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3013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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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東江- |
영어공식명칭 | Dong-gang lion's mane mushroom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강원도 영월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낙현 |
[정의]
1999년 동강댐 건설에 반대하는 문인들이 강원도 영월군 동강을 모티프로 창작한 시, 소설, 산문을 모아 간행한 문집.
[개설]
『동강의 노루궁뎅이』의 머리글인 ‘책을 내면서’에는 동강을 걱정하는 문인들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동강을 모티프로 한 시, 소설, 산문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본다. 시인, 소설가 여덟 사람이 저마다 문자향이나 다른 문자들로 써 저잣거리의 책을 만들었으나 글쓴이들의 마음은 하나같이 언제나 사라질지 모를 동강에서 안쓰럽고 초조하게 흐르고 있다 말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동강의 노루궁뎅이』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동강 살리기’에 참여한 여러 문인들이 동강에 바친 문집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동강의 노루궁뎅이』 앞부분에는 직접 작품을 수록하지는 않았지만 ‘동강 살리기’에 서명한 문인 230명의 명단이 적혀 있다.
[구성]
『동강의 노루궁뎅이』에는 여덟 명의 문인들의 작품 13편이 수록되었다.
시 작품은 신경림(申庚林)[1936~]의 「흘러라 동강, 이 땅의 힘이 되어서」, 이하석(李河石)[1948~]의 「동강」, 「동강2」, 「동강3」, 「동강댐 막으면」, 「동강 아리랑」, 「강」, 정호승(鄭浩承)[1950~]의 「비오리의 편지」, 신현림(申鉉林)[1961~]의 「동강을 그냥 놔두세요」, 최승호(崔勝鎬)[1954~]의 「이것은 죽음의 목록이 아니다」 등 10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로는 정찬(鄭贊)[1953~]의 「깊은 강」과 최성각(崔性珏)[1955~]의 「동강은 황새여울을 안고 흐른다」 등 2편이 수록되어 있고, 산문으로는 김하돈의 「동강대란, 1999년, 봄」이 수록되어 있다.
[내용]
『동강의 노루궁뎅이』는 강원도 영월의 동강을 주제로 한 시, 소설, 산문 등의 모음집이다. 신경림은 시 「흘러라 동강, 이 땅의 힘이 되어서」에서 “더 많은 물을 얻어 더 잘 살기 위해서라지만/ 따스한 동굴과 포근한 강변을 물에 묻어/ 천년을 함께 살아온 반딧불이와 수달이/ 날개를 늘어뜨리거나 어깨가 처져서/ 갈 곳 없어 비슬거리게 해서는 안 된다/ 이 나라에 넘치는 땅의 향기가/ 갑자기 악취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라고 노래하면서, 개발과 환경의 대립으로 인한 동강의 문제를 다루었다. 또한 동강 시 연작을 발표하여 온 이하석은 “댐 막으면/ 마지막 남은,/ 상처 없이 밝은 이 고요/ 없어지겠네, 아리랑!”이라며 안타까운 「동강아리랑」을 부른다. 최승호는 ‘관박쥐’, ‘아무르장지뱀’, ‘용수염풀’, ‘괴불나무’, ‘더위지기’ 등 이름조차 낯선 동강 유역의 산림 생태 목록 그 자체를 적어 시 「이것은 죽음의 목록이 아니다」를 썼다. 최승호는 “내가 그들로 태어났을 수도 있다. 그랬더라면 내 삶은 삶을 사랑하는 일에 바쳐졌을 것이다.”라며 사라져 가는 자연의 친구들을 안타까워한다. 정호승은 「비오리의 편지」에서 “도둑놈풀의 마음속에는/ 도둑의 마음이 없습니다/ 비오리의 마음속에도/ 사람을 훔칠 마음이 없습니다/ 우리가 진정 가난하다는 건/ 함께 사랑하고/ 위로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자연과 멀어지는 인간의 삶이야말로 가난이라 노래한다.
강원도 출신인 최성각은 「동강은 황새여울을 안고 흐른다」라는 르포형 중편소설을 썼다. 현지 취재를 토대로 ‘동강 살리기’ 운동 논리를 개진하고 있다. 최성각은 작품 속에서 동강에 무관심한 한국수자원공사를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정찬은 소설 「깊은 강」에서 자연과 문학의 관계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원론적으로 짚어 보았다. “해마다 동강을 찾아가 곰처럼 겨울잠을 자는 사나이”라는 상상적인 존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류 절멸이 예견되는 시대에 작가는 과연 무엇을 말하여야 하는가를 제시하였다.
한편 김하돈은 동강 현지답사를 통하여 쓰레기 더미와 관광객 등쌀에 더욱더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동강의 모습을 「동강대란, 1999년, 봄」이라는 산문에 담아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었다.
[특징]
『동강의 노루궁뎅이』는 동강댐 건설에 반대하는 문인들이 동강을 살리자는 목적으로 간행한 문집이다. ‘동강 살리기’에 대한 단상적인 작품만을 수록한 것이 아니라, 동강에 대한 체험과 답사를 근간으로 창작된 작품이 수록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김하돈의 「동강대란, 1999년, 봄」이라는 작품은 동강 현지답사를 통하여 본래의 모습을 잃어 가고 있는 동강에 대한 안타깝고 절박한 심정을 잘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동강을 매우 사실적이고 현장감 있게 그려 내고 있다.
[의의와 평가]
『동강의 노루궁뎅이』는 개발과 환경의 대립, 동강이 한국문학의 커다란 주제가 되어 간행된 문집이다. 따라서 단순한 문학작품 이상의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인간의 삶과 자연의 관계를 되새기게 한 구체적인 문집이자 사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