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9029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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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破戒僧-行脚 |
영어음역 | Pagyeseungui Haenggak |
영어의미역 | The Tale of a Depraved Monk |
이칭/별칭 | 「도수승(渡水僧)」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운학동 |
집필자 | 김효림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운학동에서 전해 내려오는 파계승을 징치한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2년 1월 8일에 운학리[현 처인구 운학동] 별학마을에 사는 이종태가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84년에 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1-9에 수록하였다. 용인의 다른 지역에서는 「도수승(渡水僧)」이란 제목으로 널리 알려진 설화이다.
[내용]
한 과부가 슬하에 둔 아들 하나를 절로 공부하러 보냈는데, 한 중이 아이 어머니가 과부인 것을 알고는 늘 딴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아이를 볼 때마다, “너희 어머니가 내 말 안 하더냐?” 하고 물었다. 아이가 멋도 모르고, “아무 말씀 안 하시는데요.” 하니, 중이 연거푸 너희 어머니 아무 말씀 없으시냐고 물었다.
아이가 집에 가서, “스님이 너희 어머니가 내 말 안 하더냐? 하고 자꾸 물으세요.”하자 부인이 사정을 눈치채고는, “또 묻거든 오늘 저녁에 놀러오시라고 그래라.” 하였다. 절에 돌아가 또 중이 묻자 아이는 어머니 말씀을 그대로 전했고, 신이 난 중은 밤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 사이 과부는 한 서너 되 정도 되는 날콩을 갈아서 물에 진하게 타놓고는 이웃집 총각 아이를 불러다가, “우리집에 불이 다 꺼지거든 와서 이야기책을 빌려달라고 해라. 내가 방으로 들어오라고 할 테니, 이야기책을 꺼내 고르되 어떤 책이든 전부 몇 장만 보다가 ‘재미없습니다.’ 하고 내려놓고 해서 밤만 새워 달라.”고 부탁하였다.
해가 지고 중이 찾아왔는데 명색이 아들 선생이니 반갑게 대접하면서, “저녁식사에 이걸 꼭 잡숴야 합니다. 이걸 잡수셔야 주무시고 가지 아니면 못 주무시고 가십니다.” 하고는 낮에 만들어 둔 날 콩물을 내주었다. 중은 자고 갈 욕심에 콩물을 다 들이키고는 훌훌 벗고 아랫목에 들어가 누웠다.
과부도 옷을 벗는 체하고 불을 끄자 기다렸다는 듯이 총각 아이가 와서는 이야기책을 빌려달라고 하였다. 과부는 누워 있던 중놈에게, “뒷문에 가서 있다가 책을 빌려 가거든 들어오십시오.” 해서는 벌거벗은 채로 내쫓았다.
총각이 방에 들어와서 “이것도 재미없습니다. 저것도 재미없습니다.”만 계속하다 보니 날이 밝아왔다. 중이 생각하기에, 여기서 날이 새면 과부와 잠자는 것은 벌써 틀린 일에다 톡톡히 망신을 당할 것이 뻔했다.
그리하여 중은 닭이 울자마자 옷도 챙겨 입지 않고 맨발로 절을 바라보고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간신히 절에 도착해 방에 들어가자 중들이 모두 잠을 자고 있었다. 아무 데나 비집고 들어가 잠을 청하려는데, 저녁에 먹은 콩물이 배를 부글거리게 하여 죽을 지경이 되었다.
아랫배가 너무 아파 일어나 화장실에 가려는데 갑자기 대변이 쏟아져 나와, 자는 중의 낯짝이건 말건 다 쏟아져 버렸다. 잠결에 벼락을 맞은 중들이 벌떡 일어나, “너 어디 가서 무슨 짓을 하고 왔느냐.”며 몽둥이를 들고 죽지 않을 만큼 팼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구비전승이나 문헌 속에 표현된 승려는 인간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갈등을 야기하거나 해소하는 존재로 나타난다. 때론 가해자나 피해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승려의 행위는 신이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부터 보복과 살인에 이르기까지 인간군상의 다양한 면모를 두루 드러내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이러한 승려들은 인물의 성격에 따라 고승형, 요승형, 도승형, 파계승형, 우승형으로 나타난다. 「파계승의 행각」은 그중 파계승에 관한 내용으로, 파계승이 한 여인의 지략으로 벌을 받는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