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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풍속
메타데이터
항목 ID GC60004291
한자 歲時風俗
영어공식명칭 Seasonal manners and customs
이칭/별칭 세사,월령,시금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광주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한서희

[정의]

광주광역시에서 사계절의 순환에 따라 일정한 날에 행해지는 일련의 풍속.

[개설]

광주광역시에서 일 년 열두 달 동안 일정한 날에 행해지는 일련의 풍속을 세시풍속(歲時風俗)이라고 한다. 매년 일정한 날에 일정한 행사를 반복적으로 한다고 하여 세사(歲事), 월령(月令), 시금(時今) 등으로도 불리며, 그 일정한 날을 명일(名日), 명절(名節), 절일(節日) 등으로 부른다. 세시풍속의 시차적 구성에 따라 그것이 치러지는 절일이 매달 고루 배치되어 있다. 일월의 설날과 정월대보름 그리고 입춘, 2월의 초하루, 3월 삼짇날, 4월 초파일, 5월 단오, 6월 유두(流頭), 7월 백중(百中), 8월 추석, 9월 중구(重九), 10월 상달, 11월 동지, 12월 제석(除夕)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광주광역시의 세시풍속은 정월 초하루부터 정월대보름 사이에 집중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광주광역시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서 전통적인 세시풍속은 설이나 추석과 같은 큰 명절을 제외하고는 시대의 추이와 함께 많이 사라져가고 있다. 오늘날에는 국경일이나 공휴일과 같은 날들이 과거의 세시풍속을 대신하여 생활의 리듬을 조절해 주고 있으며, 크리스마스와 같이 서양에서 들어온 기념일 등이 새로운 세시풍속으로 정착되고 있다.

[음력 1월 설과 대보름]

설은 음력 1월 1일을 부르는 말로, 원일(元日), 원단(元旦), 세수(歲首)라고도 하는데 모두 그해의 첫째 날이라는 뜻이다. 한 해가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행동거지를 조신하게 한다. 설날이 되면 아침 일찍 설빔으로 몸단장을 하고 조상께 차례를 모시고 성묘를 다녀온다. 그 뒤 집안 어른들과 마을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린다. 설날 아침에는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여 시식(時食)으로 떡국을 먹는다.

정월 보름을 대보름이라고 한다. 한자로는 상원(上元)이라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큰 명절로 지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농경을 위주로 했던 시절에는 어느 명절보다 성대하게 보냈으며, 대부분의 세시풍속이 정월대보름을 전후하여 집중되어 있다. 정월대보름 날에도 설이나 추석과 마찬가지로 각 가정에서는 아침 일찍 조상께 차례를 올렸다. 외양간이나 곳간 등에도 상을 차려놓으며, 농가뿐 아니라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중히 여겨 상점이나 창고, 공장 등에 상을 차려 재복을 빈다.

정월대보름에는 여러 가지 곡식을 넣은 잡곡밥을 지어 먹는데, 곡식의 총칭인 오곡이라는 말을 써서 오곡밥이라고도 한다. 대개 정월 14일 밤에 지어 대보름날 세 집 이상의 타성받이 오곡밥을 먹으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신(俗信)이 있어, 아이들은 이날 바가지를 들고 일부러 남의 집 오곡밥을 얻어먹기 위해 돌아다니기도 한다. 또한, 정월대보름은 '나물 명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능한 한 여러 종류의 나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 보름에 나물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광주 지역에서는 마을에 따라서 정월대보름을 전후하여 당산제(堂山祭)를 지내기도 하였다. 당산제는 주로 정월 14일 밤에 마을의 수호신격인 당산나무에 제물을 차려놓고 지내는데, 오늘날에는 당산제를 지내는 마을이 거의 없지만 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남구 칠석동 일대에서는 현재까지도 당산제의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당산제와 함께 정월대보름에는 다양한 놀이가 행해지는데, 광주 지역의 대표적인 보름 놀이에는 칠석동의 고싸움놀이와 함께 마을마다 줄다리기연날리기, 쥐불놀이, 윷놀이, 마당밟이 같은 다양한 놀이가 이때 이루어졌다. 특히 아이들의 놀이인 연날리기정월대보름을 맞아 연에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등을 적은 '액막이연'을 만들어 불에 태우거나 연줄을 끊어 멀리 날려 보내기도 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정월 초삼일 아침에 점포에 상을 차려놓고 하루를 쉬는데 이를 '초삼일 쇠기'라고 한다. 또한, 정초에는 농사의 풍흉을 점쳐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점복을 통해 일 년의 신수를 예지해 보기도 한다. 특히 정초에는 십이지지일(十二支之日)에 따라 다양한 속신이 행해지기도 한다. 이십사절기의 하나인 입춘은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 대개 정월 13일 경에 든다. 입춘 날에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建陽多慶)' 등의 글씨를 써 집 대문이나 기둥에 붙이는데 이를 입춘첩(立春帖) 또는 입춘방(立春榜)이라고 한다.

[음력 2월 하드랫날]

2월 초하룻날을 광주광역시에서는 '하드랫날' 또는 '하리드랫날'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이날도 절일로 쳐서 차례를 지냈다고 하지만 오늘날에는 하지 않는다. 마을에 따라서는 당산제를 모시거나 줄다리기를 하는 곳도 있으며, 장사하는 집에서는 상을 차려놓고 한 해 장사가 잘되기를 빌었다.

이날 음식으로는 콩을 볶아 먹는데 이를 '좀 볶기', '굼벵이 볶기', '버러지 볶기' 등으로 부른다. 콩을 볶을 때에는 "새알 볶아라 쥐알 볶아라 콩알 볶아라."라는 말을 하면서 볶으면 새와 쥐가 없어져서 곡식을 축내지 않고 집 안에 노래기가 없어진다고 믿었다. 또한, 굼벵이나 버러지가 볶아지듯 콩을 볶아 먹으면 그해 병충해가 적어진다고 믿었다.

[음력 3월 삼짇날]

음력 3월 3일을 삼짇날이라고 하며, 강남 갔던 제비가 다시 돌아오는 날이라고 하여 '제비맞이'라고 하는 풍속이 있다. 봄에 처음으로 보는 제비에게 절 세 자리를 하고 왼손으로 옷고름을 줄였다가 다시 여미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삼짇날을 즈음하여 나비가 날기 시작하는데 노랑나비나 호랑나비를 보면 한 해의 운이 좋고, 흰 나비를 보면 상복을 입는다고 믿었다. 또한, 여성들은 인근 산으로 놀러가 진달래꽃을 따서 전을 부쳐 먹고 노는 화전놀이를 즐긴다. 그리고 무등산 인근에서는 약찜을 하기도 하였다.

[음력 4월 초파일]

음력 4월에는 석가탄신일인 초파일을 큰 명절로 지냈다. 초파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절에 찾아가 등을 사서 매단다. 초파일의 연등회(燃燈會)는 오늘날에도 성대하게 벌어지는 의식이며, 주로 부녀자들이 절에 등을 달면서 가족들의 무병을 기원하고 성공을 염원한다. 또한, 절에서 탑을 돌면서 각기 소원을 빌기도 한다.

[음력 5월 단오]

음력 5월에는 단오가 있다. 단오[수릿날]는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로, 수릿날이란 수레바퀴 모양으로 떡을 만들어 먹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단오는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큰 명절로 지냈으나 광주와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그보다는 미약하였다.

광주 지역에서도 단옷날 아침이 되면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상추 이슬을 받아 세수를 하였다. 이렇게 하면 머리가 검고 윤기가 나며 피부도 고와진다고 하며, 여름에 더위도 타지 않게 된다고 한다. 단옷날 음식으로는 모든 풀이 약이 된다고 하여 들의 쑥이나 익모초를 뜯어서 말리거나 찧은 다음 즙을 내어 마신다. 이렇게 하면 식욕이 왕성해지고 속병이 없어진다고 한다. 특히 백초가 약이라고 하여 어떤 풀이든 여러 종류의 풀을 베어 말리기도 하고, 방을 뜨겁게 한 뒤 방에 풀을 깔고 그 위에 자리나 가마니를 덮고 누워 찜질을 하기도 하였다.

[음력 6월 유두]

음력 6월의 대표적인 풍속으로는 '유두욕속(流頭浴俗)'이 있다. 유두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하며, 광주 지역에서도 옛날에는 유둣날 개울에서 머리를 감거나 폭포에서 물맞이를 했지만, 오늘날에는 하지 않는다.

광주 지역에서는 예부터 유둣날에는 용신 또는 고랑님네가 그해 곡식의 수확량을 정하는 때라고 하여 들에 나가 일을 하지 않았는데, 만약 이날 들에 나가 일을 하게 되면 그 고랑의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용왕제라고 하여 떡과 간단한 음식을 장만하여 물꼬나 밭고랑에 차려놓고 제를 지내면 그해 병충해 없이 농사가 잘된다고 한다.

그 밖에 절일은 아니지만 6월에는 복날이 있다. 하지(夏至)로부터 셋째 경일(庚日)이 지난 날이 초복이고, 다시 10일이 지나면 중복, 여기서 열흘이 지나면 말복이다. 복날에는 '복달임'이라고 하여 부모님께 국수와 닭고기 등을 대접하고 여름의 찌는 더위에 건강을 기원하였다.

[음력 7월 칠석]

음력 7월 7일은 칠석이라고 하여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만난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날이다. 광주와 전라남도 지역에서 칠석은 칠성(七星) 신앙과 연결되어 있어서 각 가정에서는 칠성신에게 치성을 드렸다. 간단히 떡과 나물을 준비하거나 정화수를 떠서 장독대나 우물에 단을 만들고 칠성신에게 자식의 명과 복을 빌었다. 또는 절에 가서 칠성당에 불공을 드리기도 하였다.

음력 7월 보름은 백중이다. 온갖 곡식이 마련되는 때이므로 백종(百種)이라고도 불리며, 정월대보름과 마찬가지로 기복(祈福) 행사를 하고 농가에서는 여름 농한기에 들어 하루를 쉬며 논다. 광주 지역에서는 이날 각 가정에서 차례를 모시고 성묘를 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날을 머슴날이라고 하여 장원례(壯元禮)를 한 상머슴을 소에 태우고 풍장놀이를 하고 씨름판을 벌이는 등 흥겨운 하루를 보냈다.

[음력 8월 한가위]

음력 8월 보름에는 추석 또는 한가위가 있다. 추석은 설과 함께 우리나라 2대 명절 중 하나이다. 아침 일찍 조상께 상을 차려 차례를 올리고 조상 묘소를 찾아 성묘한다. 광주 지역에서는 추석에 송편을 빚어 먹고 강강술래와 같은 놀이를 하며 하루를 보냈다. 또한, '중로보기[반보기]'라 하여 시집간 여자들이 친정 식구와 중간쯤 되는 지점을 정하여 서로 만나 회포를 풀기도 하고, 이웃 마을의 부녀자들끼리 일정한 장소에서 만나 준비해 간 음식으로 하루를 즐기기도 하였다.

[음력 9월 중양절]

음력 9월 9일을 중구 또는 중양절이라고 한다. 중구는 양수인 9[九]가 겹쳤다는 뜻으로, 오늘날에는 중양절은 명절로 지내지 않고 길일로만 여긴다. 광주광역시에서는 특별한 풍속이 없이 하루를 지낸다. 개인에 따라서는 이날 연고 없는 무덤을 찾아 제를 지내주기도 한다.

[음력 10월 상달]

음력 10월은 상달이라고 하여 그해의 햇곡식[新穀]을 신이나 조상에게 올리기에 가장 좋은 달로 여겼다. 따라서 음력 10월에는 대부분 조상의 묘소를 찾아 제를 올리는 시제(時祭)가 많았다. 광주 지역에서는 상달을 맞아 성주동이, 제석오가리, 조상단지, 철륭단지 등에 들어 있던 쌀을 햅쌀로 갈아준다. 쌀을 바꾸어 넣을 때에는 단지 안의 쌀의 모양을 보고 길흉을 점치기도 하였으며, 본래 단지 안에 있던 쌀로 밥을 지어 가족들끼리 나누어 먹었다.

[음력 11월 동지]

동지는 양력으로 12월 22일에 해당하는데, 음력으로는 11월을 동짓달이라고 한다. 동지는 '작은 설'이라고 부르며, 이날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여기는 것도 여기에서 전래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 지역에서는 동짓날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끓인 동지팥죽을 조상에게 올리고 대문, 부엌, 벽, 마당 등에 뿌려 잡귀의 출입을 막았다.

[음력 12월 섣달그믐]

한 해의 마지막 날을 제석 또는 섣달그믐이라고 한다. 이날 빚이 있는 사람은 해를 넘기지 않고 갚아야 하고 받을 사람은 꾸어준 빚을 다 받았다. 이는 그해 일은 그해에 마무리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광주 지역에서는 수세(守歲)라고 하여, 이날 잠을 자지 않는 풍속이 있다. 만약 이날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믿으며, 특히 아이들이 이를 심히 꺼렸다. 이 밖에도 섣달에는 눈을 병에 저장해 두었다가 이듬해 여름에 더위 먹었을 때 마시면 약이 된다고 하며, 시루떡을 찌고 난 다음 시루 안의 물을 감나무에 부어 주면 다음 해에 감이 많이 열린다는 속신도 전해진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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