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서 불사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절골마을의 불사」는 문중의 대가 끊긴다는 말에 사찰을 짓고 백일기도를 드려서 자손 단절의 위기를 벗어났다는 노승의 예언담이자 일종의 사찰연기담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설화이다.

[채록/수집상황]

1986년 4월 9일 경기도 안산시 와동으로 현지조사를 나가 주민 김순봉[남, 70]으로부터 이한기가 채록하였는데, 이는 1990년 내고장안산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 『내고장 안산』에 실려 있다. 1999년 안산시사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 『안산시사』 중권에도 다시 정리하여 수록하였다.

[내용]

지금으로부터 2백여 년 전 절골마을 뒤 골짜기, 현재의 안산시청 뒷산에 있는 고잔동 당곡마을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마을 주민은 세 종류의 성씨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중에 화씨 성을 가진 문중은 대대로 높은 벼슬을 하는 사람이 나와 세도가 아주 당당하였다. 그러나 자손이 아주 귀해 겨우 대가 끊이지 않을 정도였으므로, 많은 자손이 태어나 문중이 번창하기를 소원하였다.

어느 날 한 노승이 이 집 대문에 이르러 염불을 외우며 시주를 구하는데, 주인마님이 노승을 내다보다가 예사 스님 같지 않아 하인을 불렀다. “밖에 계신 스님을 안으로 모시고 정성껏 대접하거라.” 하인은 노승을 안으로 모시고 들어와 융숭하게 대접하였다. 노승은 주인마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다음, 대접을 받은 답례로 이 집안의 운수를 보아 주겠다고 하였다.

집 안팎을 두루 살핀 노승은 고개를 저으며 탄식을 하였다. “마님 댁은 대대손손 높은 벼슬을 하셨겠지만 머잖아 대를 이을 손이 끊기게 될 것입니다.” 이 말에 주인마님은 깜짝 놀라 물었다. “스님, 그 말씀이 정말입니까? 정말 그렇습니까?” 노승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 주인마님은 노승에게 애원을 하였다. “부처님께 시주는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문중의 대가 끊이지 않도록 자손을 많이 출산하여 가문이 창성하도록 점지해 주십시오.”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노승이 입을 열었다. “부처님을 잘 섬기면 불행을 면할 수 있고 또한 자손이 창성하고 부귀공명을 누릴 수 있습니다만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말을 들은 주인마님은 뛸 듯이 기뻐하여 부처님을 잘 섬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노승에게 물었다.

노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댁 앞에 부처님을 모신 조그만 사찰을 짓고 마님께서 백일기도를 지성껏 드리면 소원 성취할 것입니다.” 노승의 대답을 들은 주인마님은 노승이 직접 절 지을 자리를 골라 손수 절을 지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다. 노승은 주인마님의 간청을 받아들여 다음 날부터 절골마을 골짜기에 터를 잡고 절을 짓기 시작했다.

절을 완성해 부처님을 모셔 놓은 그 날부터 주인마님은 목욕재계하고 백일 동안 정성을 다하여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백일기도 후에도 주인마님은 한 달에 한 번씩 으레 절에 가 부처님께 소원을 빌었고, 노승은 그 절의 주지가 되어 절을 관리하였다.

주인마님의 정성이 지극했음인지 그 후 그 문중은 대를 이을 자손이 끊이지 않고 태어났고, 벼슬도 여전히 높은 자리를 유지하였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그 절은 관리가 부실해져 폐사가 되고 말았으며, 해마다 정성을 드리던 그 문중도 지금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그러나 절골마을 자취는 안산시청 뒷산 어귀에 남아 있다.

[모티프 분석]

「절골마을의 불사」의 주요 모티프는 ‘노승의 예언’, ‘신축한 절에서 백일기도’, ‘대를 이은 자손’ 등이다. 이는 매봉산 절골에 전승되는 설화로 노승의 지시에 따라 문중이 번창하였다는 서사가 전개되고 있는 예언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