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문신 임훈이 무주의 덕유산 향적봉을 등반하고 그 내용을 기록한 글.

[개설]

임훈(林薰)[1500~1584]의 본관은 은진(恩津)이며, 자는 중성(仲成), 호는 갈천(葛川)·고사옹(故査翁)·자이당(自怡堂)이다. 경상남도 거창군 북상면 출신으로, 아버지는 진사 임득번(林得蕃)이다. 경명 수행자(經明修行者) 6인에 천거되어 이항(李恒)·한수(韓脩) 등과 같이 사정전(思政殿)에서 명종에게 치국 안민책을 강론하였다. 언양 현감, 광주 목사를 역임하였으며, 벼슬에서 물러난 뒤에는 고향인 북상면에서 살았다.

임훈의 시문은 병화(兵火)를 겪어 산일(散佚)되었는데 증손이 약간 편을 수합하고 송시열(宋時烈)의 서(序)를 받아 1665년에 『갈천집(葛川集)』을 간행하였다. 그 후 지제교(知製敎) 이은상(李殷相)의 사액 제문(賜額祭文)을 부기(附記)하여 초간본을 복각 간행하였으나 간행 시기는 미상이다. 「덕유산 향적봉기(德裕山香積峰記)」는 『갈천집』 권3에 실려 있는 기행문이다. 『갈천집』 초간본은 4권 2책의 목판본으로 간행되었으며, 고려 대학교 도서관,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성균관 대학교 도서관, 연세 대학교 도서관, 한국학 중앙 연구원 장서각 등에 소장되어 있다. 복각 중간본은 국립 중앙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

『갈천집』 권수에는 1665년에 쓴 송시열의 서(序)가 있다. 권1의 시(詩)는 5언 절구 6제, 5언 율시 6제, 7언 절구 16제, 7언 율시 12제로서 시체별(詩體別)로 편차되어 있다. 저자는 젊어서 시작(詩作)을 즐겨하지 않았고 만년에야 우흥시(寓興詩) 및 수창시(酬唱詩) 몇 편을 남겼다. 이 때문에 그가 남긴 시는 많지 않으나 그의 시는 충담혼후(冲淡渾厚)하여 그의 사람됨과 같았다고 한다. 부(賦)는 토폐(土陛)·와(蝸)·앙마(秧馬) 3편이다. 권2에는 소(疏) 1편, 소대초(召對草) 1편, 사은 봉사(謝恩封事) 2편, 대인 의소(代人擬疏) 2편, 묘갈명(墓碣銘) 3편, 서(序) 3편, 서(書) 3편이 있다. 소장류(疏狀類)는 유일(遺逸)로 천거된 이후에 지은 것으로 당시의 폐단을 시정하도록 청한 글이다. 이 밖에 유호인(兪好仁)·임득번(林得蕃)[선부군(先府君)]·노진(盧禛)의 행장(行狀)이 있다. 권3에는 「의송사악비정충기(擬宋賜岳飛精忠旗)」를 비롯하여 제문(祭文) 1편, 통문(通文) 1편, 「서유자옥유두류록(書兪子玉遊頭流錄)」, 기(記) 8편이 있다. 「덕유산 향적봉기」는 향리의 진산(鎭山)인 덕유산의 향적봉을 등반한 내용을 기록한 장편의 기행문으로 본문은 3,122자이다. 이 밖에 습유(拾遺)로서 「생원 이공 묘갈(生員李公墓碣)」 1편이 있다. 권4에는 정유명(鄭惟明)이 지은 행장과 정온(鄭蘊)이 지은 갈명(碣銘)을 비롯하여 제문 2편, 만사(挽詞) 2편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