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022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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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祭禮 |
영어의미역 | Religious Ceremonie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
집필자 | 김미영 |
[정의]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돌아가신 조상이나 특정한 신명(神明)을 받들어 복을 빌기 위해 행하는 추모 의례.
[개설]
안동 지역 조상 제례 역시 절차와 내용 등에서는 『예서(禮書)』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전국적 보편성을 보이고 있는 편이다. 다만 여타 지역에서 나타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 안동이 위치한 지리적 특징에 따른 제물의 독특함이라 할 수 있다. 안동 지역 제례의 절차는 원칙적으로 『주자가례(朱子家禮)』에 근거해 있는 까닭에 여타 지역과 두드러진 차이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가가례(家家禮)라고 해서 가문마다 예법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안동시 풍산읍에 위치하고 있는 풍산김씨 가문의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2004년 10월 29일에 행해진 허백당(虛白堂) 김양진(金楊震)의 불천위 제례이다.
[절차]
1. 제물 마련: 제례 준비에는 제물이 가장 중요하다. 허백당 종택에서는 이를 위해 다음의 원칙을 세워 두었다. 첫째, 제수를 다루는 사람은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할 것. 둘째, 될 수 있으면 자기 집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할 것. 셋째, 가장 좋은 품질의 것을 사용할 것. 넷째, 직접 손으로 다듬어서 준비할 것. 다섯째, 청결하고 보기 좋게 정돈하여 보관할 것. 여섯째, 살아계실 때 봉양하듯이 보기 좋게 차릴 것 등이다. 제물이 마련되면 제사 거행에서 역할을 담당할 제관을 선출하는데, 이를 분정(分定)이라고 한다.
2. 설소과(設蔬果): 나물·과일·포 등과 같이 식어도 상관없는 마른 제물들을 제사상에 미리 차려둔다.
3. 출주(出主): 집사와 축관 그리고 초헌관이 사당으로 가서 신주를 모셔와 제사상에 안치한다. 사당의 감실 앞에서 초헌관이 재배를 하고 감실 문을 열고 신주를 밖으로 모신다. 이때 사당에 들어갈 때에는 우측 문을 이용하고, 신주를 모시고 나올 때에는 중앙 문을 거친다.
4. 참신(參神): 모든 제관들이 제사상에 모셔진 신주를 향해 재배한다.
5. 강신(降神): 조상의 영혼을 모셔오기 위해 초헌관이 앞으로 나가 향을 세 번 피우고, 술잔에 술을 받아 향로 위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하늘 위로 높이 올렸다가 모사(茅沙) 그릇에 붓는다. 그런 다음 초헌관은 재배를 하고 물러난다.
6. 초헌례(初獻禮): 강신례를 마치면 메(밥)와 갱(국)·탕·도적·편(떡) 등과 같이 설소과의 절차에서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던 나머지 제물들을 차린다. 이어 초헌관이 앞으로 나오면 집사가 술을 따라 주고, 이를 건네받아 제사상에 올린다. 그런 다음 메와 갱의 뚜껑을 열어 둔다. 초헌관이 재배를 하고 물러난다.
7. 독축(讀祝): 축관이 초헌관의 좌측에서 동향을 하고 앉아 축문을 읽는다. 이때 모든 제관들은 절을 하는 자세 곧 부복(俯伏)을 한 채로 조용히 엎드려서 기다린다. 축문 낭독이 끝나면 몸을 일으켜 세운다.
8. 아헌례(亞獻禮): 메와 갱의 뚜껑을 열거나 축문을 읽는 절차를 생략하는 것 외에는 초헌례와 동일하다.
9. 종헌례(終獻禮): 아헌례와 동일하다.
10. 첨작(添酌): 초헌관이 앞으로 나가면 집사가 메 뚜껑을 건네주면서 거기에 술을 따른다. 초헌관으로부터 메 뚜껑을 받은 집사는 종헌관이 올린 술잔에 세 번 나누어 부음으로써 가득 채운다. 이어 집사는 메에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을 국그릇에 걸쳐둔다. 초헌관은 재배를 하고 물러난다.
11. 합문(闔門): 첨작을 마치면 병풍으로 제사상을 가리고 모든 제관들이 부복을 한 채로 기다린다. 잠시 후 축관이 헛기침을 세 번 하면 일제히 몸을 일으킨다.
12. 계문(啓門): 병풍을 걷는다.
13. 진다(進茶): 갱 그릇에 걸쳐 놓은 젓가락을 제물 위에 올려두고 갱을 다른 그릇에 비운다. 그런 다음 냉수를 담은 그릇을 갖고 와서 갱 그릇에 붓고는 숟가락으로 밥을 세 번 떠서 만다.
14. 국궁(鞠躬): 모든 제관들이 일어나서 상체를 구부린 채로 기다린다. 찬자가 헛기침을 하면 상체를 편다.
15. 하시저(下匙箸): 집사는 숭늉 그릇에 걸쳐 놓은 숟가락과 제물 위에 올려 놓은 젓가락을 거둬들인다. 그런 다음 모든 제기의 뚜껑을 덮는다.
16. 이성(利成): 축관이 초헌관의 우측에서 서향을 한 채로 서서 읍(揖)을 하면서 “이성! 이성!”이라고 소리친다.
17. 사신(辭神): 모든 제관들이 제사상의 신주를 향해 재배한다. 이어 신주를 사당에 다시 모시고 돌아와서 축관은 향로 위에서 축문을 불사른다. 마지막으로 집사들이 제물을 거둬들이는 철상(撤床)을 거행한다.
18. 음복(飮福): 모든 제관들이 제사에 차려진 음식을 함께 먹는다.
[특징]
안동 지역 제사상에 차려지는 갱은 다소 유별나다. 여타 지역에서는 쇠고기와 무를 넣은 쇠고기갱, 이른바 ‘탕국’을 올리지만, 안동에서는 콩나물과 무를 넣은 갱을 사용한다. 경상북도 북부 지역에는 콩·무·배추 등을 이용한 음식이 발달해 있는데, 이는 밭을 중심으로 한 잡곡 재배 문화가 주를 이루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무전과 배추전은 여타 지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음식인데, 가문에 따라서는 소적(蔬炙)이라고 하여 무전과 배추전을 제사상에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안동 지역의 콩나물갱 역시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상어와 안동간고등어 역시 독특한 제물이다. 안동은 내륙에 위치한 관계로 주로 동해안 지역으로부터 생선을 공급받는데 꼬박 이틀은 걸렸다. 이런 이유로 삭히거나(발효) 소금에 절여도 크게 지장이 없는 생선이 주요 운반 품목이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상어다. 상어는 크기가 큰 관계로 토막을 내어 염장 처리하여 운반했는데, 이를 ‘돔배기’라고 한다.
제사가 자주 드는 종가에서는 돔배기를 대량으로 구입하여 갈무리해 두었다가 사용하곤 하였다. 그런데 여타 지역에서는 상어가 사람 잡아먹는 고기라고 하여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 최근 안동의 브랜드 상품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간고등어는 명실상부한 안동 지역의 대표적 생선이다. 다만 예전에는 상어에 비해 하급으로 여겼던 탓에 제물로는 즐겨 올리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가장 흔한 제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