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8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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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明哥-安哥 |
영어의미역 | Two Men Named Myeong and A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미천면 |
집필자 | 송희복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에 전해오는 명씨(明氏)와 안씨(安氏) 두 친구의 성씨에 얽힌 갈등 이야기.
[채록/수집사항]
류종목과 빈재황이 1980년 8월 4일 미천면(美川面) 오방리(梧坊里) 상촌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편찬한 『한국구비문학대계』8-3에 수록되었다. 제보자는 박시원[당시 75세]이다.
[내용]
한 마을에 사는 명씨와 안씨는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다. 그런데 명씨는 안씨더러 늘 ‘무당 자식’이라고 놀려댔다. 그도 그럴 것이 안씨의 성인 안(安) 자는 한자의 상형으로 볼 때 ‘갓머리 밑의 계집 녀’이기 때문이다. 계집이 갓을 쓴 경우는 무당밖에 없으니 이치에 맞는 얘기였다.
안씨는 명씨의 고약한 말버릇을 고치기 위해 마을에 시주하러 오는 스님과 미리 계획을 세웠다. 어느 날, 안씨가 명씨에게 말했다. “오늘 우리 집에 중이 왔는데, 사람을 보니까 보통 중이 아닌 듯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소문도 많이 들었을 게고 학식도 넉넉한 사람인 듯하니, 오늘 우리 집으로 청할 테니 우리 그 중에게서 재미있는 세상 이야기나 한번 들어보자꾸나.” 명씨는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무당 자식’의 집에서 좋은 ‘이바구’ 한 번 들어볼까 하면서 아예 마실 술까지 청해 놓았다.
스님의 얘기는 이러했다. 한 동네의 처녀가 새벽녘에 우물가에 물을 길으러 갔는데, 난데없이 한 중이 나타나 그 처녀를 범하고 말았다. 일을 끝내고 중이 가려고 하자 처녀는 붙잡으며 당신이 누구냐고 물었다. 중은 ‘강원도 금강산 일경사에 있는 일경스님’이라고 했다.
또 이튿날에 처녀가 새벽녘에 물을 길러 가니 어제처럼 또 다른 중이 처녀를 범했다. 일을 치르고 가려고 하는 중의 바지를 잡고 당신이 누구냐고 물으니 ‘강원도 금강산 월경사에 사는 월경스님이오’ 하면서 총총히 사라졌다.
그 후 처녀가 남자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의 아비가 일경인지 월경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아이의 성을 날 일(日)자와 달 월(月)자를 합해 밝을 명(明)자로 정했다고 한다. 이처럼 스님이 명씨의 유래에 대해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안씨는 명씨를 가리켜 ‘저 놈의 성이 명가요.’ 했다. 명씨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하면서 안씨에게 ‘예끼, 망할 놈’이라는 말 한마디를 내뱉더니 나가버렸다. 그 이후로는 명씨는 안씨에게 ‘무당 자식’이라고 놀리지 않았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일종의 인생담이다. 인생담에는 대체로 두 가지 모티브가 있다. 한 사람의 전기적(傳奇的)인 내용을 이야기하는 일생담과 두 사람 이상의 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갈등을 빚어내는 이야기로 된 인간담이 있다. 이 경우는 후자이다. 친한 친구로부터 놀림을 받자 남녀의 사간(私姦) 관계로써 재치있게 앙갚음하는 경우의 모티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