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9028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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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Soettonge Jappajin Horangi |
영어의미역 | A Tiger That Slipped on the Cow Du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갈담리 |
집필자 | 정혜경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갈담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호랑이 잡은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5년에 채록되어 『용인군지』에 실려 있다.
[내용]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노파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날마다 심술 고약한 호랑이 한 마리가 노파가 애써 가꾼 무밭을 못쓰게 짓밟아 놓았다. 견디다 못한 노파는 한 꾀를 생각해 내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는 호랑이에게, “호랑이님, 오늘밤 제가 팥죽을 맛있게 쑤어 드릴 테니 우리집에 한 번 오시구려. 그리고 제발 무밭은 짓밟지 마세요.” 하였다. 호랑이는 선뜻 응낙하며, “그것 참 좋소! 내 오늘 저녁때 할멈집으로 갈 테니 팥죽이나 맛나게 쑤어 놓으시오.” 하였다.
일이 계획대로 되자 노파는 집으로 돌아와 장독간 화로에 꺼진 숯불을 묻어 두고 부엌 물통에 고춧가루를 풀어 놓은 뒤 선반 행주에는 바늘을 가득 꽂아 두었다. 그런 다음 문 밖에는 쇠똥을 잔뜩 깔고 마당에는 멍석을 펴놓았다. 끝으로 대문간에 지게를 세우고 호랑이를 기다렸다.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호랑이가, “어이 추워! 웬 날씨가 이렇게 추울까?” 하면서 노파의 집으로 들어왔다.
“할멈 방이 왜 이리 춥소?” 하는 호랑이의 말에 노파는, “춥거들랑 장독간에 가서 화로를 가지고 오구려!” 하였다. 노파의 말에 호랑이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화로를 가지러 강독간으로 갔다. 그런데 화로에 불이 꺼져 있었다. 호랑이는 큰 소리로, “할멈, 화로에 불이 꺼졌소.” 하였다. 노파가, “그럼 입으로라도 불어 보구려!” 하자 호랑이는 숯불을 불었다. 후후 불다 보니 눈에 재가 들어갔다.
호랑이는 다시, “할멈 눈에 재가 들어갔는데 어떡하면 되오?” 하고 소리쳤다. “부엌에 가서 물통에 있는 물로 눈을 씻구려!” 호랑이는 노파가 일러준 대로 부엌으로 가서 눈을 씻었는데, 그건 다름아닌 고춧가루 섞인 물이었다. 호랑이는 금방이라도 눈알이 빠질 듯 따갑고 아프자, “아이쿠, 아파라!” 하며 소리쳤다. 노파는 시치미를 뚝 떼고, “눈에 무엇이 들어간 모양이니 선반에 놓인 행주로 얼른 눈을 닦아 보구려!” 하였다.
노파의 말에 따라 호랑이는 행주로 눈을 닦다가 바늘에 눈알이 찔려 죽겠노라고 비명을 질렀다. 그제야 호랑이는 노파에게 속은 걸 알고 달아나려고 대문을 나서다가 그만 쇠똥에 미끄러져 벌떡 나자빠졌다. 그러자 마당에 펼쳐져 있던 멍석이 발이라도 달린 듯 호랑이를 둘둘 말아서는 지게에 올려 주었다. 할머니는 냉큼 호랑이를 실은 지게를 짊어지고 가서 바닷물에 던져 버렸다.
[모티프 분석]
「쇠똥에 자빠진 호랑이」는 못된 호랑이에게 피해를 입은 할머니가 지혜를 발휘하여 호랑이를 포획했다는 이야기이다. 「쇠똥에 자빠진 호랑이」는 누적 형식으로 한 행위가 원인이 되어 다음 행위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간을 위협하는 호랑이가 골탕을 먹는 장면이 흥미롭게 제시되어 통쾌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