마을 사람들이 기억하는 정천의 옛 모습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징검다리(노두)이다. 정천을 사이에 두고 아내미길과 독무지기길에 사는 주민들은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징검다리를 건너서 마을로 들어가야 했다. 징검다리를 건널 때에 귀에 울리던 시냇물 소리가 지금까지도 그들의 귀에 쟁쟁하다고 한다.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많을 때에는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 옷이 젖을 때도 많았다. 여름에 홍수가 날 때에는 백파정 쪽으로 먼 길을 돌아 마을로 들어가기도 했다.
징검다리만 있던 정천에 두 개의 다리가 놓이게 되었다. 아내미길로 연결되는 해망산교와 독무지기길로 연결되는 도장교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더 오래된 다리는 도장교이다. 주민들이 기억하기로는 도장교는 1974년 경 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도장 마을 회관으로 통하는 해망산교는 1998년에 놓은 것이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사람만 징검다리로 건널 수 있었고 다리가 놓인 후로는 달구지, 경운기, 자동차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여름철에 큰 홍수가 나서 정천이 넘친 적도 있다고 한다. 김종옥 씨의 기억에 의하면 태풍 사라와 매미가 왔을 때 정천이 넘쳐 정천 가까이에 위치한 집까지 물이 차올랐다고 한다. 집의 기둥 절반까지 물이 차올라 집안의 여러 물건들이 유실되거나 손상되었다고 한다.
[미역 감고, 빨래하던 공간]
어렸을 때 정천에서 멱을 감던 기억도 마을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이다. 날씨가 더운 날이면 남자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정천에서 멱을 감는 것이 일상이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던 장소는 조개바우다. 조개 모양을 쏙 빼닮은 조개바우에서 다이빙하고 수영 후에는 젖은 몸을 말리기도 했다. “하교길에 팬티까지 벗어던지고 미역 감고 놀았다”는 이야기를 하며 미소를 짓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함을 떠올리게 된다. 조개바우는 도장 마을 아이들 뿐 아니라 도장 마을을 지나 학교로 가는 이웃 마을 아이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였다고 한다.
여성들은 평소에는 집에서 간단히 목욕을 하지만 보리타작을 할 때에는 정천을 찾았다. 보리를 까부르고 나면 온 몸이 가시가 돋친 듯이 거친 먼지로 뒤덮이기 때문이다. 거친 먼지를 깨끗하게 씻어내지 않으면 바늘로 쑤시듯이 피부가 아팠다. 여성들은 백파정 아래 수풀이 우거진 곳, 밖에서 보면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은 장소에서 온 몸에 덮인 먼지를 씻어냈다고 한다.
집집마다 수돗물이 나오기 전까지 정천은 천혜의 빨래터이기도 했다. 팽나무 맞은편에 있는 도장교 아래쪽이 특히 빨래터로 선호되었다. 추운 겨울날 맨손으로 빨래를 할 때는 손이 시려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아낙네들은 빨래터에서 수다를 떨고 힘차게 방망이질을 하며 가슴에 쌓인 화를 풀기도 했다.
[정천 다슬기가 젤로 유명하요]
“옛적에 오염 안되었을 때는 장어도 있고 메기도 있고 붕어, 미꾸라지도 있고 피리도 있고, 가재도 있고, 많이 잡았죠. 빠가사리, 찡금이, 세비도 있었어. 농약하면서 많이 없어졌죠. 그래도 지금도 더러 있어. 다슬기는 지금도 많애. 다슬기는 여그 다슬기가 참 젤로 유명하요. 맛이 좋다고. 저기 장흥 보림사 고랑(골짜기) 가면 다슬기가 많거든요. 많은 디 여그를 당하들 못해. 다슬기국은 저 구탕하고 똑같은 거여.”(김종옥)
장흥군 보림사 근처 샛강에는 정천보다 다슬기가 많지만 맛으로는 정천 다슬기를 이기지 못한다고 정평이 나있다고 한다. 다슬기는 그대로 삶아서 먹기도 하고, 간장을 넣고 다슬기장을 만들거나 된장을 넣고 다슬기탕을 끓이기도 한다.
2010년에는 도장골 밭노래 한마당 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정천에서 다슬기 잡기 체험을 했다. 축제를 찾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차를 세우고 다슬기 잡기에 도전했다. 서투른 솜씨지만 다들 한끼 밥상에 올릴 만큼의 다슬기를 잡았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정천을 축제 자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았다. 정천의 생물들이 건강하게 생존해야 마을 사람들도 건강한 삶을 지킬 수 있다는 공생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