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31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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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蓋島 馬女木 說話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 개도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병호 |
수록|간행 시기/일시 | 2013년 - 『여수시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 Ⅰ』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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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마녀목 -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 개도리 |
성격 | 설화 |
[정의]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 개도리 화산마을에서 말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조선 시대에는 여수시 화양면을 ‘곡화(曲華)’라 하고 화동리에 말을 사육하고 관리하는 감목관을 파견하였다. 또한 개도리[개도]에서도 말을 길러 나라에 바치게 하였다. 「개도 마녀목 설화」는 말과 관련한 이야기이다.
[내용]
조선 시대에는 화양면 화동리에 말을 사육하고 관리하는 감목관을 파견하여 화양면 일대는 물론 백야도, 개도, 제도, 낭도와 같은 섬에서 말을 길러 나라에 바치게 하였다. 그런데 개도 목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이 돌아 계속 말이 죽어 가자 말을 기르던 책임자가 심한 문책을 받고 쫓겨나게 되었다. 후임으로 이 마을에 살고 있던 ‘이돌수’라는 사람이 말 사육사로 뽑히게 되었다. 이돌수는 먼저 뒷산 봉우리에다 돌로 재단을 쌓았다.
“천지신명님! 목장에서 말들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말을 죽이는 질병을 없애 주십시오.”
이돌수는 아침, 저녁으로 정성껏 빌었다. 지극한 정성 탓이었던지 그 후로 목장의 말들이 죽어 가는 일이 없어졌다. 이돌수에게는 ‘복녀’라는 열네 살짜리 딸이 하나 있었다. 복녀는 날마다 아버지를 도와 말을 돌보았다. 열심히 말들을 돌보았기 때문에 말들하고도 친하게 지냈는데, 특히 검은 점이 박힌 흰말이 유난히 복녀를 따랐다. 어느 날 복녀는 검은 점이 박힌 흰말이 앞다리가 부러져 괴로워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복녀는 아버지에게 달려가서 “아버지! 점박이 말의 앞다리가 부러졌어요.”라고 알렸다.
“큰일이구나. 말이란 짐승은 다리에 힘이 없으면 죽은 것과 다름이 없단다. 다리가 부러졌으니 이제 쓸모없는 말이 되고 말았다. 감목관에게 보고하여 폐마시켜야겠다.”
아버지는 매우 근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이 말을 들은 복녀는 아버지에게 매달려 애원하였다.
“아버님! 저 말을 소녀에게 맡겨 주시면 반드시 다리를 고쳐서 명마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부디 제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네 뜻이 그렇다면 열흘 내에 치료를 해야 한다. 그 후에도 말이 움직이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한다.”
아버지는 복녀의 부탁을 들어주었고 복녀는 정성을 다해 말을 간호하였다. 그리고 아버지가 쌓아 놓은 뒷산 산봉우리의 제단에서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복녀는 말을 보살피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깜박 잠이 들었다.
“복녀야! 나는 이 산의 산신령으로 너의 정성이 하도 지극하여 너를 도우려고 왔다. 내가 점박이 말이 나을 수 있는 약을 알려 줄 것이니 똑똑히 듣거라. 네가 밤마다 지성을 드리던 제단 옆 옹달샘에 가면 가재가 있을 것이다. 옹달샘에서 가재 세 마리를 잡아 말에게 먹이면 반드시 효험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복녀가 깜짝 놀라서 깨어 보니 꿈이었다. 이상한 꿈이어서 옹달샘으로 달려갔더니 그곳에는 가재가 있었고, 세 마리를 잡아서 말에게 먹였다. 그날 밤 복녀는 제발 말이 낫기를 바라면서 정성껏 빌고 또 빌었다.
“말이 뛰어다닐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산신령님, 산신령님 말씀대로 가재를 잡아서 말에게 먹였습니다. 꼭 제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복녀는 두 손을 모아 빌면서 밤을 지샜다.
날이 밝자마자 복녀는 말이 있던 곳으로 달려갔지만 있어야 할 말이 보이지 않아 소스라치게 놀랐다.
“히이힝 히힝…….”
갑자기 우렁찬 말 울음소리가 들렸다. 복녀가 말 울음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산봉우리에 점박이 말이 늠름하게 서 있었다.
“점박아!”
복녀는 말을 보고 크게 소리쳐 불렀고, 말은 쏜살같이 복녀에게로 달려왔다. 복녀는 너무나 기뻐서 어찌할 줄을 몰랐다. 그때 점박이 말이 앞발을 들고 땅을 차며 머리를 숙였다. 복녀는 점박이 말을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 후 복녀와 점박이 말은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친하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감목관이 개도 목장으로 와서 대장군이 탈 군마가 필요하다면서, 하필이면 복녀하고 가장 친한 점박이 말을 뽑았다. 복녀는 이 사실을 알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러나 복녀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이었다. 끌려가는 점박이 말도 복녀와의 이별을 서러워하였다. 가지 않으려고 뒷걸음을 치면서 우는 말을 보고 복녀와 아버지도 함께 울었다. 점박이 말과 헤어진 복녀는 점박이 말과 함께 지내던 곳에 느티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그 후, 병이 들어 자리에 눕고 말았고, 병세는 점점 악화되어 갔다.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새벽, 복녀 아버지가 목장의 느티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을 때 뜻밖에도 느티나무 옆에 숨져 있는 말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복녀가 좋아하던 점박이 말이었다. 말 등에는 화려한 안장과 굴레가 씌워져 있어 대장군이 탔던 말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점박이 말은 복녀를 만나기 위한 일념으로 군대에서 탈출한 뒤, 산과 계곡을 달리다 입은 상처가 너무 깊고 강과 바다를 건너면서 너무 많은 피를 흘렸지만 기어이 이곳까지 와서 죽은 것이었다.
“복녀야, 점박이가 왔다.”
아버지는 급히 뛰어가서 복녀에게 소리쳤지만 대답이 없었다. 이상하게 여긴 아버지가 방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복녀는 너무나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죽어 있었다. 아버지는 복녀와 점박이 말을 느티나무 옆에 나란히 묻어 주었다. 그 후 사람들은 그 느티나무를 ‘마녀목(馬女木)’이라 불렀고, 남의 은혜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을 가리켜 점박이 말만도 못 한 사람이라고 꾸짖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개도는 조선 시대 사복시(司僕寺)[조선 시대에 궁중의 가마나 말에 관한 일을 맡아 보던 관아] 소속의 목장이었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목장이 있었던 곳은 감목관의 횡포가 심하여 말을 사육하는 데 큰 부담을 가지고 있었는데, 「개도 마녀목 설화」은 이런 애환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