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20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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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百中 |
이칭/별칭 | 백중일,백종일,백중절,망혼일,불공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
집필자 | 문애리 |
[정의]
경상북도 영천 지역에서 음력 7월 15일에 지내는 명절.
[개설]
백중(百中)은 음력 7월 보름에 드는 속절(俗節)로, 백종(百種)·중원(中元) 또는 망혼일(亡魂日)·불공날이라고도 불린다. 백종(百種)은 이 무렵에 여러 가지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백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고 하여 유래된 말이며, 망혼일이라 한 까닭은 망친(亡親)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술·음식·과일을 차려 놓고 천신(薦新)을 드린 데서 비롯되었다.
백중은 농민들이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 추수를 하기 전에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날로, 주로 농사를 지었던 영천 지역에서는 일의 고됨을 달래고 이웃과의 친목 도모를 위해 백중 행사가 거행되었으며, 조상들을 위해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기도 했다.
[연원 및 변천]
백중의 별칭인 중원(中元)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삼원(三元)의 하나로서, 이날 천상(天上)의 선관(仙官)이 인간의 선악을 살핀다고 하는 데서 연유하였다.
입하(立夏)로부터 시작되는 여름은 ‘녀름짓다’라는 옛말처럼 밭매기와 논매기 등 농사일이 한창인 계절이다. 그러나 ‘어정 7월, 동동 8월’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농촌의 7월은 바쁜 농번기를 보낸 뒤이면서, 한편으로는 가을 추수를 앞둔 달이어서 잠시 허리를 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백중’이라는 속절(俗節)을 두어 농사일을 멈추고, 천신의례 및 잔치와 놀이판을 벌여 노동의 지루함을 달래고 더위로 인해 쇠약해지는 건강을 회복하고자 했다.
이날이 되면 머슴들과 일꾼들은 특별히 장만한 아침상과 새 옷 및 돈을 받는데, 이것을 "백중 돈 탄다"라고 하였다. 백중 돈을 탄 이들은 장터에 나가 물건을 사거나 놀이를 즐기는데, 이때 서는 장을 특별히 ‘백중장’이라 하여 풍장이 울리고 씨름 등을 비롯한 갖가지 흥미 있는 오락과 구경거리가 있어서, 농사에 시달렸던 머슴이나 일꾼들은 마냥 즐길 수 있는 날이다.
백중날에는 지역에 따라 농신제(農神祭)와 더불어 집단 놀이가 행해지는데, 이를 ‘백중놀이’라고 한다. 백중놀이는 농촌에서 힘겨운 세벌 논매기를 끝내고 여흥으로 여러 가지 놀이판을 벌여 온 데서 비롯된 것으로, 일종의 마을 잔치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영천 지역에서는 7월 중순경 백중 즈음에 품앗이로 하는 세벌 논매기가 모두 끝이 난다. 마을의 세벌 논매기가 끝나는 날 일꾼들은 소를 타고 마을로 들어오며, 논 주인은 음식을 준비해서 일꾼들을 대접하고 일꾼들은 마당에서 북도 울리고 논매는 흉내도 내며 논다.
영천시 청통면 범재마을은 각 집의 세벌 논매기가 끝날 때가지 며칠씩 돌아가며 일꾼들을 위해 음식을 대접하고 논다. 이때는 벼가 잘 자라서 키가 크니까 잡초도 많지 않아 이렇게 쉴 수 있었다.
영천 지역에서는 백중을 하늘이 열리는 날이라 믿었기 때문에, 조상들을 위해서 불공을 드리거나 산소에 가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망친의 혼을 달래기 위해서 떡과 술·안주·과일 등을 준비해서 산소에 가서 차례를 지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