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에 있는 삼국 시대에 축조된 산성.

[건립 경위]

포천고모리산성(抱川古毛里山城)이 있는 노고산[386m] 일대는 예로부터 서울에서 관북 지방으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에 해당된다. 즉 의정부에서 축석령(祝石嶺)을 넘으면 동쪽과 서쪽으로 산맥이 연결되어 있고, 그 가운데 남북으로 길게 포천 평야가 자리 잡고 있는데, 노고산은 남쪽에서 포천 평야로 들어가는 입구 길목에 놓여 있다. 그리고 노고산의 오른쪽으로는 비득재[鳩峴] 고개를 따라 광릉을 거쳐 진접을 지나는 국도 47호선과 연결된다. 국도 47호선은 조선 시대에는 서울에서 관북 지방으로 가는 중심 교통로로 국도 43호선의 축석령 국도보다 더 오래되고 중요한 남북 통로였다.

특히 비득재는 북쪽의 철원 지역과 한강 유역을 연결하는 고갯길로 전략적인 요충지이다. 그러므로 노고산은 왼쪽으로 축석령 길을 감제(瞰制)하면서 오른쪽으로는 광릉을 지나 퇴계원으로 이르는 비득재 통로도 감제하는 교통상의 중요한 거점에 해당된다. 따라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진출하려는 세력이나 남쪽에서 북쪽으로 진출하려는 세력은 모두 비득재를 통해야 하는데, 고모리 산성은 이 같은 교통 요지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에서 축조된 성으로 추정된다.

[위치]

의정부에서 국도 43호선을 따라 포천 지역으로 가면 축석령이 나오고, 이곳 축석 검문소에서 오른쪽으로 광릉으로 향하는 지방도 314호선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서 가다가 광릉 수목원 못 미쳐 안말에 이르면 왼쪽으로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로 들어가는 길이 나타난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해발 254m인 비득재를 넘게 되고, 곧 왼쪽으로 600m 정도에 노고산이 보인다. 산에 오르는 길은 비득재를 지나면 새터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노고산 북쪽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만나게 된다. 주소지는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산64번지이다.

[형태]

포천고모리산성은 고모산(古毛山) 정상부를 에워싸고 있는데, 포천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두 개의 계곡을 끼고 있는 포곡식 산성이다. 현재는 대부분 붕괴되어 성벽의 정확한 형태를 확인하기 어렵다. 대체적으로 전체 둘레는 약 822m이고, 일부는 석축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대부분 흙으로 이루어진 토성(土城)이다.

성의 전체적인 형태는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형상이다. 남벽과 서벽은 산의 정상부를 따라 축조되었고, 북벽은 북쪽의 산허리를 깎아 축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동벽은 거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아 자세한 축조 상황을 알 수 없지만, 능선을 따라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건물은 산의 정상부에서 북쪽으로 흘러내리는 완만한 경사지에 건조되었다. 이곳에 여러 개의 단을 조성하여 건물을 건립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황]

고문헌에는 포천고모리산성에 대해 아무런 기록이 없다. 또 대부분의 토루(土壘)가 붕괴되어 흔적만 남아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오래전에 폐성(廢城)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2002년 9월 16일 경기도 기념물 제185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경기도 기념물로 재지정되었다.

[의의와 평가]

포천고모리산성이 언제 누구에 의해서 축조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현재까지의 견해는 대체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이곳에서 출토된 토기를 바탕으로 백제가 북방의 고구려나 말갈을 방어하기 위하여 쌓았다고 이해하기도 하고, 또는 고구려가 남진하면서 한강 유역으로 진출하기 전 전초 기지로서 축조하였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편 포천고모리산성은 ‘광개토왕릉비(廣開土王陵碑)’와 ‘중원 고구려비(中原高句麗碑)’에 기록된 고모루성(古牟婁城)으로 추정하기도 하지만, 두 성의 상호 관련성은 희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