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고려시대에 전라북도 남원 일대에 설치되었던 여객(旅客) 및 교통 제도.

[개설]

원(院)은 일반 여객들에게 숙식의 편의를 제공하는 일종의 여관이었다. 그러나 국왕이 지방을 순시하거나 피난길에 이용되기도 했으며, 각 도 관찰사가 고을을 순행할 때에 점심을 먹거나 마필을 교체하는 곳으로도 쓰였다. 또한 원은 민심을 파악하거나 고을 수령들에 관한 내사(內査) 자료를 얻는 데 이용되기도 하였다.

원은 고려시대부터 설치되기 시작하였으며 통상 각지의 요로(要路)나 인가(人家)가 드문 곳에 역(驛)과 함께 설치되었다. 조선시대의 원은 고려시대의 사원(寺院)이나 역원(驛院)이 원으로 전환된 경우도 있고 개인 소유의 주택이나 누정(樓亭)을 원으로 개조한 경우도 있었다.

원에는 원주(院主)가 있어 원을 수리하는 일과 여행하는 사람들의 접대를 담당하게 하고 원위전을 따로 두어 경비를 충당하도록 하였다. 고려 말 조선 초에는 토성 품관(土姓 品官)이나 승려들이 맡았으나 해야 할 일이 많아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세종 때에는 원주의 자격을 일반인에까지 넓히고 잡역과 길 안내 등은 면제토록 하였다.

원래 수령은 원주를 정수대로 파견해야 하나 제대로 파견하지 않아 원우(院宇)가 파손되고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또한 이용자가 많지 않았고, 공무로 출장가는 관리들도 원보다는 고을이나 역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점차 쇠락해갔다. 특히 임진왜란 뒤에는 주막 또는 주점으로 바뀌는 사례도 많이 발생하였다. 고려시대 남원 일대에 원은 남원부 15개, 운봉현 3개가 설치되었다. 대부분이 하천 나루터 언덕이나 하천변 그리고 높은 재 밑에 설치되었다.

[남원부 관할의 15원]

1) 금천원(金天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 금천마을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동쪽 50리 되는 곳이다.

2) 다시천원(多時川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순창군 적성면 관평리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서쪽 50리 되는 곳이다.

3) 비홍원(飛鴻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주생면 광촌리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서쪽 50리 되는 곳이다. 조선시대에 폐지되었다.

4) 서림원(西林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순창군 적성면 채계산 밑 서림리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서쪽 30리 되는 곳이다.

5) 순자원(鶉子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금지면 상귀리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서남쪽 30리 되는 곳이다.

6) 신원(新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주생면 정송리 새술막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서쪽 15리 되는 곳이다. 조선시대에 폐지었다.

7) 안신원(安信院): 고려시대에 남원부 동쪽 30리 되는 곳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현재의 지명은 알 수 없다.

8) 운제원(雲梯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전남 구례군 산동면 원촌리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남쪽 30리 되는 곳이다. 『용성지』에 따르면 운제원은 원래 계적동(戒寂洞) 앞에 있었으나 1645년(인조 23)에 산동방(山洞坊)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지금의 구례군 원촌 지역이다. 이곳에 원사 3칸이 있었다고 한다.

9) 원천원(源川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남쪽 20리 떨어진 원천방(源川坊)에 설치되었다. 『용성지』에 따르면 임진왜란 때 순변사(巡邊使) 이빈(李蘋)과 홍계남(洪季男), 그리고 당나라 장수 송대빈(宋大斌)이 이곳에 진(陣)을 치고 머무르면서 숙성(宿星)으로 넘어오는 적들을 물리쳤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폐지되었다.

10) 율두천원(栗頭川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사매면 오신리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북쪽 30리 떨어진 곳이다. 조선시대에 폐지되었다.

11) 잔수원(潺水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구례군 구례읍 신월리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남쪽 80리 떨어진 곳이다. 잔수진과 잔수역이 함께 있었다.

12) 천원(遷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구례군 산동면 이평리 또는 용방면 죽정리 부근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원으로 남원부 남쪽 40리 떨어진 곳이다. 조선시대에 폐지되었다.

13) 축천원(丑川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향교동 남원교 부근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북쪽 5리 떨어진 곳이다. 조선시대에 폐지되었다.

14) 호산원(虎山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주천면 호기리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동쪽 10리 되는 곳이다. 조선시대에 폐지되었다. 『용성지』에 의하면 영조 무렵에는 돌로 된 미륵이 이곳 길 옆에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15) 홍화원(弘化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광치동 율치마을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북쪽 10리 떨어진 곳이다. 조선시대에 폐지되었다.

[운봉현 관할의 3원]

1) 여원(女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이백면 양가리 여원치 여원정 부근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남원부 동쪽 35리 되는 곳이다.

2) 중흥원(中興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운봉읍 화수리 부근에 설치되었던 원으로 운봉현 동쪽 7리 떨어진 곳이다.

3) 대공원(大功院): 고려시대에 현재의 남원시 운봉읍 옥계동에 있었던 원으로 운봉현 동쪽 15리 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