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902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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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炭川-東方朔 |
영어음역 | Tancheongwa Dongbangsak |
영어의미역 | Tancheon and Dong Fangshuo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
집필자 | 김효림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서 탄천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삼천갑자 동방삭 이야기.
[개설]
탄천(炭川)은 용인시 구성면 청덕리 높이 340m 지점 남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수지구 풍덕천동 앞을 지나는 강이다. 조선시대에는 ‘검내’라고 불렸으며, 지금도 숯내·숫내·탄천이라고 불린다.
[채록/수집상황]
1982년 11월 3일에 수지면 풍덕천리에 사는 심원빈이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85년에 출간한 『내 고장 옛 이야기』에 수록하였다.
[내용]
어느 날 저승사자가 동방삭을 잡으러 왔다. 그러나 동방삭은 그가 저승에 있을 때 천상에서 큰 공을 세운 후 옥황상제로부터 삼천갑자를 살도록 특권을 받았다고 속여 저승사자를 돌려보냈다. 저승사자는 다시 인간들의 생명록을 뒤져본 다음 동방삭의 수명이 60년밖에 되지 않았음으로 다시 잡으러 왔다.
이번에도 동방삭은 등창 앓던 종기 자국을 보이며, 이것이 옥황상제의 인(印)이라고 또 속였다. 천상에서의 일 각은 지상에서는 몇백 년의 세월과 같았음으로 동방삭은 삼천갑자라는 수명을 누릴 수 있었다.
결국 저승사자는 옥황상제께 삼천갑자의 생을 누리도록 동방삭에게 특전을 베풀었는지의 여부를 조회해 보았으나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동방삭은 용인에 숨어들었다. 저승사자가 동방삭이 숨을 만한 곳은 모두 찾아보았으나 헛수고였다.
생각 끝에 숯을 한 짐 져다가 개울에 앉아서 매일 숯을 닦았다. 어느 날 동방삭이 개울 근처를 지나다가 검은 냇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상류 쪽으로 가보니, 웬 멍청하게 생긴 사람이 숯을 닦고 있었다. 이상히 여겨 그 연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닦고 있으면 아무리 검은 것이라도 언젠가는 희게 될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동방삭은 하도 어이가 없어, 자신이 삼천갑자를 살았지만 숯을 닦아 희게 만들겠다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가 신분이 탄로되어 그 자리에서 저승사자에게 잡혀갔다. 그후 사람들은 이 내를 숯내, 또는 탄천이라고 불렀다.
[모티프 분석]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서 전해 오는 ‘동방삭 설화’는 동방삭이 어떻게 오래 살게 되었고, 그렇게 오래 살았음에도 어떻게 죽게 되었는가에 관심이 모아져 있다. 한국 설화 속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동방삭 이야기에는, 단명한 동방삭이 저승사자를 잘 대접하였다가 그 정성을 받은 저승사자가 보답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잡아 가거나 명부를 고쳐 수명을 연장하였다는 내용이다.
용인시에서 전하는 「탄천과 동방삭」에서는 동방삭이 저승사자를 속여 삼천갑자를 살게 된다. 그러나 저승사자가 숯 씻는 것을 보고 “삼천갑자를 살았지만 숯을 닦아 희게 만들겠다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함으로써 신분이 노출되어 잡힌다는 것은 거의 같은 양상으로 구전된다.
이러한 동방삭은 한국의 설화 속에서 심술을 부리거나 선행을 하는 복합적 성격을 드러내어, 단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뛰어난 재주를 지니게 되지만 결국에는 어처구니없는 말 한마디로 죽게 되는 기인으로 나타난다.
한국 구비문학에 나타나는 동방삭 설화는 단순히 삼천 년이나 산 장수의 대명사로서의 동방삭의 면모만 나타낸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살다가 어처구니없이 죽은 동방삭이라는 보편적 인간의 삶의 궤적을 새로운 설화의 언어로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