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B020102 |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용몽리 시장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서영숙 |
진천군 용몽리 농요는 덕산읍 용몽리 일원에서 행해지던 민요이다. 경로 효친 사상을 담고 있으며, 농부들의 피로를 잊고 흥을 돋우는 노래이자 진천 지역의 대표적인 무형문화재로서 농촌 사람들의 고된 일에 힘을 주는 농요이다. 용몽리 농요를 듣기 위해 용몽리 농요단이 정기적으로 연습을 하는 날 찾아갔다. 아침 일찍부터 농요단 사람들은 옷을 다 갖춰 입고 농요 연습을 준비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징, 꽹과리, 장구, 북을 들고 있는 모습은 그 모습만으로도 기분을 설레게 만든다.
[뭉치세 뭉치세 어히야]
농요단이 제일 먼저 들려준 노래는 「모 찌는 소리」였다. 바로 농부들의 피로를 잊고 흥을 돋우는 노래로 진천의 대표적 농요 중 하나이다.
뭉치세 뭉치세 어히야 이 모판 뭉치세/ 이 모판을 뭉칠 적에 세노콤박이로 뭉쳐 주오
뭉치세 뭉치세 어희야 이 모판 뭉치세/ 천하지 대본은 농사일대본 농사 한철 지어 보소
뭉치세 뭉치세 어히야 이 모판 뭉치세/ 여보시오 농부님네 이네 말씀을 들어 보소
뭉치세 뭉치세 어히야 이 모판 뭉치세/ 먼데사람은 듣기 좋고 옆에 있는 사람은 보기 좋게
뭉치세 뭉치세 어히야 이 모판 뭉치세/ 천지기감도 만 물중에 사랑밖에도 또 있더냐
뭉치세 뭉치세 어히야 이 모판 뭉치세/ 우리인생 살어갈제 누구 덕으로나 사는 거냐
뭉치세 뭉치세 어히야 이 모판 뭉치세/ 우리인생 살어갈제 누구 덕으로나 사는 거냐
뭉치세 뭉치세 어히야 이 모판 뭉치세/ 하늘님을 복을 받고 어머님에 은을 받아
뭉치세 뭉치세 어히야 이 모판 뭉치세/ 이미행답 아해들아 부모공경을 하여 보세
듣는 이의 가슴에 모를 찌는 모습을 하나하나 새겨 놓아 주는 이 노래는 우리 농경 문화의 시작을 담고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12월까지 농사일은 끊임없는 거여]
용몽리 농요단은 이어서 「모 심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정월이라 대보름은 답교하는 정절이라/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청춘남녀 짝을 지어 양양삼삼 다니는데/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우리님은 어디 가서 답교 가잔 말 없는가/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정월이라 농사일은 농기구 손질이 제일이요/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북망산천을 찾아가서 무정하구서 통곡하니/ 야기도 허허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무정하구 야속한 님은 답교 가잔 말 없는가/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이월달에 농사일은 종자 선별이 제일이요/ (젖소리)이히 호호호호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삼월이라 삼짇날은 제비는 볏짚 찾고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홍안기러기 무정배필 기러기도 옛 집 찾는데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무정하구 야속한 임은 내 집 찾을 줄 왜 모르나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삼월달에 농사일은 보리밭 관리가 제일이고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삼월이라 초파일은 석가모니 탄일인데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집집마다 등을 달고 자손 밥을 하건마는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임 없는 이 세상 어이할고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삼월달에 농사일은 못자리 관리가 제일이라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오월이라 단옷날은 주천놀이가 제일이요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 청춘남녀 짝을 짓고 주천놀이가 제일인데
야기도 허하나 어하 저기도 또 하나~여기까지요
“여기까지요~”라는 말로 노래의 끝을 맺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고 12월까지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매월마다 우리네 이야기가 깃들어 있고 12월까지 끊임없는 농사꾼들의 농사 이야기가 재미나게 들어 있는 이 소리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옛것에 대한 것들을 깨우쳐 준다.
[진천은 풍년일세]
용몽리 농요단 사람들이 농요를 부르는 동안,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흥에 겨웠다. 노래를 부르면 언제나 흥겹지만 올해 더욱 더 흥에 겨운 이유가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올해 농사가 풍년인 이유에서이다. 농요단 사람들은 올해는 날씨가 좋았던 만큼 농사도 잘 되었다고 하면서 흐뭇해한다. 그렇다면 혹시 풍년일 때 부르는 노래가 있느냐고 물으니 “있지 왜 없어.”라며 노래를 시작한다.
풍년이 왔네 풍년이나 왔네/ 금수강산 이 강산에 풍년이 왔구나
내년에도 풍년이요 올해도 풍년일세/ 연년이 풍년이라 살기 좋은 풍년일세
노래를 하는 사람들은 웃음과 함께 눈가에는 눈물이 촉촉하게 맺힌다. 언제나 이런 감동을 받고 또 그 감정을 듣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용몽리 농요는 언제나 가슴이 벅차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