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설]

영어마을은 영어권의 한 도시 마을과 비슷하게 꾸며진 장소에서 원어민 교사와 함께 생활하며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보완, 살아 있는 영어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2004년 8월 경기영어마을이 문을 연 데 이어, 12월 서울 풍납동에 영어마을이 조성되고, 2006년 3월 서울시 강북 지역에 수유캠프와 4월 파주영어마을이 개원된 데 이어 많은 광역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영어마을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영어마을은 전국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

2009년 현재 안산 지역에는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와 안산시에서 설립한 안산화정영어마을 등 두 개의 영어마을이 있다.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는 단원구 선감동에 있던 경기도 공무원 수련원을 리모델링하여 2004년 8월 24일 정식으로 개원하였다. 경기영어마을 운영은 경기도 영어문화원에서 총괄하고 있다. 안산시 화정영어마을은 단원구 화정동의 (구)화정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2006년 9월 정식으로 개원하였다. 안산화정영어마을은 (주)헤럴드미디어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영어마을은 왜 만들까?]

영어마을을 조성하는 목적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21세기 지식 기반 사회가 요구하는 인적 자원의 확보에 있다. 영어마을에서의 교육을 통해 학습자의 실제 영어 구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은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음을 뜻한다.

둘째, 영어 사교육비 부담 축소와 해외 어학연수 대체 기능의 수행에 있다. 우리나라 학교에서의 영어 교육은 입시 위주로 진행되어, 체험 기회 부족 등 영어 교육 실효성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원어민 교사 부족으로 원어민 접촉 기회가 제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기존에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문법 위주의 번역식 교수법은 읽기·말하기·쓰기·듣기의 4가지 기능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하여, 실제 외국인과의 의사소통 능력이 형편없이 낮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또한 문장을 많이 암기하면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는 암기식 학습법이 학교 교육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이는 따라하기-외우기를 강조하는 청화식 교수법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청화식 교수법은 듣기·말하기를 먼저 가르친 다음 읽기·쓰기를 가르치자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교수법이다. 그러나 청화식 교수법은 외웠던 상황이 아니거나 실제 대화 내용에 부딪혔을 때는 쉽게 언어를 구사할 수 없는 약점이 있다. 그리고 청화식 교수법은 유창성보다는 정확성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학습자에게 완벽한 재생을 요구하므로 유연한 언어 구사 능력을 방해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영어 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1995년 2월 23일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 과목을 주당 2시간씩 신설한다고 발표하고, 1997년부터 이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적 조치에도 1998년 조기 유학 허용 이후 조기 유학생의 수는 날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해외 유학과 연수로 외국에서 쓴 금액은 2000년 9억 5790만 달러, 2002년 14억 2660만 달러, 2004년 21억 9960만 달러, 2005년 22억 5,450달러 등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 다.

이렇듯 영어 사교육비 부담이 가중되고 해외 연수 증가로 사회적 위화감이 확산되면서, 영어 공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외화 낭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영어마을 조성은 공교육 보완을 통한 조기 유학 및 해외 어학연수의 대체 기능과 일반인의 영어 교육 기회를 확대하여 영어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경기도 영어마을의 경우,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지역 사회 개발 및 교육은 일방적인 정부 주도형으로 진행되거나 어린이·청소년·주부·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회관이나 주민자치센터에서의 강좌 개설 및 자원 봉사자들의 활동에 의해 전개되는 수준에 머물러 왔었다. 그러나 경기도와 안산시가 앞장서 조성한 영어마을은 우리나라의 지역 사회 개발의 선진화를 꾀하고 균형적인 지역 발전을 도모하여,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역 사회 개발의 장을 여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영어마을은 어떻게 운영되나?]

영어마을은 주로 4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첫째, 학습형 영어마을로, 안산 지역에 있는 영어마을을 포함한 풍납·파주·수유캠프 모두 방학과 주말을 이용하여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둘째, 관광형 영어마을로, 외국인 마을 및 거리 조성을 들 수 있다.

셋째, 주거 복합형 영어마을로, 장기적으로 직장과 가족 주거 단지와 연계된 주거 복합형 영어마을을 추진할 계획이다. 넷째,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사이버 영어마을을 구축해 운영함으로써 사이버 세대의 영어 수요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로 온-오프라인 체제를 실현하고 있다.

안산 지역에 있는 영어마을들은 학습형 영어마을을 주 모델로 하고 관광형 영어마을을 일부 가미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즉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중과 주말을 이용한 학습 프로그램과 방학을 이용한 집중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말에는 당일 또는 1박 2일의 가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의 경우 입소 전의 선행학습과 퇴소 후 온라인 공부방을 통해 사후 관리를 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영어마을의 공부 방법은?]

안산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영어마을에서의 학습은 원어민 교사들과의 영어만으로 이루어지며, 다음과 같은 종류의 운영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첫째,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규 프로그램으로, 일정 기간 영어마을에 체류하면서 영어를 배우게 한다. 주로 5박 6일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학생들이 체류하는 기간은 정식 학교 수업 일수에 포함된다. 둘째, 주말 프로그램으로, 학생뿐만 아니라 1박 2일 코스의 가족 단위나 직장인 대상으로 운영된다.

셋째, 방학 기간에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4주·2주 등 집중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어권 나라에서 회화 등을 공부하는 단기 어학연수[ESL] 기간과 같이 4주간 집중 훈련 프로그램과 방학 동안 2주에 거쳐 열리는 학생 대상 영어 캠프 등이 그 예이다. 넷째, 비기숙 프로그램 및 주말 1일 프로그램, 당일 프로그램, 영어 특기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영어마을에서의 교육을 원하는 학습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영어마을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들은 물론, 직장인 내지 유학 준비생, 어학연수 준비생에게 영어 학습을 통한 외국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 내 중소기업체인들에게 비즈니스 영어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일선 학교의 교사들에게도 영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영어마을이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를 포함해 직장인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한 지역 사회 교육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체험중심의 영어교육은 어떤 시설을 통해 이루어지나?]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의 시설은 교육 시설, 체험 시설, 편의 시설, Credu Center로 구성된다. 교육 시설[EV Library, EV Lab, EV Kichen, EV Sports, EV Programming, EV Networking, EV Mind Maze, EV Studio]에서는 첨단 Project 수업과 원어민 선생님과의 Homeroom이 이루어진다. 체험 시설[Immigration, Travel Agency, EV Bank, General Store, EV Hotel, EV Clinic]에서는 외국의 환경을 재현한 체험 학습 시설로 살아 있는 영어 학습이 시작된다. 편의 시설[Lobby, GYM, Snack Store, EV Hospital, PlayZone, 잔디운동장, 테니스장, 다목적운동장, Domitory, Cafeteria]에서는 학생들이 편하게 쉬고 즐기면서 친구와 선생님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Credu Center는 첨단 교육 시설을 갖춘 강의장과 2인 1실의 편안한 숙소동으로 구성된 평생 교육 시설이다.

안산화정영어마을은 본관, 강당, 강사실, 체험관, 운동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시설에서 EDUCATION, FUN, EXPERIENCE라는 세 가지 주제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EDUCATION은 Family Room, Post Office, Ansan Class, Culture Class, News Room 등으로, FUN은 Cooking Class, Performance Room, Multimedia Room, Auditorium Class 등으로, EXPERIENCE은 Police Station Class, Hospital Class, Restaurant Class, Travel Class, Transportation Class 등으로 구성된다.

[영어마을이 발전하기 위한 과제는?]

영어마을이 앞으로 이루어야 할 발전 과제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영어마을의 교육 프로그램 질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영어마을에 참가했던 학생 및 학부모들을 포함하여 지역 주민들이 개선을 희망하는 사항들을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체제를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둘째, 영어마을에서의 질 높은 생활 체험식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을 위해서 무엇보다 우수한 원어민 교사의 확보가 중요하다. 셋째, 교육을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높은 수요에 비해 이에 대한 수용은 그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그러므로 영어마을에서의 교육 기회를 보다 많이 확보하고 지역 사회 주민들에게 고루 돌아가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 프로그램의 확대를 위해서는 영어마을 운영비에 대한 도비(道費) 지원의 안정적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영어마을 조성은 영어 연수를 위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을 감소시켜 외화를 절약하고 국민들의 체험식 영어 교육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엄청난 영어 사교육비를 줄여 학부모들의 경제 부담을 덜어주자는 영어마을 사업 본래의 취지가 흐려지지 않도록 하면서, 동시에 몰입식 교육과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 교수법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