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501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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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益山半栗村訪盧處仁不遇 |
영어공식명칭 | Iksanbanyulchonbangnocheoinburu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박세인 |
[정의]
1908년에 황현이 전라북도 익산의 반율마을에 살고 있는 노천수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한 소회를 읊은 한시.
[개설]
「익산반율촌방노처인불우(益山半栗村訪盧處仁不遇)」는 ‘익산 반율마을의 노처인을 방문하였으나 만나지 못하다’라는 의미이다. 황현(黃玹)[1855~1910]이 1908년에 지은 시이다. 시 제목에 나오는 ‘처인’은 석정(石亭) 이정직(李定稷)의 문하로 알려진 노천수(盧天壽)의 자이다. 「익산반율촌방노처인불우」는 황현이 전라북도 익산의 서쪽에 자리한 반율마을의 노천수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적은 시이다.
황현의 자는 운경(雲卿)이며, 호는 매천(梅泉)으로, 전라남도 구례 지역에서 저술과 강학으로 평생을 보낸 문인이다. 황현은 2,000여 편의 시를 남긴 뛰어난 시인이자, 강위(姜瑋)·이건창(李建昌)·김택영(金澤榮) 등 당대의 석학들과 교유한 지식인이었으며, 근대 교육기관인 호양학교(壺陽學校) 설립을 주도한 교육자이기도 하다. 또한 1910년 8월 6일에 한일병합이 강제로 체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절명시(絶命詩)」 4수와 유서를 남기고 음독 자결한 애국지사이기도 하다. 황현의 저술로는 문집인 『매천집(梅泉集)』 외에 『매천야록(梅泉野錄)』과 『오하기문(梧下記聞)』 등이 있다. 특히 『매천야록』은 1864년부터 1910년까지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기술한 역사서로서, 문헌의 사료적 가치가 높이 인정되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1955년 『한국사료총서』 1권으로 간행하였다.
[구성]
절(折), 몰(沒), 발(發), 월(月)을 운자로 쓰고 있는 오언율시 형식의 시이다. 시의 1구부터 4구까지는 벗을 찾아가는 여정을 읊었고, 5구부터 8구까지는 벗을 만나지 못한 소회가 드러나 있다.
[내용]
「익산반율촌방노처인불우」는 『매천집』 5권 ‘시(詩)-무신고(戊申稿)’에 수록되어 있다. 구례에 거주하던 황현이 익산 반율마을의 노천수를 방문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멀고 긴 여정이다. 작정하고 길을 나섰겠지만 아쉽게도 벗을 만나지는 못하였다. 5구의 ‘빈 들판 외로운 기러기 울음소리[野曠孤雁鳴]’는 이러한 황현의 허전함과 서운함을 보여 준다. 그러나 7구를 보면 황현의 허전함과 아쉬움이 비 온 뒤의 맑은 하늘처럼 개고 있다. 8구에서는 마치 집 안을 가득 비추는 달빛처럼 황현의 마음 또한 밝아지고 있음이 드러난다.
요조금마서(窈窕金馬西)[깊고 그윽한 금마의 서쪽]
세로영백절(細路縈百折)[좁은 길이 굽이굽이 이어지네]
봉인문군가(逢人問君家)[마을 사람 만나 그대 집을 물어]
급도일이몰(及到日已沒)[도착해보니 날이 이미 저물었다네]
야광고안명(野曠孤雁鳴)[빈 들판 외로운 기러기 울음소리]
촌고황화발(村古黃花發)[오래된 마을에는 국화가 피어 있네]
종야천우청(終夜天又晴)[밤새 하늘이 또 맑게 개어]
만당유명월(滿堂有明月)[집안 가득 밝은 달이 비치네]
[의의와 평가]
시의 표제에 드러난 노천수는 이정직의 문인이다. 황현은 전라남도 구례를 중심으로 이른바 ‘매천시파’를 이룰 정도로 시문에 뛰어났던 문인이고, 이정직은 19세기 중엽 이후 전라북도 김제 지역의 학풍과 문풍에 큰 영향을 끼친 문인이다. 이정직의 문인인 노천수를 방문한 황현의 행보를 통하여 황현이 이정직은 물론 이정직의 문인들과도 폭넓은 교유를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