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위치한 조선 시대 광평대군 이여의 무덤.

[개설]

광평대군묘역에는 광평대군 내외 묘소, 태조의 일곱째 왕자인 무안대군 이방번(李芳蕃) 내외 묘소, 광평대군의 아들 영순군 이하 그 후손들의 묘소 700여 기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신도비·혼유석·석등·석인 등이 규례대로 갖추어져 있는 광평대군의 묘소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또 이곳은 종가 재실을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고 있어, 마을이름을 궁말·궁촌이라고 부른다.

광평대군은 세종의 다섯째 왕자로서 자는 환지(煥之), 호는 명성당(明誠堂)이다. 1425년(세종 7) 5월에 출생하여 1432년 정월에 광평대군으로 봉해졌다. 1437년에 세종의 명으로 후사가 없는 공순공 이방번(李芳蕃)의 봉사손(奉祀孫)으로 입양되었다. 시호는 장의(章懿)이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힘써온 대군은 문장은 물론 활쏘기와 격구를 잘하고 음률과 산수에 밝아 특히 세종의 총애를 받았다. 무안대군의 봉사손으로 입양된 후에는 안암동[사당말]에 양부(養父)의 사당을 짓고 7년간을 기거하였다.

광평대군은 동지중추부사 신자수(申自守)의 딸과 결혼하여 영순군 부(溥)를 두었으나 1444년(세종 26) 병으로 20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순군도 30세 이전에 요절하였으나 그 후손이 번창하여 왕족 중에서는 후손이 많기로 유명하였다.

[위치]

수서동 궁마을 대모산[옛 이름 광수산] 북동쪽 기슭에 서울과 근교에 현존하는 조선 시대 왕손의 묘역 가운데 가장 원형에 가까운 광평대군묘역이 있다. 광평대군묘는 제실 북쪽 140여 m 떨어진 작은 구릉 중턱에 위치해 있다.

[변천]

광평대군묘는 처음 광주군 서촌 학당리[강남구 삼성동 선릉 부근]에 있었다. 1495년(연산군 1)에 성종의 능을 이곳에 정하면서, 당시 아들 영순군의 사패지였던 광주군 대왕면 현재의 대모산 기슭으로 이장되었다. 광평대군의 사당은 지금의 성북구 안암동 궁말에 있었는데, 1911년 10월에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형태]

광평대군과 영가부부인(永嘉府夫人) 신씨의 묘소는 제각 뒤 높은 구릉 중턱 위에 쌍분으로 되어 있으며, 좌향은 서남향이다. 장대석으로 단을 쌓은 위에 봉분이 놓여 있고, 그 아래에 묘갈과 낮은 받침돌을 둔 혼유석이 갖춰져 있다. 하단에는 2기의 장명등과 우측에 신도비, 그리고 또 한 단 아래 좌우로 문석인 2구가 세워져 있다. 신도비는 1574년(선조 7)에 세운 것으로 비문은 심의겸(沈義謙)이 짓고, 머리전서는 박렴(朴簾)이 썼다. 크기는 옥개석 133×58×23.5㎝, 비신 90×193×26.5㎝, 비좌 141×83×43㎝이다.

[금석문]

묘표는 규수형(圭首形)의 2면비로, 우측 묘표 전면에 ‘유명조선국왕자광평대군시장의공지묘(有明朝鮮國王子廣平大君諡章懿公之墓)’ 후면에 ‘정통십년을축사월십육일기미장 초장광주서촌학당리오십유일년이안서성릉지고홍치을묘삼월삭갑십이예이장(正統十年乙丑四月十六日氣味葬 初葬廣州西村學堂里五十有一年以安犀宣陵之故弘治乙卯三月朔甲申以禮移葬)’이라고 새겨져 있어 1445년에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크기는 비신 58×111×22㎝, 비좌 90×68×54㎝이다. 좌측 묘표는 전면에 ‘영가부부인평산신씨지묘(永嘉府夫人平山申氏之墓)’ 뒷면에 ‘홍치십일년십월초팔일경오을시이예장(弘治十一年十月初八日庚午乙時以禮葬)’이라고 새겨져 있어 1498년에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크기는 비신 61×102×21㎝, 비좌 106×70×46㎝이다.

[현황]

전주이씨 광평대군파 묘역에 속해 있어 잘 보전되고 있다.

[의의와 평가]

단을 쌓은 위에 봉분이 있는 양식은 양녕대군이나 효령대군의 묘소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것으로, 조선 전기 대군묘의 규모나 규범을 참고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