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501979 |
---|---|
한자 | 安宅 |
이칭/별칭 | 안택 고사,안택굿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남도 천안시 |
집필자 | 임승범 |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매년 정초 또는 시월에 집안의 여러 신령에게 집안의 안녕과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지내는 제의.
[개설]
안택(安宅)은 낱말 뜻 그대로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의 가정 종합 제의이다. 그러므로 성주를 비롯하여 집안에 자리 잡은 여러 신령에게 떡과 각종 제물을 올리고 식구의 건강과 평안을 비는 의례이다.
천안 지역에서는 주로 추수를 마치고 집안의 여러 신령에게 한 해의 수확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안택 고사를 지내는 경우가 많으며, 집안에 따라서는 한 해의 무탈함을 기원하고자 정월에 안택을 지내기도 한다.
또한, 집안에 특별히 아픈 환자가 있거나 새로 집을 짓고 이사한 경우에도 안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안에 큰 탈이 없어도 매년 하는 안택은 별도로 ‘무고 안택’이라고 부른다.
[절차]
안택을 의뢰하는 것은 대체로 주부의 몫이다. 천안 지역에서 전문적으로 안택을 진행하는 종교적 직능자는 앉은굿을 하는 법사 또는 보살이다. 이들은 앉아서 북과 징을 치며 스스로 장단을 맞추면서 경문을 암송하거나 축원을 하여 굿을 진행한다.
천안 지역에서 안택의 순서는 부엌~장독대~안방~마당의 순이다. 먼저 부엌에서 조왕신을 위한 다음, 장독대에 가서 터주를 위한 축원을 한다. 그리고 안방으로 옮겨서 성주·삼신 등을 위하여 독경을 한 후에 ‘성주 대가름’을 한다. 성주 대가름은 성주신을 대에 내리게 해서 신이 제물을 잘 받아서 먹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이다. 성주 대가름까지 모두 마치고 나면 마당에 나가서 안택에 찾아온 모든 잡신을 풀어내고 돌려보내는 ‘내전 풀이’를 하고 끝마치게 된다.
안택을 하는 날짜는 집안의 가장인 대주(大主)의 나이를 따져서 손이 없는 길일을 택한다. 주로 안택을 하는 무당 혹은 법사가 날짜를 정하여 준다. 안택일이 정해지면 대주와 그의 부인은 대개 사흘 전부터 목욕재계를 하고 부정을 가린다. 당일 저녁이 되면 무당 또는 법사가 집에 도착하여 안택을 시작한다. 무당 또는 법사가 먼저 부엌에 차려진 제물 앞에 앉아서 경문을 외거나 축원을 하고 장독대, 안방으로 이동하며 경문을 왼다.
안택굿의 마지막에는 대잡이를 불러다가 대를 잡아본다. 대를 잡는 사람은 마을 사람 중에 잘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여의치 않으면 무당이 데려오기도 한다. 대잡이가 무당 또는 법사 앞에 대를 잡고 앉아 있으면 대에 성주신이 내리도록 무당이 축원한다. 만약 집안에 성주를 새로 받아 모셔야 하거나, 성주가 집 바깥으로 나갔다고 하면 대잡이가 대문 바깥에 나가서 대추나무나 감나무에서 성주를 모시고 들어온다. 대에 성주가 접신하면 무당과 문답을 주고받는다. 무당의 말에 따라 대잡이의 손에서 대가 펄쩍펄쩍 뛰게 된다. 성주와의 문답을 통하여 집안의 여러 신령에게서 집안의 화평을 보장받게 되면 무당이 밖에서 꺾어 온 나뭇가지를 한지에 싸서 실타래와 함께 막걸리를 묻혀서 성주가 좌정하고자 하는 곳에 붙여 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과거에는 한 집에서 안택을 하게 되면 이웃들도 찾아와서 구경도 하고 음식도 나눠 먹는 일종의 잔치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마을 주민 중에서 자기 집안에 초상이나 출산이 없는 사람은 부정하지 않으므로 누구나 와서 참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아파트 형태의 가옥 구조가 급증하고 있고, 과거와 비교하면 이웃과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사회 풍조로 말미암아 집에서 안택을 하는 일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도 천안 지역의 일부 농촌 마을에서는 드물게 안택을 하는 경우가 있으며,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상황에는 굿당을 찾아가서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