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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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베짜는 노래」,「베짜기 노래」,「베틀 노래」,「베틀 소리」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백곡면 구수리 |
집필자 | 서영숙 |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와 백곡면 구수리에서 베를 짜며 부르던 노래.
[개설]
진천 지역에서 여자들이 베틀을 이용해 베를 짜며 부르는 길쌈노동요의 하나이다. 「베짜는 노래」, 「베짜기 노래」, 「베틀 노래」, 「베틀 소리」 라고도 한다. 삼국 시대에 신라 부녀자들이 길쌈 내기를 한 후 불렀다는 「회소곡」 에서 길쌈노동요의 연원을 찾을 수 있다. 「베짜는 소리」는 오랜 시간 동안 부녀자들에 의해 구비전승되어 오다가 근대에 와서 전문 가객들에 의해 사설이 짧아지고 후렴이 붙으면서 잡가로 변모하기도 하였다.
[채록/수집상황]
『진천군지』에는 「베짜는 소리」 두 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 한 편은 1992년 10월 30일 만승면[현재의 광혜원면] 실원리에 사는 박간난[여, 82세]이 부른 것을 임동철이 채록하였고, 또 한 편은 1993년 10월 17일 백곡면 구수리에 사는 방종길[여, 85세]이 부른 것을 서영숙이 채록하였다.
[구성 및 형식]
「베짜는 소리」의 형식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장편 서사적 노래로서 베틀의 형상을 길게 비유적으로 열거하다 마지막 부분에 남편 옷을 지어놓았는데 남편이 죽어 오더라는 이야기 줄거리를 갖추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단편의 서정적 노래로서 베를 짜는 여자의 심정이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장편의 노래는 전통적으로 구비전승된 향토민요이고, 단편의 노래는 근대에 와서 잡가화한 노래이다. 둘 다 1행 4음보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독창으로 부르나, 뒤의 것은 통속 민요화되어 선후창으로 부르기도 한다.
[내용]
진천 지역에서 채록된 「베짜는 소리」는 두 가지 내용을 지니고 있다. 장편으로 된 노래에는 옥경에서 놀던 선녀가 지상으로 내려와 옷을 짜서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는 내용이 들어 있고, 단편으로 된 노래에는 베를 짜서 무엇을 할까 하는 기대를 담고 있다. 박간난이 부른 노래는 장편에 속하고, 방종길이 부른 노래는 단편에 속한다. 베를 짜는 작업은 매우 오랜 시간 계속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제 베를 짜면서는 장편, 단편의 구별 없이 여러 가지 사설을 이어 길게 불러 나갔다.
옥경에서 놀던선녀 인간처에 나려오니/ 할일이 전혀없어/ 황금잎을 옥난간에 차려놓고/ 금단을 짜려하는 것도 맑고곱게 차려앉으니/ 북지춘하 드는 형상은 황금같은 꾀꼬리가/ 버들잎에 양육하는 형상이요/ 저할꼬진 형상은 동쪽무지개 떠있는 형상이요/ 눈뜬오리 노는형상은 강태공의 낚싯대로다/ 잉아대는 샘형제요 웅진대는 독신이오/ 용두머리 우는소리 외기러기 짝을짓고/ 울고가는 황소불러라/ 끌신끄는 형상은 소안이 구왕에 항복하는 형국일러라/ 필필이 짜내어 서울가신 서방님의/ 바지저고리 맵시있게 지어놓고/ 선녀치마 당초저고리 맵새있게 지어입고/ 하늘에로 올라가니 옛보던 선녀들이/ 원년황화 하느님께 특재하고/ 인간고락 겪으러 가시더니 인간고락이 어떠합니까/ 여보세요 말도마세요 인간고락은 만고풍선이올씨다[가창자-박간난]
짤그락짤그락 짜는베 하루이틀 짜-/ 단두필로 끊어내어 이베짜서 무어하나/ 우리동상 장개갈 때 가마얼개 쳐주지/ 우리동상 시집갈 때 가마얼개 쳐주지
[베짜서 그전엔 가마 위에다 그 베짠 필로다 얽어 가지고 갔어. 그 잘사는 부자나 그렇게 했다구]
이놈의 북아 말들어라 / 딸깍딸깍 빛날베를 잘두하네/ 매끈매끈두 잘나간다/ 이베를 짜서 누구를주나/ 우리 시아버님 도포해주지/ 우리 시어머니 치마해주지/ 우리낭군 곱게짜서 도포해주지[가창자-방종길]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베짜기는 길쌈 중 마지막 단계에 속하는 작업이다. 삼베, 모시, 명주, 무명 등의 원료에서 실을 자아낸 뒤 베날기[실의 길이를 고르게 하는 작업]와 베매기[실을 뻣뻣하게 하기 위해 풀을 먹이는 작업]의 과정을 거쳐 베틀에다 걸어서 베짜기를 하게 된다. 베짜기는 예전 농촌의 주된 생계 수단으로서, 여성들이 도맡아 해야 하는 일거리였다. 장날이면 짜놓은 베를 잘라내어 팔아 필요한 용품으로 바꾸어 오기도 했다.
[현황]
직조 과정이 자동화하면서 현재는 베 짜는 일을 수공으로 하지 않는데, 이 때문에 「베짜는 소리」도 더 이상 듣기 어렵게 되었다.
[의의와 평가]
진천 지역에서는 다양한 내용의「베짜는 소리」가 전승되고 있다. 그중 광혜원면 실원리에서 채록된 「베짜는 소리」는 노래 속 주 인물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로 되어 있다. 이는 전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베짜는 소리」의 내용과 비슷하나 마지막 부분에서 다른 지역의 「베짜는 소리」가 남편의 옷을 지어놓고 남편을 기다리는데 남편이 죽어 칠성판(七星板)에 뉘어 오더라는 결말로 되어 있는 데 비해, 진천 지역의 「베짜는 소리」는 선녀가 자신의 옷을 지어 입고 하늘에 올라가 옛날에 보던 선녀들과 다시 만나 인간 세상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개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