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024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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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安東方言 |
영어의미역 | Andong Dialect |
이칭/별칭 | 안동사투리,안동말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안귀남 |
[정의]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쓰이는 특유한 단어나 언어적 현상.
[개설]
안동방언은 공통어나 표준어와는 다른 어떤 지역의 특유한 단어나 특징적인 언어 체계를 말한다. 이를 ‘안동사투리’, ‘안동말’이라고도 한다. 방언이란 한 언어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를 하는 동안 분열의 과정을 겪은 결과로서 생성된다. 방언은 한 개별 언어의 하위 형식으로 독자적인 체계를 갖춘 언어 형식으로서 일정한 지역이나 사회계층에 따라 분화된 언어 체계를 말한다. 즉 방언은 일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지역적·사회적인 언어 변종으로서 일정한 체계를 가지며, 어휘 구성·문법 구조·말소리 구조 등에서 표준어나 다른 지역의 말과 구별되는 언어적 특성을 갖는다.
경상북도 지역은 의문형 종결 어미에 따라 3개의 핵방언권으로 구분되는데 바로 안동방언권, 대구·경주방언권, 상주·선산방언권 등이다. 안동방언권은 안동, 예천, 의성, 봉화, 영양, 영주, 울진, 청송 일부, 영해 등이 속한다. 대구·경주방언권은 대구, 달성, 결산, 청도, 고령, 성주, 칠곡, 군위, 영천, 경주, 월성, 영일, 포항, 청송 등과 영덕 일부가 포함된다. 상주·선산방언권은 상주, 선산, 김천, 금릉, 문경 등과 함께 경상북도 하위 방언 중의 하나로 동남 방언에 속한다.
[음운적인 특징]
중부 방언의 단모음 체계가 10개(i, e, ɛ, ɨ, ə, a, u, o, y, ø)인데 비해, 안동방언의 단모음은 7개(i, E, ɨ, ə, a, u, o)만 존재한다. 즉, e(ㅔ), ɛ(ㅐ)는 중화되어 E로 실현되며, 그 중에서 y(ㅟ)는 이중모음 ‘wi’나 ‘i’(자음 아래)로 ø(ㅚ)는 ‘wE’나 ‘E’(자음 아래)로 실현되기 때문이다. 또한 중부 방언의 이중 모음은 11개이나 안동방언의 이중 모음은 9개(jə, jE, ju, jo, ja, wE, wə, wa, wi)로 실현되고 있다. 운율적인 요소의 경우 중부 방언은 장단의 구별만이 가능하지만, 안동방언은 음장뿐만 아니라 성조(고저 악센트)가 남아 있어 이들에 의해서도 단어의 뜻이 구별된다.
특징적인 음운 현상으로는 모음축약, 자음군단순화, 모음 조화, 전설고모음화, 원순모음화, ㅔ→ㅣ 등이 있다. 이러한 음운 현상은 언어의 경제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안동 지역의 경우 각각의 음가에 따라 발음하기 보다는 쉽게 발음하려는 경향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용언의 활용에서 활음화로 생성된 이중 모음은 축약된다. 어간 말 모음 i와 어미 ə가 연결되어 형성된 이중 모음 jə가 E로 축약되며(모이+어서→모에서), 어간말모음 u와 어미 ə가 연결되어 형성된 이중 모음 wə가 o로 축약된다(주+어서→조서). 이와 같이 반모음화로 생성된 이중 모음은 자음 뒤에서 표면형에 실현될 수 없는 음운론적 제약에 의해 활음이 반드시 탈락하거나 축약에 의해 단모음으로 실현된다. 그 밖에도 체언에서 모음 축약이 실현되기도 하는데, ㅑ, ㅛ가 ㅔ로 축약되는 특이한 경우도 있다[베실~비실(벼슬)].
음절말 자음은 뒤에 자음이나 휴지가 오면, 자음군 중 한 개가 탈락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모음 사이에서 3개의 자음이 실현될 수 없는 국어의 표면 음성 제약과 음절말에서 2개의 자음이 실현될 수 없는 음절구조 제약에 의한 것이다. 안동방언의 자음군 ‘ㄱㅅ, ㄴㅈ, ㄴㅎ, ㄹㅅ, ㄹㅁ, ㄹㅌ, ㄹㅎ, ㅂㅅ’에서 실현되는 자음군단순화 현상은 중부 방언과 별 차이가 없으나 ‘ㄹㄱ, ㄹㅂ, ㄹㅍ’의 경우 ‘ㄹ’로 단순화되어 중부 방언과는 다른 현상을 보인다.
어간 형태소와 어미 형태소의 연결에서 나타나는 모음 조화는 중부 방언에서 잘 지켜지고 있지만, 안동방언의 경우 부사형어미 ‘어/아’를 포함한 어미에서 어간말모음이나 어간 음절수에 따라 다르게 실현된다. 예컨대 어간이 1음절일 경우와 어간말에 자음이 있는 경우에는 어간음절수에 관계없이 부사형어미 ‘어’가 실현되지만[꾸[夢]+어서→꺼서], 어간이 2음절 이상이면서 어간말자음이 없는 경우는 부사형어미 ‘아’가 실현된다[배우(學)+어서→배아서, 낮추+어서→낮차서].
안동방언에서는 형태소 경계에서 어간말 치찰음 뒤에 오는 어미 ㅡ가 ㅣ로 되는 현상인 전설고모음화[없+으면→업시만, 쓰[書]+고→씨고]와 어간말 순음 뒤에 연결되는 어미 ㅡ모음이 앞선 모음에 동화되어 ㅜ로 실현되는 원순모음화(깊+으면→지푸만)가 실현된다. 그 밖에도 안동방언에서는 ㅔ가 ㅣ로 되는 현상[베다(伐)→비다, 계시다→기시다]이 강하게 나타난다.
[문법적인 특징]
경상도방언을 구분하는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종결 어미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천시권(1965)은 의문형 종결 어미에 따라 경상도방언을 구분하였는데, 안동을 비롯한 경상북도 북부 지역은 ‘-니껴’형, 문경·상주를 중심으로 한 경상북도 서북 지역을 ‘-여’형, 성주·대구를 중심으로 한 ‘-능교, -예’형으로 구분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문장을 끝맺는 데 사용되는 종결 어미는 서법에 따라 서술법, 의문법, 청유법으로 나눈다. 이러한 서법 형태는 화자, 청자, 제3자 사이의 대우 관계가 형성되어 다양한 계층에 따라 다르게 실현된다. 이와 같이 종결 어미는 대우법 선어말 어미와 함께 실현되므로 포괄하여 살펴볼 수 있다. 표준어의 청자 존대법은 명령형 어미에 따라 합쇼체, 하오체, 하게체, 해라체로 구분하지만, 이에 대응되는 안동방언의 명령형 어미에 따라 청자 존대법은 하이소체, 하소체, 하게체, 해라체로 실현된다. 표준어에서 사용되는 범위가 넓은 해요체가 안동방언에서는 사용의 폭이 좁다.
청자 존대법이 실현될 때 사용되는 호격 조사는 중부 방언에서는 해라체의 경우 ‘-아/야’만 있지만, 안동방언의 경우 해라체의 경우는 ‘-아/야’뿐만 아니라, 하게체의 ‘-이/Φ’, 하소체와 하이소체의 경우 ‘-요’가 사용된다. 또한 주격 조사의 경우 표준어에서는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 ‘-가’, 말음이 자음인 경우 ‘-이’가 실현되지만, 안동방언의 경우 모음인 경우에 ‘-이’가 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중세 국어의 격조사의 실현 양상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코이 아프다). 뿐만 아니라 중첩된 주격 조사 ‘-이가’가 실현되기도 한다(코이가/사램이가).
또한 소유격 조사 ‘-의’는 ‘어/으’, ‘우’로 실현된다[너무 말(남의 말), 자석으/어(자식의)]. 목적격 조사 ‘을/를’에 대응되는 안동방언은 ‘이, 로’가 실현된다[너로(너를), 물로(물을)]. 여격조사 ‘에게’는 ‘한테, 인데, 더러’[니한테, 니인데, 니더러(너에게)], 공동격조사 ‘와/과’에 대응되는 안동방언형은 ‘하고, 하가’[쌀하가, 쌀하고(쌀과)], 표준어 ‘-랑’에 대응되는 안동방언형은 ‘-캉’[니캉(너랑)], 비교를 나타내는 부사격조사 ‘보다’에 대응되는 안동방언형은 ‘카문’[금카문(금보다)], ‘-처럼’에 대응되는 안동방언형은 ‘매로, 맨치로’가 있다[니매로, 니맨치로(너처럼)]. 또한 보조사 ‘까지’에 대응되는 안동방언형은 ‘꺼짐, 꺼정’[너꺼짐, 너꺼정(너까지)], 특별함이나 강조를 나타내는 보조사 ‘이야’는 ‘이사’[내사(내야)], ‘나마’는 ‘따나’[죽인따나(죽이나)], ‘커녕’은 ‘캉이’ 등이 대응된다[주기는캉이(주기는커녕].
연결 어미에서도 특징적인 모습을 보인다. 가정형 연결 어미 ‘-있으만(있으면)’, 나열형 연결 어미 ‘-문서(면서)’, 의도형 연결 어미 ‘-(으)ㄹ라꼬(얻으려/얻고자)’, 목적형 연결 어미 ‘-으로(-으러)’, 선택형 어미 ‘-든동/는동(-든지)’, 대등 접속 어미 ‘-매(-면서)’, 종속 접속 어미 ‘-(으니)께(니까), -디이(-더니), -는동(-는지)’ 등이 사용된다.
안동방언의 축약과 탈락은 단어 내부뿐만 아니라 간접 인용문이 실현되는 환경인 내포문의 종결 어미와 상위문 인용 동사 사이에서도 확인된다. 예컨대, -다고 한다〉-단다, -다네, -다이더/-다고 해요〉-다ㄱ해요〉-다캐요/-다고 한다〉다ㄱ한다〉-다칸다/-다고 그런다〉-다근:다 등으로 실현된다.
[어휘적인 특질]
안동 지역의 동성마을은 특정 성씨로 구성된 동족마을로서 400~5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혈연과 학연에 의해 형성되었기 때문에 표준어와 구별되는 특이한 친족 호칭어가 있다. 첫째, 혈족과 인척을 구별하기 위해 인척의 경우 접두사에 ‘새-’를 붙이는데, 이는 혈족 의식이 반영된 경우이다.
예컨대 혈족의 경우 큰아배/큰어매(할아버지/할머니), 맏아배/맏어매(큰아버지/큰어머니), 아배/어매(아버지/어머니) 작은아배/작은어매(중부 혹은 기혼의 숙부/숙모), 아재(미혼의 숙부), 고모, 이모(아지매)로 부르지만, 인척의 경우는 새아지매(형수), 새아재(고모부, 이모부)로 부른다.
둘째, 서열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아버지의 형제를 5형제 중 셋째라고 가정할 때, ‘백부-중부-부-숙부-계부’의 호칭어는 ‘맏아배-작은아배-아배-작은아배-아재’ 등으로 불린다. 표준어의 경우 ‘중부’는 ‘OO큰아버지’라고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서열의식이 반영되어 백부 이하는 모두 ‘작은아배’라고 부른다. 안동방언의 어휘에는 고어가 많이 잔존해 있다. 고어에서 쓰이던 ‘ㅅ, ㅂ, ㄱ’가 그대로 유지되는데, ‘가실(가을), 누부(누이), 호부래비(홀애비), 낭구(나무), 몰개(모래), 무꾸/무시(무), 더버(더워)’ 등에서 확인된다.
[의의와 평가]
안동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낙동강이 지나감으로써 핵방언의 개신파가 더디게 도착하는 지역이므로 방언을 통해 통시적인 변화와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동남 방언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언어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 국어의 역사적인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준다. 안동방언 역시 한국어의 단일한 기원에서 출발하여 세월이 흐름에 따라 지역적으로 분화되어 왔기 때문에 안동방언의 역사와 한국어의 총체적인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나아가 한국어의 체계적인 기술을 가능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경상북도 지역의 3대 권역에서 안동을 주축으로 하는 안동방언은 독특한 면을 가지고 있어 현대 국어 전체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와 가치는 높게 평가된다. 언어의 경제성을 반영하는 축약과 탈락은 음운, 문법, 어휘 등에서 두루 확인된다.
특히 어휘에서는 고어나 고유어가 많이 남아 있으며, 동성마을의 친족 호칭어에 반영된 혈족의식, 서열의식, 항렬의식 등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문법적인 측면에서는 청자존대법은 명령형어미에 따라 하이소체, 하소체, 하게체, 해라체로 실현된다. 중부 방언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해요체의 사용 범위가 안동 지역에서는 비교적 드물게 나타나며, 친족 간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