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005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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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白草風物 |
영어의미역 | Farmers' Music and Dance of Baekcho Village |
이칭/별칭 | 백초농악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화양면 창무리 백초마을 |
집필자 | 김준옥 |
[정의]
전라남도 여수시 화양면 창무리 백초마을에 전승되던 농악놀이.
[개설]
백초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진중농악은 임진왜란 때 전라좌수영에 소속된 장병들이 왜적을 맞아 싸우면서 포를 쏴 적을 무찔렀을 때 고시(鼓施)를 알리는 농악을 쳐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을 연상하게 하는 농악이다. 일반 농악은 오체질굿, 오방진굿, 짝바름굿, 십자행굿, 풍년굿 등으로 전개되지만 진중농악은 행군굿, 훈련굿, 진중굿, 만만세굿의 순으로 전개되므로 농악의 가락과 율동이 매우 활발한 것이 특징이다.
[연원]
여수시 화양면 창무리 백초마을은 고돌산진 터와 곡화목장(曲華牧場)이라는 역사성을 지닌 마을로, 여수를 무대로 크게 활약했던 선조들의 빛나는 얼을 오늘날까지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특성을 살린 진중농악이 범, 토끼, 여우, 곰 등 각종 가장을 곁들인 백초풍물로 발전하였다.
[놀이도구 및 장소]
상쇠와 종쇠는 신라복에 전립을 쓰고 부포를 달아맨다. 장수와 북수는 신라복을 입고 고깔을 쓴다. 장구수는 신라복을 입고 머리에는 꽃봉오리를 단다. 대포수는 평복을 입고, 어깨에는 꿩과 망태를 둘러매고 총을 든다. 각시는 노랑저고리에 빨강 치마를 입는다. 양반은 흰 두루마기에 정자관을 쓰고, 입에는 담뱃대를 문다. 중은 회색 장삼을 입고 고깔을 쓰며 손에 목탁을 든다. 거사와 각시는 1인 2역으로 분장한다. 갓 쓰고 수염이 달린 얼굴을 한 거사가 댕기 따고 연지 바른 각시에 업혀 있는 가장을 한다.
무동은 지게 작대에 짚으로 허수아비를 두 개 만들어 얼굴에다 흰 천을 씌워 눈과 입을 그린다. 하나는 남복으로 가장하고, 다른 하나는 여복으로 가장한다. 그리고 손목에 바퀴를 장치하여 실이 돌아가게 하고, 그 실이 인형 동체를 거쳐서 지게 진 농악군의 손에 연결됨으로써 농악군이 인형을 조작하며 춤을 추도록 한다.
소는 얼굴에 색칠한 탈을 쓰고, 옷은 소처럼 보이게 가죽옷이나 털옷을 입는다. 암놈과 수놈이 있다. 곰, 호랑이, 사자도 소와 같이 암놈과 수놈으로 가장한다. 말과 장군도 1인 2역으로 분장하는데, 윗도리는 장군복을 입고, 발은 말처럼 검은 옷을 껴입는다. 옷감과 나무 조각으로 말대가리와 말꼬리를 만들어 허리에다 고정시킴으로써 마치 장군이 말을 타고 있는 것처럼 가장한다.
[놀이방법]
백초풍물은 다른 지역의 농악과 마찬가지로 샘굿과 마당밟기에서는 앞치배와 잡색만 참가하나 판굿에서는 가장꾼들이 참여하는 가장놀이가 중심을 이룬다.
1. 마당밟기
마당밟기는 길굿을 치면서 가까운 집에서부터 집고사를 지내면서 시작한다. 상쇠가 쇠가락으로 ‘쥔쥔 문 여소, 들어갈까 말까’ 하면서 문굿을 치면 주인이 나와서 마당으로 안내한다. 집안으로 들어가 흥을 낸 농악패들은 대청 앞에서 한 줄로 나란히 서고, 상쇠는 쇠가락으로 ‘구석 구석 네 구석, 방구석도 네 구석’ 하고 성주풀이를 한다. 이어 집안에서 샘굿을 하고 부엌으로 들어가 조왕굿을 한다. 마지막으로 장독대에 가서 철용굿을 한다. 상쇠는 가락으로 ‘지신 지신아 철용 지신을 밟아라’ 하고 마당으로 돌아온다.
2. 판굿
다른 집들을 모두 돈 후, 판굿을 벌린다. 판굿은 고동진[일명 멍석말이]으로 시작하여, 십자진(十字陣), 오방진(五方陳), 일자진(一字陣), 가장놀이로 구성된다. 가락은 군악(軍樂)처럼 빠르고 경쾌하다. 고동진은 상쇠가 자진삼채를 치면서 원을 만들어 돌다가 원을 좁혀 원의 중심으로 들어가 돈다. 계속 중삼채를 치면서 반대 방향으로 방향을 바꾸고 원을 넓히면서 나선형의 행진을 한다.
십자진은 상쇠의 지휘에 따라 중삼채를 치면서 먼저 사물꾼이 일직선으로 행진하고 이어서 가장꾼들이 일직선으로 엇갈려 들어가 열십자 모양을 만든다. 오방진은 상쇠가 자진삼채를 치고 앞서 하던 십자진에서 동서남북 등 고동진으로 오방진을 싼다. 그리고 느린삼채를 치면서 태극 모양으로 행진하고 원진을 푼다. 일자진은 느린삼채를 치면서, 상쇠는 사물꾼과 가장꾼들이 서로 마주 보게 한다.
가장놀이에서 사물들이 연주하는 가락은 흥겹게 해주기 위한 반주 역할로, 느린삼채, 중삼채, 그리고 자진삼채를 쳐 준다. 소놀음에서는 암소와 수소가 나와서 처음으로 느릿한 춤을 춘다. 수소가 교미하려고 접근하면 암소는 몸을 피한다. 그러나 가락이 빨라지면서 두 사람은 땅으로 엎어져 소들이 교미하는 형용을 한다.
곰놀음에서는 곰이 산에서 생활하는 것과 같이, 규칙적인 동작을 반복하면서 곰이 춤추는 모습을 흉내 내고, 또 암놈과 수놈이 싸우는가 하면 사이좋게 노는 형용도 한다. 곰놀음 이후 사자놀음, 말놀음, 무등놀음, 거사와 각시놀음을 한다. 놀음이 끝나면 상쇠가 굿거리 가락을 치면서 뒤풀이를 시작하고, 한바탕 춤판을 벌리면 판굿이 끝난다.
풍물굿은 일반적으로 꽹과리·징·장구·북의 앞치배와 무동, 도포수(대포수), 각시 등 잡색으로 구성되는데, 화양면 창무리 백초마을에서 전승되고 있는 백초풍물에는 장군이 포함된 말[馬], 소, 호랑이, 곰, 사자, 원숭이 등의 동물이 뒷치배에 포함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백초풍물은 앞치배가 주로 가장놀이꾼들의 연기를 도와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의인화된 각종 동물들의 사랑 행위를 묘사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또한 한 사람이 거사와 각시 역할을 담당하는 1인 2역 놀이와 인형극처럼 진행되는 무동놀이도 흥미롭다. 여수는 호남 좌도에 속하는데 백초풍물의 인형극놀이와 가장놀이는 좌도농악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백초풍물에 여러 동물이 등장하는 것은 옛날 백초마을이 곡화목장에 속해 군마를 길렀으며, 주민들이 대부분 목동 생활을 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백초풍물은 진중농악에서 변하여 전승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는 전수자가 없어 맥이 끊긴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