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201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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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皇女 |
영어음역 | Hwangnyeo |
영어의미역 | Novel of Imperial Princess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북도 김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승희 |
저자 생년 | 192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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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창작|발표 | 1972년 |
저자 몰년 | 1982년 |
성격 | 역사 소설 |
작가 | 유주현 |
[정의]
1972년 유주현이 황악산에서 유년 생활을 보낸 이문용 옹주를 주인공으로 지은 장편 역사 소설.
[개설]
『황녀(皇女)』는 1972년 유주현(柳周鉉)[1921~1982]이 잡지 『사상계』에 처음 연재한 역사 소설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문용 옹주는 고종의 딸로서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 황악산 기슭의 방앗골[坊下峠]에서 유년 생활을 보낸 주인공이다. 유주현은 자신의 존재를 숨겨야 했던 이문용 옹주의 삶을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밀도 있게 그려 내었다. 『황녀』는 왕의 여자들이 벌이는 암투극의 희생양이 되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 했던 조선 황녀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구성]
2010년 현재 재출간된 유주현의 장편 『황녀』는 모두 2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1~15장으로 엮어진 1권은 일본에 의해 유린되기 시작하여 본격적인 일제의 지배 아래 놓여 있던 1934년 7월 하순께까지의 조선을 배경으로 이문용 옹주의 출생과 그 이후에 펼쳐지는 다양한 역경들을 그리고 있다. 또한 16~20장에 걸친 2권에서는 1권에 이어 일제 강점기를 거쳐 공산당이란 혐의를 받아 6·25전쟁 이후 장기 복역수로 10여 년 동안 옥살이를 하다가 1970년에 출옥하여 혈혈단신으로 외로운 노년을 보내게 되는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삶을 펼쳐 내고 있다.
[내용]
『황녀』의 주인공 이문용은 고종의 딸임이 탄로 나면 생명이 위태롭기 때문에 젊은 내외를 유모로 삼아 김천 황악산 기슭의 방앗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다음은 『황녀』의 한 구절이다.
“시오리나 떨어진 산 너머 운수골[雲水洞]에 초상이 생겼을 때 가장 포식을 했다. 그 후로 나는 사람 죽기만 기다렸는데 좀체로 인근 마을에선 죽는 사람이 없어서 서럽기만 했다. 그해 칠월에 홍역을 앓았다. 온몸에 발반이 되자 사람들은 나를 얼씬도 못하게 했다. 남의 집 문전도 얼씬도 못했으며 방앗간에서도 박초시네 헛간에서도 쫓겨났다.”
『황녀』에서 문용 옹주의 출생은 이 이야기의 모든 단서가 된다. 그녀는 1900년 고종 황제를 아버지로, 염상궁을 어머니로 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다. 그러나 고종은 민비[명성황후]를 잃은 뒤 순헌귀비 엄씨와의 사이에서 아들[영친왕]을 낳아 기르는 때여서 엄씨의 권세는 대단했으므로 어쩌다 고종 황제의 사랑을 받아 수태를 하는 상궁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차라리 죽음을 각오하는 것과 같은 일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문용 옹주가 태어나자 생모인 염상궁이 죽음을 당하고 죄 없이 태어난 문용 옹주는 고아 아닌 고아, 사생아 아닌 사생아 신세가 된다.
그해 일제는 일본공사 하야시를 시켜 금광 채굴권, 어업권, 포경권 등을 모조리 수탈·침해하게 하였다. 이른바 장고도 사건과 월미도 강점 사건 등이 잇달아 일어나 왕조는 점점 재산을 잃어 가고, 왕조의 주권은 여지없이 유린되기 시작하던 때이다. 평화로울 때도 왕가(王家)란 항상 음모와 갈등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거늘, 이토록 흉흉한 시국 속에서 왕가의 분위기가 어떠하였을 지는 쉽게 짐작할 만한 일이다.
염상궁은 280여 명의 궁녀 중 비교적 나이가 많은 마흔다섯에 문용 옹주를 수태하였다가 계동에 있는 어느 민가로 축출당해 경자년에 문용 옹주를 낳고, 대궐에서 보낸 사약을 마시게 된다. 그러나 문용 옹주는 임상궁의 필사적인 노력과 당숙 되는 양사골 대감 이재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이후 문용 옹주는 임상궁이 주선한 유녀 손창열 내외의 외동딸이 된다. 일시에 옹주의 신분에서 천민의 딸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문용 옹주가 어린 나이에 유부가 죽고, 유녀는 재산을 팔아 도망쳐버리자 별 수 없이 거지 소녀가 된다. 아홉 살 되던 해에 임상궁이 찾아와 서울로 데려가게 되자, 금방 거지 소녀에서 숨어 사는 옹주 마마로 변신한다.
이때부터 열일곱 살이 되어 결혼하던 때까지 문용 옹주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몇 년이 지나고, 결혼 이후 남편과 아들의 죽음을 차례로 겪는다. 그리고 끊임없이 신분을 폭로하겠다는 위협이 뒤따른다. 과부가 된 문용 옹주는 차례로 시부모를 잃고 온갖 시련을 겪다가 어이없게도 공산당이란 혐의를 받아 6·25전쟁 이후 장기 복역수로 10여 년 동안 옥살이를 하다가 1970년에 출옥하여 혈혈단신으로 외로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소설의 줄거리이며, 이는 실제 이문용 옹주의 실화이기도 하다.
[특징]
『황녀』는 왕의 여자들이 벌이는 암투극의 희생양이 되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 했던 조선 황녀 이문용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므로 작품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비극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작품의 비극을 이루는 요소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근간은 주인공의 신분이 평민이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는 황제의 딸이라는 점에 있다. 황제의 딸이기 때문에 비참한 운명을 겪어야만 했다는 사실은 지극히 역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문제는 어려서부터 노년기까지 한 인간이 지키기에는 너무도 벅찬 비밀을 지켜 오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만약 옹주가 어려서 신분이 탄로가 났다면 세상에 살아남은 것이 대단히 어려웠을 지도 모르고, 일본에 끌려가 참혹한 상태가 되어 환국한 옹주의 다른 자매와 비슷한 상태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옹주는 어려서부터 타인에게 자신을 감추는 버릇을 길러야 했고, 스스로 학대하는 방법을 키워야만 했다.
[의의와 평가]
유주현의 『황녀』는 1972년 잡지 『사상계』에 처음 연재되었다. 1975년 동화출판공사와 1978년 경미문화사에서 출간되었으며, 2010년 현재 아름다운날에서 전2권으로 묶어 재출간하였다. 한국 역사 소설계의 거두인 유주현은 이문용 웅주의 삶을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밀도 있게 그려 내었다. 자칫 흥미 위주의 나열이나 작위적 해석으로 부자연스러운 모자이크가 되기 쉬운 것이 역사 소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그러나 유주현은 문용 옹주의 숨결 속에 역사가 자연스럽게 녹아 흐르게 하는 서술 방식을 택하여 강력한 흡인력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