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20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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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Gwaengi Bridg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고양리|청동리 |
시대 | 근대/근대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고양리와 청동리에서 다리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2005년 박종익이 집필하고 민속원에서 간행한 『구전설화』14에 실려 있다. 이는 2001년 11월 3일에 현지조사를 나가 주민 이진우(남, 83)로부터 채록한 자료이다.
[내용]
연산면에 고양리와 청동리가 이웃해 있다. 고양리란 이름은 마을 산의 모양이 엎드려 있는 고양이를 닮은 데서 비롯되었다. 반면 냇가를 사이에 두고 있는 청동리 마을에는 노서와전(老鼠臥田)의 형국을 한 산이 있었다. 이 형국 상징하는 동물은 쥐로서 마을사람들에 의해 명당으로 인식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두 마을 사이를 갈라놓은 냇가에 다리를 놓으려고 하자 청동리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반대하였다. 관원이 청동리에 와서 반대 이유를 묻자 다리를 놓으면 고양리의 고양이가 다리를 건너와 쥐를 해치고, 만일 다리가 건설되면 청동리 청소년들이 좋지 않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였다. 이렇게 반대가 극심하여 한동안 다리를 놓을 수 없었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그 후 두 마을을 잇는 다리가 놓여졌고, 암암리에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고양이가 이 다리를 건너다닐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지역 사람들은 이 다리를 괭이(고양이)다리라고 불렀다.
[모티프 분석]
「괭이다리」의 주요 모티프는 ‘형국에 따른 동물의 살생 갈등’이라 할 수 있으며, 경관풍수를 기초로 이루어졌다. 경관의 형국에 따라 학, 거북이, 자라, 토끼, 뱀, 고양이, 개, 소, 노루, 쥐 등 다양한 동물이 상정되는 예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각각 상정된 동물에 근거하여 동물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주는 것이 형국의 활동을 보조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반면 약한 동물에게는 해당 동물의 안전이나 보호를 위한 비보(裨補)와 같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괭이다리」에서는 각 마을의 명당을 상징하는 동물형이 고양이와 쥐로 설정되었다. 이는 강자와 약자의 관계 설정인데 비슷한 예로 호랑이와 노루, 매와 꿩 등이 있다. 보통 강자와 약자와의 관계는 그 둘 사이를 갈라놓는 장치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호랑이와 고양이 같은 강자와 이웃해 있는 노루나 쥐 같은 약자 사이에는 안전을 꾀할 수 있도록 으레 시내가 놓여 있다. 작품에서는 갈등은 이와 같은 안전장치를 무력화하려고 하는 데서 만들어지고 있다. 요컨대 청동리 사람들은 각각의 형국에 따른 동물의 상생을 위해 다리건설을 반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