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에 서거정이 전의를 지나면서 지은 한시.

[개설]

「전의제시(全義題詩)」는 전의(全義) 지역이 삼남대로의 주요 고개인 차현을 중심으로 동과 서로 나뉘고, 옛날부터 성곽이 많았음을 드러내는 서거정(徐居正)[1420~1488]의 한시이다.

세종특별자치시 북부에 있는 전의는 삼남대로의 주요 고개인 차현(車峴)이 지나는 곳이다. 과거에는 전성(全城)이라 불릴 정도로 산성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주위의 산에는 운주산성이나 금이성과 같은 산성이 현재까지 남아 전의를 둘러싸고 있다.

서거정은 전의에 대하여 시를 지으면서 이와 같은 지역의 모습을 소재로 하고 있다. 또한 「전의제시」가 『동국여지승람』에 수록된 점에서 당시 전의를 높은 고개와 산성 등이 많은 곳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구성]

「전의제시」는 칠언절구(七言絶句)의 시이다. 모두 네 개 구로 구성되며, 각각의 구는 일곱 글자로 되어 있다.

[내용]

지분차현자동서(地分車峴自東西)[땅은 차현을 나누어 절로 동과 서를 이루고]

노입전성고부저(路入全城高復低)[길은 전성에 접어들어 높고 낮고 한데]

산세주조위근곽(山勢周遭圍近郭)[산세는 빙 돌아들어 성곽을 에워쌌고]

수음료요호장제(樹陰繚繞護長堤)[숲 그늘은 얽혀 둘러싸 긴 언덕을 보호하네]

(임정기 번역)

[특징]

「전의제시」는 1구에서 전의가 차현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나뉜다고 하였으며, 2구에서는 전의 지역이 산들로 인하여 형세가 높고 낮다고 하였다. 3구에서는 전의를 빙 둘러싸고 있는 산들로 인하여 성곽과 같다고 하였으며, 4구에서는 숲 그늘이 얽혀 있다고 하였다.

작품에 나타난 차현은 천안에서 공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높은 고개로, 호남지역으로 내려가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시는 차현이 전의의 중요한 지형적 경계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의를 전성(全城)이라 하고 있다. 이는 전의가 산성 유적이 많기에 예전부터 불려온 명칭을 활용한 것이다.

실제로 인근에는 운주산성, 금이성, 이성, 작성, 증산성, 고려산성이 있다. 따라서 작품의 전체적인 내용을 통하여 전의에 대한 당대의 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전의제시」는 『사가시집보유(四佳詩集補遺)』 3권에 수록되어 있다.

『사가시집보유』에 실린 작품은 서거정이 지은 것으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실려 있는 시를 모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