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301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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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正初 |
영어공식명칭 | Jeongcho|The Beginning of January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강원도 영월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명준 |
[정의]
강원도 영월군에서 해마다 정월 초부터 정월대보름 무렵까지 행하던 세시풍속.
[개설]
정초(正初)는 음력으로 1월을 뜻하는 정월의 초순을 일컫는다. 보통 정월 초하루부터 정월대보름까지의 기간이 정초에 해당한다. 시기적으로 새해가 막 시작된 시점이면서 한겨울이라 농한기에 해당하는데, 다양한 풍속과 의례를 행하면서 한 해를 맞이하는 시기이다. 특히 정월 초하루부터 정월 열이틀까지를 ‘정초십이지일’이라 한다. 정초십이지일은 그해의 첫 번째 동물날로서 십이지(十二支)에 해당하는 각각의 동물날마다 해야 할 일과 삼가야 할 일들이 있다. 강원도 영월 지역에서는 정초 첫 번째 쥐날에는 쥐 주둥이를 볶는다고 하여 콩을 볶아 먹었다. 볶기 전보다 볶고 난 후의 양이 더 많으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첫 번째 소날에는 칼질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날에 칼질을 하면 쟁기 같은 농기구의 날이 부러진다는 것이다. 또, 소날에는 남자들이 가루를 곱게 칠 때 쓰는 ‘체’를 보지 못하게 감추어 두었다고도 하는데, 남자들이 체를 보게 되면 농사철에 손을 다치게 되기 때문이다. 호랑이날에는 “호랑이 대가리 깬다”라고 하여 널을 뛰거나 빈 디딜방아를 서너 번 찧었다고 한다. 토끼날에는 토끼가 곡식을 갉아 먹는다고 하여 바깥 출입을 금하였고, 용날에 물을 쏟으면 여름에 농사일을 하다가 비를 맞게 된다고 하여 삼갔다.
그 밖에도 정초에는 토정비결을 보거나 복조리를 다는 등 다양한 세시풍속을 행하고 지신밟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 다양한 세시놀이를 하며 놀았으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많은 풍속이 소멸된 상황이다.
[영월 지역의 전승 사례]
강원도 영월군에서도 정초에 다양한 세시풍속이 행하여졌는데, 마을마다 특징적인 풍속도 있었다. 예를 들어, 북면 공기리에서는 정월 초하루가 되면 차례를 지내고 막걸리를 만들어 먹었다. 마을 어른의 집에 찾아가 합동 세배를 드리고 덕담을 나누기도 하였다. 또한, 정초에는 풍물놀이를 하고 집집이 다니면서 지신밟기를 하였는데, 그 집에서 오라고 하여야 찾아가 지신밟기를 할 수 있었다. 지신밟기를 하러 간 집에서 받은 쌀이나 돈을 모아 마을 기금으로 사용하였다. 남면 조전리에서도 정월 5일부터 2월 보름 무렵까지 지신밟기를 하였는데, 특별히 지신밟기라고 칭하지는 않았다. 마을 회의를 거쳐 지신밟기를 행하는 날짜와 제반 사항을 결정하였고, 지신밟기를 하며 집집마다 들르면 의무적으로 쌀이나 돈을 내놓고 그것으로 마을 기금을 마련하였다.
영월읍 방절리에서는 정초에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이 많았다. 토정비결은 점쟁이를 찾아가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 동네에서 한학에 조예가 있는 사람을 찾아갔다. 또한, 정초에 청년들은 동네 기금 조성을 위하여 복조리를 팔았다. 이 같은 풍습을 ‘복조리팔기’라 하였다. 복조리를 문틀 위에 걸어 놓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생각으로 구매하는 집이 많았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구매를 거절하는 집이 점차 늘어나자 울타리 안으로 던져 두었다가 며칠 후에 돈을 받아 갔다. 방절리의 복조리팔기는 1990년대 후반에 완전히 사라졌다. 또한, 일부 가정에서는 정초에 산에서 가시가 많은 엄나무를 베어 와 왼새끼로 묶고 나서 대문 옆이나 문설주에 걸어 두고 이듬해 정초에 새것으로 교체하였다. 이렇게 하면 잡귀의 근접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으니, 이 풍속을 ‘엄나무걸이’라 일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