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3014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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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홍수막이,횡수막이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
집필자 | 서영각 |
[정의]
경기도 양주 지역에서 좋지 않은 운수를 막기 위해 지냈던 의례.
[개설]
홍수맥이는 보통 음력 정월 초에 뜻밖에 당할 수 있는 사람의 액운을 미리 막거나 피한다는 예방적 차원으로 행하는 의식이다. 이를 홍수막이, 횡수막이 등이라고도 한다. 홍수맥이란 ‘뜻밖에 닥쳐오는 재액을 막는다’는 횡수(橫數)막이가 잘못 전해진 글자의 음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민간에서 전래되어 오면서 굳어 버렸기 때문에 편의상 홍수맥이 또는 홍수막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홍수맥이의 한 사례로서 가족의 옷이나 동정[한복의 경우]을 신당[또는 서낭당]에 가지고 가서 걸어둠으로써 평소에 따라 들어온 잡기가 그 옷을 따라 나가도록 하는 행위를 들 수 있다. 초상집에 다녀오거나 혼인집에 드나들 때 잡귀의 침입을 받기 쉬운데 바로 이런 나쁜 운수를 제거하는 의식이다. 다시 말해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겪는 나쁜 운수, 흉측한 운수를 피하거나 제거하는 일을 홍수맥이라고 한다. 이 홍수맥이는 가족 단위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원 및 변천]
사람들은 평소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잡귀가 찾아들어 갖가지 액운이 따른다고 믿었다. 잡귀를 떼어내 버리려면 옷이라든가 평소에 몸 가까이 두었던 것을 버림으로써 옷이나 가까이 하던 물건에 붙어 있던 잡귀가 그것을 따라 나가도록 한다는 데서 홍수맥이라는 의식이 시작되었다. 횡재가 생활하는 사이에 찾아오는 재물 운이라면, 그와 반대로 횡수는 일상생활 속에서 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액운이다. 그러므로 횡수는 날마다 또는 달마다, 그리고 해마다 찾아오거나 생기는 것이라고 믿었다.
일 년 열두 달 찾아오는 횡수를 막아내는 노력은 무가(巫歌)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정월에 드는 홍수 설날 차례로 막아내고, 이월에 드는 홍수 이월 영등에 막아내고, 삼월이라 드는 홍수 삼월 삼짇날에 막아내고, 사월에 드는 홍수 사월 초파일에 막아내고……”로 시작되는 내용은 홍수와 일생상활에서의 시간이 갖는 상관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일 년 열두 달에 드는 횡수를 매년 정초에 막기 위해 홍수맥이를 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보아 시간적으로 옛날 사람들은 한 달 단위로 묶어서 횡수를 생각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홍수맥이는 액운에 대한 예방적 조치이자 하나의 기원 의식이었다.
이 홍수맥이는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행해지던 주술적 의례였으나 이제는 모두 사라져 그야말로 전설이 되었다. 1970년대를 끝으로 산업화와 더불어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이런 의식에도 크게 변화가 왔고, 결국 무속(巫俗)의 퇴조와 함께 이런 의례도 우리 생활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양주 지역의 홍수맥이도 여느 지역과 똑같이 정월 초에 주로 무당을 찾아가서 행해졌다. 한 해의 모든 액운을 내보내기 위해 무속인을 찾아가 액막이를 하였으며, 자신들이 입던 옷을 서낭당에 걸어 두곤 했다. 양주시 광적면 비암리에 있는 서낭당이 가장 대표적인 홍수맥이 장소였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절차]
가장 흔한 홍수맥이는 정초에 하는 것이었다. 집안에 드는 횡수 중에서 가장 큰 것은 해를 바꾸면서 드는 액운이다. 가족의 평안을 위해 잡귀를 물리치고 횡수를 없애기 위해 정초에 신당이나 서낭당에 올라가 홍수맥이를 하였다. 이때 무당의 도움을 받아 가족의 옷에서 동정을 떼어내 가져가거나 입던 옷을 그대로 가져가 서낭당이나 신당에 걸어 두고 가족에게 혹시 따라 들어온 잡귀가 그 옷을 따라 나가도록 하였다. 평소 그 사람이 입던 옷이나 좋아하던 소지품을 버림으로써 잡귀가 들어오지 않도록 한다는 믿음이 이런 의례를 만들어낸 것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홍수맥이는 개인이 죽음을 당하였거나 치명적인 사고를 당하였을 경우 살기를 가진 나쁜 운수를 몰아내기 위한 살풀이와 같은 의미를 갖고 있으나 그 방식이 다르다. 특히 살풀이가 사후 처방이라면 홍수맥이는 예방적 사전 조치이다. 이는 액운을 피하고 좋은 운을 불러들인다는 예방적 차원을 넘어 심리적으로 좋은 운을 불러들이려는 의식으로 볼 수도 있다. 양주 지역의 홍수맥이는 경기도의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산신제가 많이 실시되었던 양주 지역의 특성상 정초에 또 홍수맥이를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