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500099 |
---|---|
한자 | 生活 文化圈 |
영어공식명칭 | Zone of Life and Culture|Living Cultural Areas |
이칭/별칭 | 생활권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무주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성호 |
[정의]
전라북도 무주군 지역에서 공통된 특징을 보이는 생활 문화가 지리적으로 분포하는 범위.
[무주군의 지리적 특성]
무주군은 소백산맥의 중심부에 위치한 산간 지역이다. 총면적은 631.59㎢로 전라북도 전체 면적의 7.84%를 차지하며, 동서 길이는 37㎞, 남북 길이는 30㎞이다. 무주군의 전체 면적 중 82.4%가 임야이며, 경작 면적은 논 5.7%, 밭 6.0%로 전체 면적의 11.7%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하천과 대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덕유산 국립 공원(德裕山國立公園)이 219.㎢로 34.7%, 즉 약 3분의 1 이상이나 되는 산간지라는 특징이 있다. 2017년 7월 현재 행정 구역은 1읍[무주읍], 5면[무풍면, 설천면, 적상면, 안성면, 부남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무주군 안에서만 해발 고도 1,000m 이상 되는 산봉우리가 18개나 되어 각 읍면 간 교통이 원활하지 못하여 읍면별로 인접한 지역과 소통하면서 생활권을 이루고 있다.
전라북도에 속한 무주군은 동북쪽으로 경상북도 김천시, 북쪽으로 충청북도 영동군, 남쪽으로 경상남도 거창군과 전라북도 장수군, 그리고 서북쪽으로 충청남도 금산군과 경계를 이룬다. 무주군을 축으로 총 5개의 도가 맞닿아 있는 셈이다. 무주군의 동북쪽에 위치한 무풍면은 김천시와 맞닿아 있는데, 그 경계에는 민주지산(岷周之山)[1,242m], 석기봉(石奇峰)[1,200m], 삼도봉(三道峰)[1,177m] 등이 솟아 있다. 그 아래쪽으로 설천면은 거창군과 닿아 있지만 대덕산(大德山)[1,290m], 삼봉산(三峰山)[1,254m], 지봉[1,302m] 등 거의 1,300m급의 높은 산을 경계로 하고 있다. 남쪽으로 안성면은 장수군과 경계를 이루는데, 역시 삿갓봉[1,418m]과 시루봉[728m], 그리고 남덕유산[1,507m] 등으로 막혀 있다. 무주읍은 북쪽으로 영동군과 연결되고, 서쪽으로 부남면은 금산군과 연결된다. 무주읍과 영동군, 부남면과 금산군-대전광역시 사이는 비교적 낮은 500~600m 높이의 산들이 경계를 이룬다.
[무주군 생활권의 특성과 확장]
무주군의 생활권은 지리적 근접성을 기준으로 나뉘어 전통적으로는 부남면의 충청남도 금산군과 대전광역시로 연결되는 생활권, 무주읍과 적상면의 충청북도 영동군과 연결되는 생활권, 안성면의 전라북도 장수군을 통해 전주시로 연결되는 생활권, 무풍면의 경상북도 김천시와 연결되는 생활권, 그리고 설천면의 경상북도 거창군과 연결되는 생활권 등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다만 산악 지형의 장벽이 낮고 도로 교통의 연결이 비교적 일찍 이루어진 금산-대전 지역 생활권이 무주군을 전체적으로 포괄하고 있었다. 이것은 도로 교통망과도 밀접하게 관련을 이루지만, 영동과 김천, 거창보다 광역 도시인 대전이 무주군의 교육, 직업 등 주요 생활 영역을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농촌 지역의 이농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 1960~1970년대 무주 군민은 자녀 교육이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전라북도 내의 전주보다 대전 지역으로 더 활발하게 이주하였다.
반대로 생필품 교역이나 농산물 및 농사 도구의 판매 및 구매 등은 인근 생활권 내 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되었다. 무주군 내에서의 생필품, 단순 농기계류의 교역은 주로 무주읍과 안성면에 있는 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무주군 내의 교류와 교역은 자족적 생활을 충족시키는 정도는 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교육, 취업, 의료 등은 여전히 대전과 전주 등 도시 생활권에 의존하고 있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지방 자치 시대가 개막되면서 지역의 독립성이 강화되고 지역 상품에 대한 홍보가 활발해지면서 무주군 지역 내 교역의 규모를 늘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지역 사회의 노력은 확장되는 교통·통신망과 함께 무주군 생활권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영동군과 김천시, 거창군과의 교류도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는 지역 간 교류가 오늘날에는 지역 상생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무주군과 김천시, 영동군은 1989년부터 매년 10월 10일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를 개최하면서 3개 지역 간 교류를 ‘삼도봉 생활권’으로 묶기도 한다.
무주군의 생활권이 크게 변화한 계기는 무주 지역에서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리게 되면서였다. 1997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기반 시설에 힘입어 2001년 대전-무주 간 고속 도로가 개통되고, 이 도로가 남해안의 경상남도 통영시까지 연결되면서 무주군은 내륙 교통의 중심지로 부상하게 되었다. ‘대전-통영 고속 도로’는 호남 고속 도로, 경부 고속 도로와 연결되어 있어 무주군은 자체적으로 내세우는 슬로건처럼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었다. 대전-통영 고속 도로는 다시 국도 제19호선을 통해 무주와 영동을 직접 연결하고, 국도 제30호선과 국도 제3호선으로 이어져 삼도봉을 관통하여 무주와 김천을 연결시켰다. 그리고 국도 제37호선을 통해 거창과의 거리도 훨씬 좁혀 놓았다. 그리고 대전-통영 고속 도로와 익산-장수 고속 도로가 맞닿으면서 전주와의 거리도 훨씬 가까워졌다. 도로 교통망의 확장은 무주군을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중심지가 되었다.
오늘날 생활 문화권이란 단일한 지역을 중심으로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과 지역으로 분산되는 경향을 지닌다. 예를 들어 대전, 전주 생활권이 무주 군민의 교육과 농산물 판매의 장이라면, 무주군 지역은 이들 도시 주민의 레저와 휴식을 위한 생활권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점을 들어 지방 자치제 실시 이후 무주 생활권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고 한 것이다. 교통, 통신망의 확장이 자연의 지리적 한계를 넘어서면서 무주군은 전국화된 생활 문화권 속에서 사회적, 경제적 생활을 외부 도시 생활권에 의존하면서 고유의 자연과 문화를 중심으로 외부 생활권의 범위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