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01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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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仙女- |
영어의미역 | Seonburi Village That Niymps Had Played i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
집필자 | 이현우 |
[정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에서 선녀들이 놀다 간 선부리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6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와동에서 김순봉[남, 70]이 구연한 것을 이한기가 채록하여 1990년 내고장안산편찬위원회에서 출간한 『내고장안산』에 수록하였다. 이후 1997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에서 윤용현[남, 72]이 구연한 것을 이정태가 채록하여 1999년 안산시사편찬위원회에서 출간한 『안산시사』 중권에 재수록하였다.
[내용]
먼 옛날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마을 어귀까지 바닷물이 넘실거려 배들이 왕래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별안간 하늘이 캄캄해지면서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뒤의 골짜기에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솟아올랐으며, 다시 하늘이 밝아지면서 무지개가 서려 있던 그 자리에 옥수 같이 맑은 물이 솟아올라 장관을 이루었다. 그 뒤로 며칠에 한 번씩 무지개가 뜨곤 하였는데, 무지개가 서릴 때마다 골짜기 산어귀에서 신기하게 은은한 풍악 소리가 들리고 또한 향기가 퍼져 나와 온 마을을 휩싸 안았다.
하루는 선부동 마을에 사는 총각이 나무를 하러 뒷산에 올라 부지런히 나뭇단을 쌓고 있는데, 역시 그날도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골짜기에서 풍악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총각은 호기심이 생겨 풍악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찾아가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옷을 입은 선녀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면서 골짜기 우물물에서 목욕을 하며 놀고 있었다.
총각이 너무 놀라 넋을 잃고 멍청히 쳐다보고만 있는데 한 선녀가 총각 앞으로 다가와 말하였다. “당신은 누구세요? 어째서 이곳에 와 있어요?” 이에 총각이 대답하였다. “소생은 산 아래 마을에 사는 어부인데 나무를 하러 산에 올랐다가 풍악 소리에 끌려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하도 놀라운 광경에 발이 떨어지지 않아 바라보고만 있는 것입니다.”
선녀는 한동안 총각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말하였다. “당신이 어부라고 하니, 우리들을 위해 뱃사공이 되어 주지 않겠어요?” 총각은 너무 기뻐 쾌히 승낙하였다. 총각의 승낙을 받고 나자 선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말고 앞바다로 나가 보세요.” 선녀는 이 말만 남기고 곧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총각은 선녀의 말대로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앞바다로 나가 보았다. 그런데 전에는 보지 못하였던 화려하게 장식한 배 한 척이 물에 떠 있었다. 총각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흥분된 마음으로 배에 올랐다. 배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다만 향기만 가득하였다. 잠시 이상한 생각이 들어 총각이 어리둥절해 있는데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배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전날 만났던 선녀가 배에 오르자 총각은 반가운 마음에 그 선녀 앞으로 다가가 큰절을 하면서 공손히 물었다. “낭자는 어디서 온 누구신지요?” 선녀는 “저는 하늘나라 사람으로 잠시 이곳에 내려와 머물게 되었는데, 마침 당신이 나타나 도움을 받게 된 거예요.”라고 말하였다. 총각은 기쁜 마음으로 다시 물었다.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선녀가 대답하였다. “배를 저어 북쪽으로 가면 큰 꽃이 피어 있는 우물이 있는데, 그 우물물을 이 통에 담아다 주면 되는 거예요.”
총각은 즉시 배를 저어 북쪽으로 갔다. 과연 그곳에는 전에 없던 큰 우물이 있었고, 우물 가운데에는 이름 모를 커다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었다. 총각은 선녀가 말한 대로 배에 우물물을 길어 물통에 가득 채우고 나서 다시 배를 저어 선녀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왔다. 선녀들은 이 물을 음료수로 사용하였다. 총각은 몇 날 며칠 동안 선녀들의 일을 열심히 도와주었다. 그러나 한 번도 선녀들을 농락하거나 나쁜 마음을 품지 않았다. 총각은 아주 착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선녀들이 자취를 감추었을 때 이 총각도 마을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총각도 선녀들과 함께 하늘나라로 올라갔다고 한다. 선녀들이 음료수로 사용하였다는 우물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 화정리(花井里)[현재의 화정동], 즉 꽃우물 마을에 있으며 그 꽃 이름은 자세히 전해 오는 것이 없으나 일설에 의하면 ‘선화(仙花)’라고 한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은 본래 속지명으로 ‘달미(達美)’라고도 불려 왔다. 그것은 선녀들이 목욕한 석수골 우물물에 이곳 사람들이 목욕을 하면 미인이 된다고 하였으므로 예로부터 동네 이름을 그렇게 부른 것이다. 현재의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은 그 옛날 선녀가 하강한 마을이라 해서 ‘선녀마을’이라고 부르다가 근래에 이르러 ‘선부리’라 바꿔 부르게 되었고, 안산군이 안산시로 승격되면서 선부동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모티프 분석]
「선녀들이 놀다 간 선부리」의 주요 모티프는 ‘선녀를 도와준 총각’과 ‘하늘나라로 올라간 선녀와 총각’이다. 선녀가 내려온 곳이라 하여 선녀마을·선부리·선부동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지명유래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