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017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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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時調 |
영어음역 | Sijo |
영어의미역 | Short Lyric So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권은영 |
[정의]
전라북도 고창 지역에서 전해지는 4음보 율격 3장 6구 형식의 정형시.
[개설]
시조는 고려 말부터 발달해 온 정형시를 말한다. 시조는 형태에 따라 평시조, 엇시조, 사설시조로 나뉘는데 이중 평시조가 가장 흔한 형태이다. 평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의 3장으로 되어 있으며 각 장은 다시 2구씩, 모두 6구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3·4조나 4·4조의 기본 운율에 4음보 율격으로 되어 있다. 고창 지역에서 전해지는 시조로는 조선 후기 실학자 이재(頤齋) 황윤석(黃胤錫)[1729~1791]의 시조가 대표적이다. 황윤석은 흥덕현 구수동[현재의 고창군 성내면 조동리] 출신의 학자로 영조·정조 대에 살았던 호남 실학의 대표적 인물이다.
[황윤석의 시조]
황윤석은 10세부터 시작하여 63세로 세상을 뜨기 2일 전까지 독서와 견문을 통해 얻은 지식과 자신의 일상사들을 세세하게 글로 남겼는데, 이것이 바로 『이재난고(頤齋亂藁)』이다. 일기이자 문집의 초고인 『이재난고』에는 국어학, 역사학, 성리학, 지리학, 의학 등 다방면에 관한 내용이 두루 담겨 있다. 이 저서에는 ‘박학(博學)’을 추구했던 그의 종합적이고 백과사전적인 학문 태도가 드러나 있다. 『이재난고』는 현재 52권 57책이 전하며,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111호로 지정되어 있다.
황윤석은 시에도 능하여 다수의 작품을 남겼는데, 『이재난고』에는 1,600여 편의 한시가 수록되어 있다. 황윤석은 시조에도 관심이 많아서 『이재난고』에는 「목주잡가(木州雜歌)」 28수, 「공명가(功名歌)」, 「태산가(泰山歌)」, 「독유가(獨游歌)」 등의 시조가 실려 있다. 1943년 후손에 의해 『이재난고』가 발췌·편집되어 『이재속고(頤齋續藁)』로 새로이 간행되었는데, 여기에는 「목주잡가」 21수가 다시 수록되어 있다.
[「목주잡가」의 내용]
연작 시조인 「목주잡가」는 1779년 황윤석의 나이 51세 때에 목주 현감을 맡으면서 지은 것이다.
1. 임금 은혜에 대한 시조
「목주잡가」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군은(君恩)이 망극(罔極)하와 백발(白髮)의 목주(木州)오니/ 그리던 가속(家屬)들을 대강(大綱) 만나리다/ 아마도 사백리 풍설(風雪)의 자친사념(慈親思念) 어려웨라.”
이 시조는 황윤석이 목주 현감으로 부임하면서 어머니와 가족들을 만나게 된 상황을 노래한 것이다. 자신을 목주 현감으로 임명해 준 임금의 은혜에 대해 감사하고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시조 속에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2. 가문과 고향 관련 시조
황윤석은 자신의 가문과 고향에 관한 내용을 시조에 담기도 하였다. “오래다 우리 구수동중(龜壽洞中) 동편(東偏)잿밧이다/ 첨정선조(僉正先祖) 구기(舊基)압고 열녀방친(烈女旁親) 정문(旌門)마조/ 진실노 이백년 추모(追慕)하면 효자효손 되오리라.” 구수동은 황윤석의 출생지로, 이 시조는 첨정 선조가 구수동 동편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한 이래로 이백 년 동안 자신의 가문에서 많은 효자와 효손이 배출되었다고 하는 내용이다. 그는 이 외에도 자신의 가문과 고향의 정경에 관한 내용을 여러 편의 시조로 남겼다.
3.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의 시조
황윤석은 성리학적 이념을 시조에 담기도 하였다. “허령(虛靈)하온 이내본심(本心) 순선(純善)하온 이내본성(本性)/ 본심은 성범(聖凡)이 한가지요 본성은 인물(人物)이 한가지니/ 엇디타 본심성(本心性) 골실(汨失) 지우지천(至愚至賤) 되올소냐.” 이 시조는 본심은 허령하여 성인과 범인이 한가지이고 본성은 순선한 것이어서 인(人)과 물(物)이 한 가지라는 인물성동론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유학의 한 학설로서, 그는 이처럼 성리학적 이념을 시조의 형식으로 읊기도 하였다.
4. 유교 덕목의 시조
황윤석은 특정 학설을 시조의 내용으로 취했을 뿐 아니라 유교의 일반적인 덕목에 관한 내용을 시조에 담기도 하였다. “군신은 대의(大義) 있고 부자난 지친(至親)이며/ 장유유서(長幼有序)의 형제 들고 붕우유신(朋友有信)의 사생(師生) 드네/ 아마도 부부일륜(夫婦一倫)은 오륜지본(五倫之本)이라 엇디 무별(無別)하올소냐.” 이 시조는 유교의 가장 일반적인 덕목인 오륜이 제시되어 있고, 부부유별의 항목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이는 오륜을 반복함으로써 실생활에서 유교 덕목의 실천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황윤석 시조의 특징]
황윤석의 시조는 임금의 은혜에 감사하거나, 자신의 고향과 가문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거나, 성리학의 학설이나 덕목을 교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그의 시조들은 서정성을 표현하였다기보다는 학자로서의 윤리적이고 지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황]
고창에는 대한시조협회 고창지회가 있는데 지속적으로 시조경창대회를 개최하여 시조의 저변 확대에 기여해 왔다. 2003년부터 매년 전국남녀시조·가사·가곡 경창대회를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