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07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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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巫歌 |
영어의미역 | Shaman Song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
집필자 | 강미선 |
[정의]
경기도 부천시에 전해지는 장말도당굿에서 무당이 부르는 노래.
[개설]
경기도 부천시에는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로 지정된 장말도당굿이라고 하는 경기도의 대표적인 굿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현재도 매년 10월 중동 장말에서 재현된다. 장말은 현재의 중동 장말이며, 도당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을 의미한다. 굿은 춤과 음악 그리고 소리로 구성되는데, 그 중에 무당이 굿을 하면서 부르는 소리를 일컬어 무가라고 한다. 이 무가에는 신을 청하고 신의 뜻을 전달하는 모든 내용이 표현된다. 무당은 무가를 부름으로써 자신에게 온 신을 설명하고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한다.
[분류]
무가는 청배무가, 오신무가, 송신무가의 3가지로 구분된다. 청배무가는 신을 청하여 모시는 소리이다. 신에게 굿판(혹은 고사하는 자리)에 현신하여 인간이 기원하는 바를 도와주고 응답을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신무가는 오신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한 소리이다. 신을 즐겁게 송축하면서 무당이나 인간들 스스로가 만족을 취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송신무가는 즐겁게 놀고 난 신을 송축하고 배웅하는 소리이다. 신탁인 공수가 덕담 등으로 인간에게 신이 이렇게 도와주고 챙겨주고 복을 주면서, 굿을 의뢰한 당주(堂主)에게 이렇게 살아가라고 지시하는 마무리 부분으로 나타난다.
[성격]
무가는 지역적·문화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대개 그 지역의 소리와 같은 선율을 갖고 나타난다. 장말도당굿의 무가는 경기·충청 지역 판소리인 중고제의 선율을 갖고 있는데, 산이들의 청배무가나 무녀와 화랭이들의 무가를 보아도 선비가 글을 읽는 것 같은 고졸한 맛을 지닌다.
무가의 성격은 또한 무가 수행의 주체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서울 굿이나 전라도 굿의 경우 무녀(혹은 굿을 하는 박수)들이 무가의 주체가 된다. 이에 비해 장말도당굿의 경우 산이(혹은 화랭이라 불리는 광대를 포함하여)와 무녀가 담당하는 무가가 각기 특징을 지니면서 나타나게 된다. 산이들의 무가는 청배무가와 천근(신을 청하는 무가의 일종) 그리고 마당놀이에서 불리는 각종 재담과 단가, 판소리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무녀들의 무가는 오신무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이런 틀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기능을 맡고 있는 산이나 무녀에 따라서 그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20~30년 전만 하여도 굿판에서는 산이들이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었으며, 무녀들이 보조무의 역할을 담당하였기 때문에 많은 무가가 산이들이 담당하는 굿거리에서 나타난다.
[형태]
무가는 형태에서도 구분된다. 경기도 굿에서 나타나는 무가를 보면 앉은 무가와 선 무가로 나눌 수 있다. 앉은 무가란 정월에 일 년 동안 가내의 편안과 태평을 비는 홍수맥이나 7월 칠석에 가족들의 수명장수를 발원하는 덕담 축원 그리고 망자의 넋을 달래는 자리걷이 등을 지칭한다. 선 무가란 일반적으로 굿판에서 나타나는 무가를 말한다. 그러나 굿판에서 한다고 해서 모두가 선 무가는 아니다. 시루굿 등은 앉은 무가라고 볼 수 있다.
선 무가가 파리, 해금, 대금 등의 선율 악기의 반주에 맞추어서 소리를 하는 데 반해, 앉은 무가는 무격이 혼자서 징을 치거나 장고를 치면서 무가를 부른다. 같은 선율 악기의 반주가 있다고 해도 청배무가는 앉은 무가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선 무가나 앉은 무가는 정형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하는 기능인이 어떤 형태로 굿을 진행하는가에 따라서 구분된다. 요컨대 앉은 무가와 선 무가의 구분은 그 무가를 부르는 기능인이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어떻게 무의식에서 동작을 했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하겠다.
[사설]
무가는 전문적인 직업인의 노래이기 때문에 일반 대중의 구비 문학인 설화나 민요보다 복잡하고 세련되어 있으며 예술성이 풍부하다. 무당은 선배 무당과 후배 무당 간에 사제 관계를 맺으며, 오랜 기간의 훈련과 학습을 거쳐 스승의 보유 자료를 전해 받는다. 특히 세습무의 경우는 그 계보가 몇 십대를 소급하는 경우도 있어 오랜 전통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창의성이 집적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굿판의 현장에서 여러 무당이 함께 무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류되기도 한다. 설화나 민요보다는 덜하지만 무가의 사설 또한 구두로 전승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당시의 주변 환경이나 시대적인 배경 등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다. 나아가 무풍(巫風)이 비슷한 곳의 무가는 자연히 비슷하게 되기 마련이며, 기능인의 능력에 따라서도 많은 변화를 보일 수 있다.
[특징]
경기도 부천시에서 전해지는 도당굿 무가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가 앞에 일정한 청배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통 경기도 굿을 펴는 도당굿보존회 회원들의 경우를 통해 보면, 이들의 무가가 화랭이 계열의 세습무 무가의 전승 부분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강신무와는 달리 세습무들은 신을 몸에 접신시킬 수가 없으므로 굿거리마다 신을 청배하여 굿을 진행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둘째, 화랭이들에 의해서 기능적으로 뛰어나게 발전되어 왔다는 점이다. 경기도의 무가를 보면 많은 판소리를 인용해 굿을 더 윤택하게 하고 있는데, 과거 마당놀이에서는 판소리 중 「춘향전」 한바탕을 다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셋째, 굿을 하는 장소나 굿의 종류, 혹은 기능인에 따라 무가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같은 계열의 무가를 부르더라도 기능인에 따라 사설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