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실상사 경내에 있는 고려 전기의 팔각형(八角形) 승탑(僧塔).

[개설]

승탑은 스님들이 입적한 후 사리를 봉안하기 위하여 건립하는 탑으로 일반적으로 부도(浮屠)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 후기에 선종의 전래와 함께 조성되기 시작하였는데, 통일신라시대에는 팔각형, 고려시대에는 석탑형, 석종형(石鐘形) 승탑이 주로 제작되었다.

[형태]

남원 실상사 승탑은 지대석에서부터 상륜부에 이르기까지 모두 8각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대(下臺)에는 용과 구름이 고부조로 아름답게 조각되었고, 팔각의 중대(中臺)는 아무런 장식이 없어 소박하다.

상대(上臺)는 앙련(仰蓮)을 조각하였는데, 문양이 소략(疏略)하고 거칠다. 탑신(塔身) 역시 팔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면에만 문비(門扉)를 조각했을 뿐 다른 면에는 아무 장식이 없다.

지붕돌[옥개석(屋蓋石)]은 지붕면의 경사가 급하고 기와골은 조각하지 않았으며 팔각의 추녀 끝에 귀꽃이 장식되었다. 지붕돌 위에는 꽃무늬를 새긴 원형의 석재가 있으며 그 위에 보주를 얹었다. 전체 높이는 3.2m이다.

[의의와 평가]

남원 실상사 승탑은 전체적으로 넓이에 비하여 높고 길쭉해 보인다. 또한 하대의 용과 구름문양은 거칠면서도 힘이 있으며, 상대의 복련(覆蓮)은 간단하여 고려 전기 조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남원 실상사 승탑은 통일 신라 시대의 8각형 승탑의 양식을 잘 계승하고 있으면서 간략하고 소박한 조각이 특징적이다.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36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보물로 재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