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801067 |
---|---|
한자 | 家神信仰 |
영어공식명칭 | Worship of Household Spirit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강원도 철원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유명희 |
[정의]
강원도 철원군에서 집 자체나 집 안 곳곳에 깃들어 집안 사람들의 삶과 관계있는 신들에 대한 신앙.
[개설]
강원도 철원군에서 가신신앙은 민간신앙의 하나로, 집 안에 있는 여러 신을 모시는 신앙이다. 민간신앙은 전문적인 사제가 있지 않고 일반 대중이나 서민들이 간단히 의례를 올릴 수 있는데, 가신신앙 역시 집주인이나 안주인이 직접 주제자로 의례를 행한다. 우리나라 민간신앙은 다신다령적(多神多靈的)인데, 가신신앙 또한 집 안에 모시는 신들이 매우 다양하다. 집 전체를 관장하는 신부터 집 안 공간 곳곳에 각각의 신이 깃들어 있으며 각자의 직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민간신앙은 가신신앙, 마을신앙, 무속신앙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신앙은 신앙의 대상 등이 겹치는 경우가 빈번하며 이러한 점은 민간신앙의 특징이기도 하다. 집이나 마을에서 모시는 신이 무속신앙 굿거리에 좌정하는 경우도 있다.
[종류 및 형태]
가신신앙에서 모시는 신의 종류로는 먼저 조령신앙(祖靈信仰)의 신주를 들 수 있다. 조령신앙은 조상의 영혼을 모시는 신앙인데, 이 조상의 영혼을 모시는 단지를 신줏단지라 한다. 신줏단지는 곧 조상단지이다. 단지라고 말하지만, 바가지나 오지그릇의 형태를 보이기도 하고 그 안에 쌀, 돈 등을 넣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 위패를 넣은 상자를 모시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이 상자 앞에 음식을 먼저 놓았다가 먹기도 한다. 이렇게 조상을 잘 모시면 농사가 잘되고 가족들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는다.
성주신앙의 성주(城主)는 집의 주인이라는 뜻이다. 성조(成造)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집을 짓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춘 이름이다. 성주는 집의 수호신이므로 하나의 집에는 하나의 성주가 있다고 여겼다. 집을 짓는 직능뿐 아니라 집 안의 모든 일을 관장하므로 가신 중 최고의 신으로 모셔진다. 철원군에서 성주의 신체는 곡식을 넣은 단지나 바가지, 또는 마루에 한지를 접어서 붙인 형태이다.
삼신신앙의 삼신은 우리말 삼과 신(神)이 합쳐진 말로 생각된다. ‘삼’은 곧 ‘태(胎)’를 의미한다. 즉 삼신은 산신(産神)으로 아기를 낳고 기르는 직능을 가진 신이다. 전통사회에서 아이를 낳는 일은 위험한 일에 속하였으므로 아기를 낳고 양육에 관여하는 신을 모셨다. 삼신은 단지에 모셔서 안방 시렁에 두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신체가 없는 뜬삼신으로 모시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를 낳으면 첫국밥을 마련한 상을 윗목에 잠시 두는 것으로 삼신을 위하기도 하였다.
조왕신앙의 조왕은 부엌의 신으로, 여성신이다. 본래는 화신(火神)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불은 가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 왔기에 조왕도 중요하게 모셨다. 부엌은 불이 있는 곳인 만큼 화재의 위험도 늘 있는 곳이다. 조왕의 신체는 부엌 한쪽에 모셔 놓은 정화수이다. 여기에 비손[두 손을 비비면서 바라는 바를 이루게 하여 달라고 비는 일]하는 안주인이 의례의 주재자이므로 조왕은 여성신을 여성이 모시는 형태가 된다.
터주는 토지신(土地神)으로, 집터를 주관하는 신이다. 성주가 집 건물과 관계가 깊다면 터주신은 집이 세워진 터에 대한 신이다. 재물과도 관련이 있는 신으로 여겨진다. 신체는 항아리에 곡식을 넣은 뒤 주저리[볏짚으로 우산처럼 만들어서 터주항아리 따위를 덮는 물건]를 씌워 뒤뜰에 놓아 둔다.
업은 재신(財神)으로, 신체는 터주신과 같은데, 때로는 구렁이·족제비·두꺼비 등을 업으로 여기며 이 업이 집을 나가면 그 집안이 망한다고 생각하였다.
문신은 문을 지키는 신으로 수문장의 역할을 한다. 집은 가신들이 수호하고 있지만, 문밖의 공간은 잡신이 있는 곳이니 잡신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끔 보호하는 직능을 가진다.
측신은 변소각시, 변소귀신 등으로 불리며, 젊은 여자 귀신으로 여겨진다. 이 귀신은 항상 머리카락을 세고 있는데, 성질이 나빠 인기척 없이 화장실에 들어오는 사람을 머리카락으로 씌워 병들게 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죽음에 이르게도 한다. 옛날에 아이들이 뒷간에 빠지면 떡을 하여 돌렸는데 이러면 측신을 달래어 화를 피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물을 관장하는 우물신, 수명을 관장한다는 칠성신, 소와 말을 보살피는 쇠구영신[군웅], 바람을 몰고 온다는 영등신 등을 지역에 따라 모시기도 한다.
[현황]
우리나라 가신신앙은 수확한 농산물을 신에게 바치거나 신을 모시는 단지, 항아리에 쌀을 넣어 두는 등 농경민족적인 면모를 잘 보여 준다. 이러한 가신신앙은 우리 사회가 산업사회로 이행하면서 발생한 가옥 구조의 변화, 가족의 해체로 말미암아 급격히 소멸되고 있다. 현재 철원 지역에서 가신을 모시는 집을 찾아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