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포천 지역에 은거한 문신.

[가계]

본관은 충주(忠州). 자는 화숙(和叔), 호는 사암(思庵)·청하자(靑霞子). 증조할아버지는 은산군사(殷山郡事) 박소(朴蘇)이고, 할아버지는 성균관 사 박지흥(朴智興)이며, 아버지는 우윤(右尹)을 지낸 박우(朴祐)이다. 어머니는 당악 김씨(棠岳金氏)이다. 기묘명현으로 충주 목사를 지낸 박상(朴祥)의 조카이다.

[활동 사항]

박순(朴淳)[1523~1589]은 18세 때인 1540년(중종 35) 진사시에 입격하였다. 서경덕(徐敬德)에게 학문을 배웠고, 1553년(명종 8) 정시 문과에 장원 급제하였다. 성균관 전적을 거쳐 홍문관 수찬과 교리 등을 지냈다. 1561년(명종 16) 홍문관 응교로 재임할 때 임백령(林百齡)의 시호 제정 문제로 윤원형(尹元衡)의 미움을 받고 파면되어 고향인 전라남도 나주로 돌아왔다. 이듬해 한산 군수로 나아가 선정을 베푼 후 홍문관 직제학과 좌승지, 우승지를 지냈다.

1565년(명종 20) 대사성에 이어 대사간이 되어 대사헌 이탁(李鐸)과 함께 승려 보우(普雨)를 탄핵하여 유배시키고, 윤원형을 탄핵하여 축출시켰다. 1568년(선조 1) 대제학이 되었고, 1572년(선조 5) 영의정이 되었다. 1576년(선조 9) 이이(李珥)가 탄핵되자 그를 옹호하다가 관직에서 물러났고, 1579년(선조 12) 다시 영의정이 되었다. 1585년(선조 18) 정여립(鄭汝立)의 논핵을 받아 사직하고 우거하였다. 1586년(선조 19) 휴가를 받아 영평(永平)[지금의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주원리] 초정에 갔다가 백운산에 은거할 집을 짓고 이듬해 사직 상소를 올리고 은거하였다. 1589년(선조 22) 7월 영평에서 죽었다. 선조로부터 송죽(松竹)과 같은 절조(節操)와 수월(水月)과 같은 정신을 가졌다는 칭찬을 받았다.

[학문과 저술]

초년에는 서경덕에게 학문을 수학하였고, 중년에는 이황(李滉)을 사사하였다. 이이와 성혼(成渾)과 교유하였다. 성리학과 『주역(周易)』에 조예가 깊었으며, 시(詩)·문(文)·서(書)에 뛰어났다. 저서에 『사암집(思庵集)』이 있다.

[묘소]

묘는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주원리에 있다.

[상훈과 추모]

1909년(순종 3) 신도비가 건립되었는데, 송시열(宋時烈)이 비문을 지었고, 외 11세손인 이최수(李㝡秀)가 글씨를 썼으며, 외 10세손인 이승회(李承會)가 전액을 하였다. 나주 월정 서원(月井書院), 광주 월봉 서원(月峰書院), 개성 화곡 서원(花谷書院), 영평 옥병 서원(玉屛書院)에 제향되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