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9028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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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同生- |
영어음역 | Yeou Dongsaengeul Mullchin Oppa |
영어의미역 | The Tale of a Man and His Fox Sister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평창리 |
집필자 | 김효림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평창리에서 여우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용인시 양지면 평창리에 사는 윤정현이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2006년에 출간한 『용인시사』4에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 어떤 사람이 아들은 있는데 딸이 없어서 딸 하나 낳기를 소원하였다. 그런데 어떻게 하여 임신을 하고 딸을 낳게 되었다. 어렵게 얻은 딸이 참으로 예쁘고 귀해서 아들 말은 무시해도 딸의 말은 다 들어줬다. 그 집이 동네에서는 재산도 많고 농사도 많이 짓는 갑부 집안이었는데, 이 딸이 태어난 이후로는 자고 일어나면 짐승이 한 마리씩 없어지는 것이었다. 그 많던 짐승이 계속 사라지자 하루는 그 집 아들이 밤을 새워 망을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외양간 뒤에 숨어 하루 저녁 밤을 샐 각오로 망을 보고 있는데, 방에서 여동생이 나오더니 부엌에 들어가 큰 함지박을 들고 나왔다. 그러고는 외양간으로 들어가서는 소 궁둥이에 그릇을 놓고는 손을 넣어 소 창자를 모두 긁어냈다. 잠시 후 소가 쓰러져 죽었는데, 여동생은 창자 긁어낸 것을 맛있게 먹어 치우고는 입을 싹 닦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들이 다음날 부모님께 어젯밤 이야기를 모두 하자 부모는, “이놈이 제 동생을 죽이려고 저런 소리를 한다.”면서 믿지 않았다.
아들은 부모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또 이렇게 이 집에서 계속 살다가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 싶어서 집을 나갔다가 몇 년이 지나서야 돌아오게 되었다. 돌아와 보니 집에는 부모님도 안 계시고 짐승이며 동물도 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 방 안을 살펴보자 여동생만 자리에 앉아 있었다. 동생에게 그간 잘 있었느냐고 말을 걸자 동생이 반색을 하며 오빠를 반겼다. 부모님은 어디에 가셨느냐고 물으니까 모두 돌아가셨다고 했다.
아무래도 동생이 의심되어 그날 밤 문고리를 잠그고 단단히 문단속을 하고 자는데,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빨간병 하나와 파란병 하나를 주면서, “이 병을 가지고 빨리 도망가라. 도망가다가 여동생인 여우가 쫓아와 잡힐 것 같으면 병마개를 따서 뿌려라.” 하고는 사라졌다. 자고 일어나 동생 모르게 살짝 나와 정신없이 도망치는데, 동생이 어떻게 알고 쫓아 나와서는 같이 가자고 불러댔다.
금방 잡힐 것 같아서 파란병을 따서 던지자 곧 냇물이 생겨 여동생이 빠져 허우적거렸다. 그 사이에 또 뛰어 한참을 도망갔는데 언제 왔는지 여동생이 쫓아왔다. 그래서 남은 빨간병을 내던지자 가시나무 울타리가 생기면서 불이 확 붙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오빠는 계속 도망을 가서 살았고 여동생인 여우는 결국 가시나무에 걸려 불에 타 죽어 버렸다. 딸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 하고 공을 들였는데 딸이 아니라 여우가 태어나 집안을 폭삭 망하게 한 것이다.
[모티프 분석]
여우는 오래 전부터 우리 문화 속에서 일정한 의미로 자리하고 있었던 동물로 보인다. 특히 구미호의 경우 설화에서 가장 부정적인 변신의 주역으로, 인간을 미혹시키고 삶의 평화를 파괴하는 위협적인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여우 동생을 물리친 오빠」는 눈앞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고 뒤에 숨겨진 악을 알아보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질타하는 설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빨간병 파란병’은 여우나 괴물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화소로, 착한 주인공의 목숨을 살려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