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화월리에서 음력 정월 열나흗날 지내는 마을 제사.

[연원 및 변천]

화월리 산신제는 정확한 시기는 모르지만, 마을이 들어서면서부터 전래되어온 마을 제사이다. 산신제에서는 무성산 산신에게 마을에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하는데, 마을 사람들은 화월리의 산신은 무성산에서 구룡산을 통해서 온다고 생각한다. 본래 마을에서 주관하여 행해졌으나 지금은 몇몇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

[신당/신체의 형태]

산제당은 무성산 당제 집 당으로 조그만 단칸집이며 안에는 산신도·위패·제구 등이 보관되어 있다. 자연에 머무르던 산신을 당집 안으로 모신 것이다. 산제당 안의 중앙 정면 벽에는 ‘구룡산신영지위(九龍山神靈之位)’라고 적혀 있다.

[절차]

산신제를 치르기에 앞서 제관·축관·유사를 선출하여 이들로 하여금 산신제를 주관하게 한다. 다른 마을과 마찬가지로 제관의 선정 조건은 먼저 생기복덕(生氣福德)을 보아 운이 닿아야 하고, 그 해에 어떤 불상사도 당하지 않은 길(吉)한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초상이나 출산 등의 부정을 겪지 않은 사람, 임산부가 없는 집, 부인이 생리 중에 있지 않은 사람 중에 가려서 뽑는다.

이렇게 선발된 제관은 여러 금기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데, 이 마을에서 거론되는 금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곧 항상 마음을 정결히 하여 부정한 말을 하지도 듣지도 않는다. 육류나 어류를 먹지 않음은 물론 심지어 새우젓도 먹지 않는다. 유사는 음식을 다룰 때 반드시 입을 가린다. 이러한 금기가 제관들에 의해 보다 철저히 지켜지는 것은 물론이지만, 마을 사람 모두가 이러한 금기에 동참해야 한다. 특히 이 기간 동안에는 마음을 깨끗이 가지려고 애를 쓰며, 이웃끼리의 갈등도 해소해야 하며, 아이들에게 꾸지람조차 하지 않는다.

산신제에 소요되는 경비는 동네 산에서 나오는 곡식과 도조(賭租)로 충당했는데, 대개 쌀 세 가마니 정도의 비용이 든다. 제비가 마련되면 술·과일·포·떡·메·돼지고기 등을 장만한다. 제물은 제관과 이장이 같이 가서 구입한다. 장보기 전날 밤에 제관은 마을 앞 냇가에서 목욕재계하고, 그 다음날 새벽에 장을 보러 나간다. 장을 볼 때에는 가장 좋은 물건을 고르고, 값은 부르는 대로 깎지 않고 다 준다. 메와 탕은 산신당에 가서 직접 조리하고, 돼지는 수퇘지를 삶아서 쓴다. 제기는 놋그릇으로 장만하는데, 제관 집에 보관하여 두었다가 해마다 사용한다.

제사는 밤 12시에 지내는데, 제관·축관·유사 그리고 음식 나르는 사람들 모두 함께 산신당에 오른다. 이곳에서 메와 탕을 짓고, 여러 제물을 진설해놓은 다음에 제관이 잔을 올리고 절한 뒤에 축관이 축을 읽는다. 다음에 소지를 올리는데, 산신소지를 먼저 올리고 나서 그 후에 마을을 위해서 제관소지 하나만 마을 전체를 대표해서 올린다. 그리고 이장·반장 순으로 소지를 올린다. 소지를 올린 후에 헌작과 재배를 반복한다. 새벽닭이 울면 제관 일행은 마을로 내려온다.

[축문]

“維 歲次 己酉 正月 己亥朔 十四日 丙子 幼學 田鴻鎭 敢昭告于 九龍山神之靈山下 有村 名曰 葯山 居戶四十 咸乃嚌沐 祭于後崗 伏願新年 部落安捻 人物咸寧 六畜蕃盛 五穀豊穰 謹以酒果 祗薦于神 尙 饗.”

[부대행사]

제의를 마친 후에는 제물을 거두어 제관 집으로 들어간다. 이때 인사를 할 겸 마을 어른들이 방문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보름날 아침에 식사를 마친 후 제관 집에 모여 인사도 건네고 제물도 음복을 한다.

[현황]

화월리 산신제는 지금은 마을 전체의 행사로 지내는 것이 아니고, 전부터 산신제를 주관해오던 주민의 자녀인 할머니 몇몇이 지내는 행사가 되었다. 이들의 노력으로 겨우 명맥이 유지되는 정도이지만 앞으로 계승될지에 대해서는 염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