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5020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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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객귀 물리기,해 물리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충청남도 천안시 |
집필자 | 임승범 |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객귀로 말미암은 몸의 이상이나 질병을 치유하고자 시행한 축귀(逐鬼) 의례.
[개설]
푸레박질은 객귀 물리기 또는 해 물리기라고도 부른다. 집안 식구가 외출 전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가 외출했다가 귀가한 후에 갑자기 두통·복통·몸살 등의 기운을 느끼게 되면 객귀가 들린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된다. 객귀는 이승에서 방황하여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귀신으로, 사람의 몸에 침입하면 사람이 갑자기 까닭 없이 아프게 된다. 이럴 때에 이를 풀어내는 주술적인 치료 행위를 푸레박질 또는 객귀 물리기라고 한다.
천안 일부 지역에서 행하는 푸레박질은 객귀 물리는 방법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다시 말해, 바가지에 된장국 등을 담고 환자의 머리카락과 침 등도 한데 담아서 집 바깥 삼거리 또는 사거리에 내다 버린다. 이렇게 하면 환자의 몸에 따라붙은 객귀를 물리는 것이 된다.
이러한 푸레박질은 집안의 주부가 직접 하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여 이에 대처하기 어려울 때에는 무당을 불러서 의뢰할 때도 있다.
[절차]
천안시 광덕면 광덕 4리에서는 초상집 또는 잔칫집에 가서 음식을 먹고 난 후에 갑자기 아프기 시작하면 객귀가 따라온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한다. 이때 푸레박질을 하면 나을 때가 있다.
푸레박질은 주로 밤에 한다. 우선 김치와 밥을 함께 넣어서 된장국을 끓인다. 또는 성씨가 각각 다른 세 집에서 구정물을 얻어다가 좁쌀, 소금, 된장, 시래기 등을 함께 넣어서 끓인다. 이를 바가지에 담아 환자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서 칼로 환자의 머리카락을 뜯어서 바가지에 넣는다. 환자에게는 바가지에 침을 뱉게 한다. 그런 후에 바가지를 들고 방에서 나와 방문을 닫고 칼로 방문에 열십자를 긋는다. 그리고 사립문 밖 사거리 또는 삼거리로 나가서 칼로 땅바닥에 ‘×’자를 그은 후에 “빨리 먹고 물러가라!”라고 외치며 장국을 끼얹는다. 이때 콩이나 팥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함께 뿌리기도 한다.
장국을 길거리에 끼얹은 후에 칼을 던져 보아서 칼끝이 집 밖으로 나간 것을 확인한다. 만약 칼끝이 집을 향하게 되면 잡귀가 아직 물러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칼끝이 집 바깥으로 나갈 때까지 던진다. 그런 후에 칼을 땅에 꽂고 바가지를 엎어 놓는다. 그리고 발로 땅을 세 번 구르고 침을 뱉고는 뒤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면 객귀를 내쫓았으므로 환자가 나을 것으로 여긴다.
[현황]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던 시절에는 초상집이나 잔칫집에서 음식을 먹고 왔다가 탈이 나는 예가 잦았다. 음식을 잘못 먹어서 일어난 급성 체증이기도 하였지만 의료 시설이 부족하던 과거에는 마땅한 치료약도 없었다. 푸레박질은 의료 시설이 부족하던 과거에 행하였던 일종의 민간 주술 요법이었으며 현재 천안 지역에서 이러한 민간 주술 요법을 사용하는 예는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