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00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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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口碑傳承 |
영어의미역 | Folklor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
집필자 | 김준옥 |
[정의]
전라남도 여수 지역에서 말과 기억에 의존하여 전해 내려오는 민간 지식의 총칭.
[개설]
구비전승은 크게 문학적 성격을 지닌 구비문학과 비문학적 성격의 말로 된 생활 기술 지식을 총칭하는 말로 쓰인다. 구비전승 하면 떠오르는 구비문학의 경우 전설·신화·민담 등 문학적 요소를 담고 있는 설화와 노동요·만가·타령 등 노래의 형식을 빌린 민요, 그밖에 수수께끼·속담 등으로 나뉜다.
[여수 지역 문화의 특징]
여수 지역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남쪽에 자리하면서 바다와 접해 있어 사시사철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왜구의 침략을 자주 받았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와 역사는 대륙 문화와 구별되는 몇 가지 문화적 특징을 가진다.
첫째, 해양 문화와 대륙 문화가 혼재하는 양상을 보인다. 뭍에 사는 사람들은 농토가 삶의 터전이듯, 바다와 접해 있는 해안가 사람들은 바다가 삶의 터전이었다. 여수 지역은 이렇듯 얼마간의 농토가 있고, 또 바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양상이 기층민의 사상과 감정에 함께 녹아들어 구비전승되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아무래도 다른 지역과 변별되는 특징은 해양과 관련한 문화가 많이 전승된다는 점이다. 설화는 물론이고 전승되는 민요를 보면 「승선가」, 「거문도 뱃노래」, 「가래질 노래」 등과 같이 어로 생활과 관련한 것들이 육지의 다른 지역보다 눈에 많이 뜨인다. 또한 풍어굿과 재수굿, 씻김굿 등에서도 이런 특성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특히 해상 교통의 발달은 해안 지방과의 언어적 교호 작용을 낳게 하여 전라도 지역이면서 경상도 방언과 동일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발견된다는 점도 특이하다.
둘째, 왜적과의 잦은 다툼 때문에 호국 관련 유물과 유적은 물론이고, 그와 관련한 설화가 많다는 점도 하나의 문화적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한산대첩과 종고산」, 「노루섬의 임난 전설」이나 고락산의 지명 유래는 물론이고, 전라좌수영 터인 여수 진남관, 최초의 충무공 사당인 충민사, 충무공의 전공을 영구히 기념하기 위한 여수 통제이공 수군대첩비, 여수 이량 장군 방왜축제비 등의 유적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셋째, 대중 의식이 강하다는 점도 문화적 특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마을마다 동제가 성했고, 포구마다 용왕제를 모셨는데, 그럴 때마다 용줄다리기나 농악 등의 행사를 곁들였다. 이런 행사와 관련한 구비전승의 소재들은 자연히 기층민의 노래가 되고 사상이 되었을 것이다.
[설화]
1. 임진왜란에 관련된 이야기
여수 지역은 오래전부터 지리적 조건 때문에 왜구의 침략을 자주 받아 왔다. 이 때문에 고려 후기 수군기지로서 진례만호와 내례만호를 거쳐 조선 전기인 1479년(성종 10) 전라좌수영으로 승격되어 1895년(고종 32) 혁파되기까지 417년 동안 남해의 방어를 위한 해군의 주요 진으로서 중요 임무를 다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도 여수 지역은 전란과 관련하여 전해 오는 전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단연 으뜸이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활동무대였던 만큼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얽힌 전설이 대단히 많은데, 「소서행장과 이순신」·「왜군을 잡은 이순신의 선견지명」·「전란에 관한 전설」·「쇠철마을과 풀무골에 얽힌 전설」·「거북선 만든 나대용장군」 등이 대표적이다.
또 중앙동 수장끝[水墻端]과 오천동, 삼일읍의 묘도, 화양면 장수리와 이목리, 화정면 개도 등에는 봉화와 관련한 지명이 전해 내려온다. 화양면 용주리의 고진(古鎭)과 돌산읍 둔전리(屯田里), 화정면 둔병도(屯兵島)와 전봉산(戰鳳山), 공화동의 장대(將臺), 시전동 선소(船所), 손죽도 등은 모두 전란과 관련한 지명들이다.
이외에도 흥국사를 비롯한 여수 지역의 크고 작은 사찰에는 연기 설화와 함께 전란과 관련하여 전해 오는 설화가 많은데, 경도에는 역사적 왕비가 와서 살았다는 흥미 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2. 풍수지리설에 관련된 이야기
신라 후기 도선[827~898]이 확립한 풍수지리설과 관련한 이야기도 눈에 많이 띈다. 풍수지리설은 일반적으로 양택과 음택으로 나뉘는데, 전자는 도읍지나 마을터, 집터 등을 잡을 때 적용되고, 후자는 묏자리를 잡을 때 적용된다. 이 때문에 양택 풍수와 관련한 이야기는 주로 마을의 지형이나 고을, 또는 씨족의 흥망성쇠에 관련하여 전해 온다. 여수에서 전해 오는 대표적인 양택 풍수 설화로는 장군도와 돌산현 터에 전해 오는 이야기들이다.
음택 풍수와 관련하여 전해 오는 대표적인 이야기는 미평동과 둔덕동 사이에 있는 나지막한 산인 중산에 얽힌 이야기이다. 현재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가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여수 광산김씨의 선대가 묻혀 있는 세장산으로, 풍수지리설에서 늙은 용이 여의주를 앞에 놓고 유희하는 혈이 있는 명산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막마을과 오동도, 금오산, 호랑산, 쌍봉의 속칭 쌍둥이마을, 닭머리[鷄頭, 세포마을 끝], 쇠머리[牛頭, 돌산읍 우두리], 용머리[龍頭, 남면 유송리 북서끝] 등의 지명과 관련하여 전해 오는 이야기들은 지리의 조화 형상을 인간들이 이용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3. 충·효·열에 관련된 이야기
충과 관련하여 전해 오는 설화로는 고려시대 삼일면 낙포로 귀양 온 공은에 관한 이야기가 유일하다. 효와 열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데, 인육으로 아버지를 살린 효자 이현두 이야기, 호랑이의 안내로 산삼을 찾아 아버지를 구한 효자 강릉유씨 이야기, 거문도 효자 박윤하 이야기 등이 전한다.
효와 관련하여 전해 오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효자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불가능한 일을 이루어 부모를 살린다는 줄거리로 꾸며져 있다. 오동도에서 전해지는 아내의 절개로 빨간 동백꽃이 피게 되었다는 이야기와, 삼산면 초도리에서 전해지는 「상술박엉에서 죽은 처녀」의 이야기에는 가부장적 일편단심의 윤리관이 드러나 있다.
4. 자연물에 관련된 이야기
천혜의 자연 관광 자원이 많은 지역답게 여수 지역의 볼거리들에는 하나 같이 전설이 붙어 있다. 대표적인 이야기가 거문리의 신선바위와 「초래이굴 전설」, 초도의 수리망태 이야기 등이다. 이밖에 백도에 있는 바위들에도 수십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5. 동식물에 관련된 이야기
산이나 섬, 또는 곶 등의 형태가 동물과 비슷하다고 해서 생긴 지명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흔히 전해 오는 동물담과 비슷한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봉황은 상서로운 새로서 그 징조는 항상 길하다. 호랑이와 관련된 설화는 보은형·호식형·우둔형·변신형이 있고, 용은 지존자이자 물을 지배하는 자, 또는 예시자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말은 활기 넘치는 영물이며, 여우는 사악한 존재로서 항상 인간과 대결 구조를 이룬다. 여기서도 인간으로 둔갑해서 잘못을 저지르는 여우의 사악한 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식물이나 특산물이 많이 나는 지명에는 꼭 동물의 이름이나 식물 및 그 특산물의 이름으로 지명을 삼은 경유가 많다.
6. 민속신앙이 깃든 이야기
민속과 관련한 이야기나 증거물들이 마을 지명과 관련하여 남아 있는 경우로는 중흥동과 소라면 복산리의 당산마을, 상암동 당내마을, 소라면의 당촌마을 등을 들 수 있다. 그중에 묘도동 온동마을 당산은 영험이 세다고 알려져 있으며, 쌍봉동 항호마을 당산은 매우 엄하고 무섭다고 한다.
또한 거문도에서 전해 오는 「오돌이 영감」 이야기에도 민속신앙적 요소가 깃들어 있다. 이외에도 여수 지역에는 ‘벅수골’이라는 지명이 붙은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이곳에는 예전에 벅수, 곧 장승이 있었다고 전한다. 벅수는 예부터 마을 주민들의 무사태평을 비는 민간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7. 신이성이 깃든 이야기
전설은 신화와 같은 신이성은 없지만, 전개 과정에서 이런 성향이 발견된다. 대표적인 이야기가 「신지께」와 「향일암에 얽힌 네가지 설화」, 「신비의 샘」 등이다.
[민요]
여수는 지역적으로 바다와 연해 있고, 또 얼마간의 농토도 있어서 어업요와 농업요뿐만 아니라 아녀자들의 부르는 부요로서 「베틀가」 등이 발견되고 있다. 어업요와 농업요의 경우 바다와 들에서 각기 따로 불렸으나, 경우에 따라 혼재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1. 노동요
노동요는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흥이요, 일꾼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을 표출해 내는 창구이면서, 공동으로 작업을 할 때 행동을 통일시켜 주는 구령이기도 하다. 또한, 사설을 통해 작업을 독려하거나 작업에 필요한 사항을 전달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여수의 노동요는 크게 어업노동요와 농업노동요로 나뉘는데, 공동 작업인 경우에는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고, 혼자서 부르는 노래는 단순한 노동에서 불리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어업노동요는 「거문도 술비 소리」와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거문도 뱃노래」를 들 수 있다. 이밖에도 「승선가」와 「중선배 노래」, 「전어잡이 노래」 등이 전해 온다. 농업노동요의 경우, 여수에서는 하나의 노래를 가사만 약간씩 다르게 해서 모찌기나 모내기, 김매기, 밭매기, 방아찧기 등을 할 때 빠르게 혹은 느리게 불렀다.
2. 의식요
의식요는 대체로 장례의식요, 세시의식요, 신앙의식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여수 지역에서 전해 오는 「상여 소리」와 「달구질 소리」는 장례의식요로서, 노랫말은 대체로 인생무상을 한탄하고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화심곡류」의 가사로 이루어져 있다. 세시의식요는 지신밟기나 서낭굿을 할 때 부르는 노래로, 대표적인 노래가 「지신밟기 노래」와 「고사요」 등이다. 「지신밟기 노래」는 가정의 태평을 빌고 풍년이 들어 농사가 잘되라는 기원의 내용을 담고 있다.
신앙의식요는 믿음을 중시하는 노래이다. 이는 믿음의 근거가 어디에 치중되는가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데, 불교에 근거하면 불교의식요, 무속신앙에 근거하면 무속의식요, 민간의 일반 속신에 근거하면 속신의식요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불교의식요로는 「회심곡」과 「염불 노래」, 「보념」을 들 수 있다.
무속의식요는 「바깥굿의 무가」나 「안굿 무가」와 같이 무속 의식에서 불리는 모든 노래가 이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속신의식요는 민간의 속신 관념에 따른 노래로 「상량 노래」, 「성주풀이」, 「헌식 노래」, 「고사축원가」, 「농토잡이 노래」, 「액맥이 노래」 등을 꼽을 수 있다.
3. 유희요
유희요는 놀이의 양상과 연희 시기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세시풍속과 관련하여 주기적으로 연행되는 세시유희요이며, 다른 하나는 일상적으로 생성되는 일상유희요라 하겠다. 세시유희요는 세시의 본질인 민속적 의미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풍요와 다산을 예측하거나 감사하는 것에서부터 재미와 흥미를 추구하는 형태까지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여수 지역에서 전해 오는 대표적인 세시 관련 유희요에는 줄다리기를 하면서 부르는 「덜이덜롱」이 있다. 「덜이덜롱」은 원래 줄드리기로부터 줄처리에 이르기까지의 시연 과정에서 불렀던 민요이다. 화전놀이를 하면서 불렀던 「제화 좋소」는 손죽도와 초도 등에서 주로 불리던 민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