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5020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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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충청남도 천안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성복 |
소멸 시기/일시 | 1950년대 - 천안 거북놀이 소멸[추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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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 시기/일시 | 1985년 - 천안 거북놀이 재현 |
특기 사항 시기/일시 | 2010년 10월 8일 - 제17회 전국 청소년 민속 예술제 대통령상 수상 |
성격 | 민속놀이|세시 풍속 |
노는 시기 | 추석 |
[정의]
충청남도 천안 지역에서 한가위에 거북을 앞세우고 집집마다 방문해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민속놀이.
[개설]
충청남도 천안 지역의 거북놀이는 대체로 줄다리기 분포권과 일치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벼농사를 주로 하는 평야 지대를 위주로 전승되었다. 실제 거북놀이가 전승되는 지역을 살펴보면 한강 이남의 경기도 이천을 중심으로 여주·광주·용인·수원·평택·충청도 아산·음성·충주·청주·전라도 해남·경상도 창녕 등이다. 이 중에서 천안은 거북놀이가 가장 성행했던 지역으로 손꼽히는데 자연 마을 단위로 행해졌다.
거북놀이는 지신밟기와 동일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연행 방식도 길잡이를 맡은 거북이 등장하여 갖가지 재주를 선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동소이하다. 한가위가 되면 마을 풍물패들이 맷방석 위에 수수 잎을 꽂아 거북을 만들고, 한 사람이 몰이꾼인 질라래비가 되어 집집마다 방문한다. 거북과 질라래비는 온갖 재담을 섞어 흥을 돋우고, 가정에서는 술과 음식을 내어 대접하기도 하고, 쌀 같은 곡식을 내놓아 감사 표시를 한다. 이렇게 모아진 쌀과 곡식은 마을 기금으로 만들고 상여 마련, 다리 놓기, 우물 파기 등으로 사용했다.
[연원]
거북놀이의 연원은 분명하지 않다. 경기도 이천 지역에 전해 오는 구전에 따르면, 신라 시대 문무왕 때 공주가 병이 나자 소년들에게 수수 잎으로 만든 거북이의 탈을 쓰고 놀게 했더니 공주의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천안 지역 거북놀이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지금부터 약 900여 년 전 가뭄과 흉년, 질병이 심하여 도둑들이 난동을 부리자 고려 현종이 직접 민정을 살피기 위해 각 고을을 돌아다녔다. 현종이 천안부 직산현에 기거하던 어느 날 어렴풋이 낮잠이 들었다. 꿈에서 신라 문무왕이 나타나 한가위에 수륙양생(水陸養生)의 거북이를 보낼 테니 거북과 함께 뛰어 놀라고 말했다. 현종은 이튿날 조정중신들과 논의한 끝에 지형을 두루 살펴보다가 입장면 구덕리 마을이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거북놀이를 하게 했다. 그랬더니 이듬해에 벼 알이 마치 수수알 처럼 풍성하게 여물어 대풍을 이루었고 질병도 사라졌다고 한다. 이 때 부터 이 마을에는 매년 추석을 맞아 거북놀이를 했다는 것이다.[1985, 심상수[80] 증언].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구전 설화일 뿐이어서 유래된 시기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제 강점기에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이 경기도 이천과 충청남도 천안 등에서 거북놀이에 대해 조사·기록한 내용 중에 “거북놀이는 추석에 농민들이 행하는 놀이로서, 먼저 대나무로 거북 모양을 만든다. 거북을 뒤집어쓴 사람을 선두로 해서 농악대가 뒤를 따라 마을의 각 집 문 앞에 찾아가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놀이를 하고 그 집의 복을 빌어준다. 이에 답해서 거북을 맞이한 집에서는 술과 음식을 내어 베푼다.”라는 간략한 묘사가 있다. 이를 통해 거북놀이는 일제 강점기 이래 오랜 전통을 이어 온 한가위 민속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놀이 방법]
한가위 저녁에 거북놀이를 위해서 거북이, 질라래비, 풍물패 등의 놀이패가 구성된다. 한 사람이 수수 잎으로 장식한 거북 형태의 맷방석을 뒤집어쓴 채 머리를 내밀면, 질라래비가 거북의 목에 끈을 매어 데리고 다니며 놀린다.
거북이 부잣집 대문 앞에 도착하면 질라래비가 “천석 거북이 들어갑니다. 만석 거북이 들어갑니다.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오고, 땅을 쓸면 황금이 쏟아져 나오니 이 댁의 문을 활짝 열어주소.”라고 외치며 놀이패가 도착했음을 알린다. 이때 그 집에서 “들어와서 놀아라.”라고 대답을 하면, 질라래비는 거북을 데리고 들어가서 집주인에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샘, 부엌, 장독, 마루를 차례로 돌며 고사 덕담으로 만복이 깃들기를 축원해 준다.
축원이 끝나면 마당에서 본격적인 거북놀이가 시작되고, 질라래비가 “거북아 거북아 놀아라, 만석 거북아 놀아라, 천석 거북아 놀아라.”라고 외친다. 질라래비의 지시에 따라 거북은 덩실덩실 춤을 추며 온갖 재주를 선보인다. 이때 구경 나온 주민들도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춘다. 놀이를 마치면 질라래비는 거북이와 함께 주인에게 인사 하고 다른 집으로 향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추석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거북놀이는 이처럼 풍요로운 한가위를 맞이해 온 마을 사람이 하나가 되는 대표적인 대동 놀이였다.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의례와 놀이를 통해 한가위를 자축하고, 집집마다 방문해 흥겹게 놀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체감과 협동심이 고조되었다.
[현황]
충청남도 천안 지역에서 마을 단위로 전승되었던 거북놀이는 1950년대 이전에 모두 소멸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거북놀이가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몇몇 인사들이 고증을 거쳐 1985년 천원 군청과 병천 고등학교가 거북놀이 재현 협약을 맺어 학생들과 함께 거북놀이를 재현하였고, 아우내 단오 축제 등 천안 지역 각종 행사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각종 시민 행사에서 간헐적으로 재현되어 오던 천안의 거북놀이는 학생들이 졸업을 하거나 지도 교사가 전출을 하면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2005년에 병천 고등학교에 하늘 소리 연희단이 조직되어 박찬종 지도 강사가 선임 되면서 천안에서는 거북놀이가 다시 활기를 띠게 되었다. 2010년 제17회 전국 청소년 민속 예술제에서는 병천 고등학교 하늘 소리 연희단이 천안 거북놀이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3년 3월에는 천안 거북놀이 보존회가 조직되어 청소년 및 성인들과 혼합형으로 활동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