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부천시에서 전해 내려오는 장말도당굿에서 불리는 무가.

[개설]

장말도당굿은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로 지정된 경기 도당굿의 원류로 그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는 부천시만의 독특한 민속행사이다. 장말도당굿은 부정굿→도당모셔오기→돌돌이→장문잡기→시루돋음→시루말→제석굿→터벌림→손굿→군웅굿→중굿→도당할아버지 굿→도당 모셔들이기→뒷전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군웅굿무가」는 장말도당굿의 절차 중 군웅굿이라는 과정에서 부르는 무가이다. 군웅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액을 막아주는 신으로서 옛날에 유명했던 장수신을 말하며, ‘구능’이라고도 한다. 경기 지방에서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섬기는데, 마을의 평안과 수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채록/수집상황]

경기도 장말도당굿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굿이기 때문에 다양한 기관에서 많이 채록하였다. 특히 1999년 김헌선 등이 집필하고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간행한 『경기도 도당굿』과 2000년 오수복 등이 구술하고 하주성이 정리·해설하여 경기문화재단에서 발행한 『경기도당굿의 무가』에 각각 실려 있다.

[구성 및 형식]

군웅은 생전에 무장들이 죽어서 인격신으로 추앙을 받는 신격이다. 장말도당굿에서 ‘군웅거리’는 내용이 가장 풍부하고 인기도 있어 이 거리로 긴 밤을 새운다. 먼저 군웅님이 강남에서 출발해서 도당굿을 하는 굿청까지 오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는 ‘군웅청배’를 한 후, ‘군웅노정기’를 부른다. 여기에는 「평양기생 점고」, 「청춘가」, 「산염불」, 「노랫가락」 등의 온갖 노래가 불린다. ‘군웅노정기’가 끝날 무렵 당주들을 불러서 갖가지 축원을 한 후 당주들에게 군웅상에 절을 하도록 한다. 이후 다시 갖가지 축원과 덕담을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늘어놓는다. 「군웅굿무가」는 이 때 주로 화랭이들이 창과 재담을 섞어서 부른다.

[내용]

「군웅굿무가」는 군웅님이 중국 강남을 출발해서 중국의 유명한 경치를 구경하고, 우리나라에서 이름난 고장의 풍물·기생 등을 구경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먼저 군웅님에 대한 차림새와 치장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군웅님이 실제로 이동하는 과정을 노정기의 형식으로 지명을 엮어 부른다. 지명은 이동의 과정에서 드러나는데, 굿판을 기준 삼아 중국과 조선의 지명이 각각 배치되어 있다.

중국의 강남에서 떠난 군웅님은 의주 압록강을 건너고, 평양에서 기생점고를 하기도 한다. 이 때 주민들이 돈을 내어 각 지역의 기생의 소리를 산다. 만약 주민이, “청춘가 하나 사자”고 하며 앞에 놓인 징 속에 돈을 넣으면 화랭이는 기생 흉내를 내면서 「청춘가」를 부른다. 경기도 기생을 사서 「노랫가락」을 듣고, 황해도 기생의 「산염불」도 사는 등 화랭이가 부르는 팔도 소리의 재주를 듣는 것이다.

때로는 판소리에 나오는 대목들을 인용하기도 한다. ‘군웅노정기’에 이어서 군웅님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후반부에 ‘대장청도’의 치레가 등장한다. ‘대장청도’는 「춘향가」의 ‘신연맞이’ 대목이나 「적벽가」의 ‘조조군사’ 대목에서 등장하는 것으로 각 대목의 서두만 따온 것으로 보인다. 군웅님이 도착한 뒤 군웅님의 권세로 축원·덕담을 하고, 이를 통해서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빈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군웅신은 억울하게 죽은 수비·영산 등 잡귀에게 떡을 꿴 화살을 쏘아 물리쳐 줌으로써 마을을 지켜주는 신령이다. 주민들 또한 군웅님이 축원과 덕담을 내리면 마을에 평안이 유지된다고 믿는다.

[현황]

장말도당굿은 가을 추수를 끝낸 음력 10월에 중동의 덕수장씨 집성촌에서 조상신을 모시기 위해 수백 년 동안 행해졌던 굿이다. 현재 부천문화원에서 매년 10월 중동 장말에서 도당굿을 재현하고 있다. 매년 음력 10월 10일 아침에 시작하여 밤을 새워 진행하다가 다음날 오전에 마친다.

[의의와 평가]

「군웅굿무가」는 「손굿무가」와 마찬가지로 장말도당굿에서 약 3~4시간에 걸쳐 구연되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무가이다. 그 중에서 ‘군웅노정기’는 경기도뿐만 아니라 조선 팔도의 노래와 판소리까지 들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 우리나라 민속자료를 파악하는 데 큰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