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충청남도 보령 출신으로 아산현감을 지낸 학자이자 문신.

[개설]

이지함(李之菡)[1517~1578]은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의 학문을 이어받았고, 당대에 율곡(栗谷) 이이(李珥), 우계(牛溪) 성혼(成渾), 송강(松江) 정철(鄭澈) 등과 교유하면서 수많은 제자를 키워냈던 정통 유학자이다. 1578년(선조 11) 아산현감으로 재임 시 걸인청(乞人廳)을 만들어 일정한 정착지가 없는 걸인들을 구제하였으며, 노약자와 굶주린 사람들을 구호하였다.

[가계]

이지함은 충청도 보령현 출신으로 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형백(馨伯) 또는 형중(馨仲), 호는 수산(水山) 또는 토정(土亭)이다. 증조할아버지는 대사성 이우(李堣)이고, 할아버지는 봉화현감을 지낸 이장윤(李長潤)이다. 아버지는 현령을 지낸 이치(李穉)이고, 어머니는 광주김씨(光州金氏) 김맹권(金孟權)의 딸이다. 부인은 종실(宗室) 모산수(毛山守) 이정랑(李呈琅)의 딸이다.

[활동 사항]

이지함은 14살에 아버지가 사망하여 맏형인 이지번(李之蕃) 밑에서 글을 배웠는데, 나중에 맏형의 아들인 이산해(李山海)를 5세부터 가르쳐 은혜를 갚았다. 이지함은 서경덕의 문하에서 수학하여 수리(數理), 의학, 복서(卜筮), 천문, 지리, 음양, 술서(術書) 등에 능통하였는데 이는 스승의 영향이라 여겨진다.

1573년(선조 6) 6월 3일에 이조낭청(吏曹郞廳)의 추천을 받아 6품에 제수되었고, 다음 해인 1574년(선조 7) 포천현감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이지함은 자신이 건의한 정책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얼마 있지 않아 사직하였다. 1578년(선조 11) 5월에 다시 아산현감에 제수되었고, 5월 6일에는 시폐(時弊)를 상소하여 선조의 옳다는 답을 얻었다. 아산현감으로 있는 동안 걸인청을 만들었으며, 아산 지역의 군역 문제가 심각함을 알고 군역 제도의 모순을 해결하고, 공납의 폐단을 시정하였다. 7월에 충청도사(忠淸都事)가 이지함의 상소를 올려 보내려 하였으나 이지함은 이질에 걸려 얼마 후 사망하였다. 이때 승정원에서는 『선조실록』 11년, 7월 24일[계유]에 이지함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이지함은 맑은 마음에 욕심이 적고 높은 재예(才藝)에 뛰어난 식견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 언론(言論)과 풍지(風旨)는 사람들의 이목을 감동시켰습니다. 집에서는 효우(孝友)의 행실이 돈독하였고, 백성을 다스림에 있어서는 어루만져 돌보는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그가 죽음에 임하여 올린 한 통의 상소를 보건대, 정성스럽고 정녕(丁寧)하여 시무(時務)를 아는 뛰어난 사람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지함이 갑자기 사망하자, 죽음에 대한 이설이 널리 퍼져 설화로 전승되기도 하였다. 이지함은 생애의 대부분을 마포 강변의 흙담 움막집에서 청빈하게 지냈으며, 그 때문에 ‘토정’이라는 호가 붙게 되었다.

[학문과 저술]

저술로는 『토정비결(土亭秘訣)』, 『농아집(聾啞集)』, 『토정유고(土亭遺稿)』가 있다. 다만 이지함이 의학과 복서에 밝아 『토정비결』을 지었다고 하나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묘소]

충청남도 보령시 주교면 고정리 산27-3번지에 있으며, 이지함선생 묘는 1992년 8월에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20호로 지정되었다.

[상훈과 추모]

충청남도 아산시에 있었던 인산서원(仁山書院)과 보령시 청라면 장산리에 있는 화암서원(華巖書院)에 제향되었다. 1713년(숙종 39) 학덕으로 이조판서에 추증되었고, 시호는 문강(文康)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