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잡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101302
한자 動土-
영어공식명칭 Dongto-jabgi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제
지역 충청남도 아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효경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의례 장소 오산말마을 - 충청남도 아산시 신창면 황산2리 지도보기
의례 장소 여술마을 -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면 갈산2리 지도보기
의례 장소 흰돌마을 -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백석포리 2구 지도보기
성격 민간신앙|개인신앙
신당/신체 변소|부뚜막[신당]고목|대추나무|조왕[신체]

[정의]

충청남도 아산시의 각 가정에서 동토가 났을 때 베푸는 주술 종교 의례.

[개설]

동토(動土)는 수금목화토(水金木火土)라는 오행(五行)에 의해 삼라만상이 만들어진다는 동양사상에 의거한다. 동토는 집 안이나 집 바깥의 물건을 특정한 방위로 옮겼을 때 발생하는 탈로, 집안의 물건 중에 돌·나무·쇠·흙으로 된 물건을 옮기거나 다루었을 때 발생한다. 특정 방위에서 오행의 물건을 다루면 동토가 나는데, 이 동토를 잡아야 질병이 낫는다. 특히 초상집과 연관된 물건이나 무색의 물건을 집 안으로 들일 때나, 집 안의 나무나 쇠 등을 다룰 때는 특별히 주의한다. 부적을 붙이거나 변소에 물건을 놓아 예방하지만, 동토가 발생하면 동토경을 외워야 잡을 수 있다.

[연원 및 변천]

10일을 단위로 날짜마다 손(巽)이 특정 방위[1·2일에는 동쪽, 3·4일에는 남쪽, 5·6일에는 서쪽, 7·8일은 북쪽에 살(殺)이 있고, 9·10일에는 어느 방위에도 살이 없다.]에 머무는데, 손이 있는 방위로 물건을 옮기거나 해당 방위에서 일을 하면 동토가 발생한다. 동토는 반드시 잡아야 하며, "동토잡기를 잘하면 안택한 것보다 낫다"는 말을 한다. 집안에 질병이 생기면, 동토잡기가 가장 쉬운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절차]

동토가 나면 오한(惡寒)을 하며 앓는데, 그 증상이 낮에는 덜하다가 밤이 되면 심하게 아프다가 다시 새벽닭이 울면 덜하다. 새벽에는 동토가 물러가기 때문에 덜 아픈 것이다. 동토가 나면 눈이 빨갛게 되기도 하고, 시름시름 앓아눕는다. 눈이 아프면 아침 일찍 뜨는 해를 마주하고 앉아서 그 사람의 얼굴 형태를 먹으로 벽에 그리고 속옷으로 그 눈을 찌른다. 이렇게 한 번 하고 나면 충혈된 눈이 금방 회복된다. 동토가 세면 눈이 멀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므로 반드시 잡아야 한다.

동토로 병이 생기면 아무리 좋은 약을 사용해도 소용없다. 동토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고추를 다리미에 담아 태우면서 방안 곳곳으로 다녀야 한다. 고추를 태우면 매운 냄새가 나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동토가 난 것이다.

고목이나 대추나무와 같이 영험한 나무는 함부로 베지 않는다. 나무를 베어야 한다면 막걸리라도 붓고 나무를 베게 되었음을 알린다. 그런 후 동서남북으로 각각 삼배(三拜)하는데, 사방에 삼배를 하는 것은 천신(天神)을 위하는 것이다. 치성을 마친 후에 술은 주변에 끼얹는다. 무색 천을 집 안으로 들일 때는 동토를 예방하기 위해 변소에 하루 동안 놓아두었다가 집 안으로 들인다. 남이 사용하던 물건을 받아올 때는 종이에 천자봉목(天子奉木) 혹은 임금 왕(王) 자를 써서 그 물건에 붙이는데, 임금 왕 자는 거꾸로 붙여야 효험이 있다.

탈이 날 염려가 있는 물건을 집 안으로 들일 때는 변소에 그 물건을 며칠 동안 놓았다가 들인다. 귀신 중에서도 변소 귀신이 가장 무섭기 때문에 동토를 막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동토가 날 것 같은 나무를 옮겨야 한다면 임금 왕(王) 자를 써 붙이고 후추를 그 앞에 놓아둔다. 매운 냄새가 나는 후추를 사용하면 잡귀 잡신의 범접을 막을 수 있다.

[치료법]

[사례 1: 신창면 황산2리 오산말마을]

동토가 나면 동토경을 읽을 줄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동토를 잡는다. 본래는 세 명이 하는 것인데, 간편하게 할 경우에는 홀로 동토잡기를 행한다. 세 명이 할 때는 성씨는 각기 달라야 한다. 세 명 모두 동토경을 욀 수 없어도 상관은 없는데, 한 명이 동토경을 외면 나머지 두 사람은 옆에 앉아서 함께 솥뚜껑을 때린다.

동토는 대개 밤 8~9시경에 잡는다. "동토잡기를 잘하면 안택한 것보다 낫다"는 말도 있다. 안택은 절차가 복잡하지만 동토는 간단하기 때문에 보다 흔하게 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먼저 부뚜막의 뒤쪽에 조왕을 위해 청수 한 그릇을 올리고, 동토를 잡기 위한 청수는 별도로 부뚜막 앞쪽으로 놓는다. 솥뚜껑을 열고 그 안에 주걱을 꽂고, 그 앞에 일렬로 앉는다. 복숭아나무 가지를 한 주먹 꺾어다가 끈으로 묶어서 각기 들고 동토경을 읽기 시작한다. "○○생 아무개 동토걸랑은 다 거미로 지체로 속거 천리해라!"라고 하고 복숭아나무 가지로 부뚜막을 내리친다. 이렇게 21번을 동일하게 반복한다.

마친 후에는 아궁이에 고추를 태운다. 조왕이 집안의 신령이나 잡귀를 관장하기 때문에 아궁이에 고추를 태우는 것이다. 고추를 태워 매운 냄새가 나면 동토가 아니고 냄새가 나지 않으면 동토가 난 것으로 간주한다. 매일 동토경을 외고, 고추를 태우는 식으로 사흘 저녁을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동토가 "아이구 못된 년, 이거 무서워서 매워서 징그러워 못 살겠다!"라고 하면서 나간다고 한다. 고추 대신에 고추씨나 약쑥을 태우기도 한다.

[사례 2: 탕정면 갈산2리 여술마을]

동토잡기는 무속인보다는 동네에서 동토를 잡아 주는 경험이 많은 할아버지가 행한다.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무 가지를 꺾어다가 부엌의 소두방[솥뚜껑]을 두드리며 동토를 잡는다. 이때 "쇠 동토 나가라. 수에 동토 나가~"라고 경문을 왼다. 동토를 잡고 난 이후에는 주인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돌아간다. 이 외에 성이 각각 다른 세 집의 구정물을 얻어다가 잡기도 한다. 얻어온 구정물을 펄펄 끓여 동토 난 곳에 부으면 동토가 잡히기도 한다. 보통 사흘 동안 반복해야 동토가 잡힌다.

다른 방법으로 논둑의 말뚝을 뽑아다가 잡기도 한다. 말뚝을 뽑아다가 왼새끼로 감아서 부엌 아궁이 앞에 둔다. 그 앞에서 "조왕님을 물리는 것도 아니고 성주님을 물리는 것도 아니고 동토장군을 물려내는 것입니다"라고 하며 부뚜막에 세워둔다. 사람들이 모두 자는 깊은 밤에 그 말뚝으로 삽짝[대문]에서부터 부엌까지 바닥을 한 번을 때리면서 "말뚝장군 들어간다. 동토장군 나와라"라고 한다. 그런 후 부엌에 말뚝을 세워두었다가 새벽에 동구 밖으로 내다 버린다. 동토를 잘 잡으면 금세 환자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일상생활을 한다.

[사례 3: 영인면 백석포리 2구 흰돌마을]

손이 있는 방위의 집 밖의 물건을 집 안으로 들였거나 울타리 안의 물건을 손 있는 방향으로 옮겼다면 동토가 난다. 특히 울안에 있는 큰 나무를 함부로 베거나 철물을 들였다면 반드시 동토가 난다. 간혹 집의 내부를 수리할 때도 동토가 나는데, 이때는 하얀 사기그릇 깨진 것을 끼우고 수리한다. 복숭아나무는 잡귀 잡신과 관련이 있다고 하여 울안에 심지 않는다.

예전에는 마을마다 동토경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있었다. 동토잡이는 저녁에 동토 난 집에 가서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무 가지로 동토 난 물건을 때리면서 동토경을 왼다. 이렇게 하룻저녁 동토경을 외고 나면 속히 동토가 잡힌다. 동토를 잡고는 속히 자신의 집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간다. 주인은 동토잡이에게 수고비 대신 이튿날 술이라도 받아준다.

동토를 잡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급한 환자일 경우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아도 무관하다. 일단 동토가 나면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무 가지를 꺾어서 들고 동토경을 외워서 갖가지 동토를 불러내며 동토 난 물건을 복숭아나무 가지로 두드린다. 그런 후 왕소금을 그 자리에 뿌리면 동토가 잡히기도 한다. 근래에도 동토는 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므로 무속인을 찾아 동토를 잡아 달라고 의뢰한다.

[생활민속적 의미]

동토잡기는 전통사회에서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주술적 치료법이다. 불명확한 병인(病因)을 불가시한 기운(氣運)의 탓으로 간주해 심리적으로 평안을 찾아 질병을 극복하고자 한 치료법이다.

[참고문헌]
  • 이필영 외, 「아산시의 가정신앙」(『한국인의 가정신앙』-충남편, 국립무형문화재연구소, 2006)
  • 이필영 외, 「민속」(『아산탕평 택지개발 사업지구내 문화유적지표조사보고서』, 충청문화재연구원·대한주택공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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