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0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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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城南市內-紀行 |
이칭/별칭 | 시내버스를 타고 둘러 본 성남의 모습 |
분야 | 지리/인문 지리,정치·경제·사회/사회·복지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기도 성남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조영주 |
[정의]
성남시내버스를 타고 성남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모습을 살펴보는 2시간여의 짧은 여행.
[개관]
성남 사기막골에서 출발하여 상대원과 성남시청, 모란역을 거쳐 분당신도시의 야탑동, 서현동, 수내동, 정자동을 지나 운중동 한국학중앙연구원(구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회차하는 성남시내버스를 타고 왕복 2시간 15분정도에 걸쳐 성남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옛날과 오늘의 모습을 두루 살펴본다.
[중원구]
상대원 1동 사기막골 종점에서 버스를 타면 자동차 검사소를 지나 공단 오거리에 이르게 된다. 공단 오거리로 내려가는 방향에서는 눈에 익은 상표들을 몇 개 찾아볼 수 있다. 샤니, 파리바게뜨, 미래엔 컬처그룹, 에스콰이어 등의 공장이 이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의 이름도 공단로이고, 공단 오거리라는 지명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다.
버스는 공단 오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접어들어 상대원 시장으로 향한다. 이 곳이 상대원 2동이다. 성남시와 함께 탄생한 상대원동은 상대원 1동, 상대원 2동, 상대원 3동으로 이루어져있는데, 버스는 그 중 상대원 1동, 상대원 2동을 지난다. 상대원의 지명 유래 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큰절이 있었던 곳이라는 의미에서 대원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설이다. 하대원에 또 큰절이 생기자 구분하기 위해 상대원, 하대원으로 구분하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은 공단 뒤의 보통골에 송언신의 서원이 있어서 대원이라 하였다가 하대원의 이집의 서원이 생기자 구별하기 위하여 상대원이라 불렀다고 하는 것이다.
상대원 1동은 앞에서 보았듯이, 공단을 형성하고 있어서 공장과 함께 아파트촌을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해 상대원 2동은 상대원 시장을 중심으로 하여 주택가가 형성된 동네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원 1동보다는 도로가 좀 더 좁고 오밀조밀하게 이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수정구]
상대원에 접어든 후 버스는 계속 직진한다. 상대원 시장을 지난 약간은 굽이진 길을 가다보면 고가도로를 지나게 되는데 밑으로는 10차선의 넓은 도로를 지나게 된다. 이 길이 단대 오거리이다.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이 있는 곳이기도 한 단대동은 '탄리'에서 남한산성으로 가려면 고개를 하나 넘어야 했는데 그 고개의 흙이 붉은 데서 유래된 동명이라고 한다.
단대오거리를 지나 신흥동으로 들어온 버스는 계속 직진하여 신흥주공아파트 앞에서 좌회전한다. 이곳에서 다시 계속 직진하여 수정구청을 지나 성남초등학교, 성남시청 앞에 이른다. 1973년 성남시 설정 이후 성남출장소에서 시청으로 승격된 성남시청은 인구 94만의 성남시민을 위한 곳이다. 성남시청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중앙시장과 만나게 된다. 재래시장인 성남 중앙시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댄다.
중앙시장 다음 정류장은 수인분당선 지하철 태평역이다. 여기에서 버스는 좌회전을 하여 성남대로에 접어든다. 성남대로는 성남의 구시가지와 분당신도시를 잇는 넓은 길로 이제 버스는 분당에 닿을 때까지 이 길을 타고 가는 것이다. 성남대로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은 모란역이다. 5일장으로 유명한 모란역에는 지하철역과 시외버스터미널, 그리고 5일장 외의 상설시장이 있어 교통의 요지 역할은 물론이고, 하나의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모란역은 성남 구시가지의 마지막 정류장이고, 이제부터는 분당신도시에 접어들게 된다. 그래서인지 모란역과 야탑역의 모습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모란역을 벗어나기 직전에 오른쪽을 보면, 많은 차들이 주차해놓은 공터가 있는데 그 주위에서 많은 건강원과 보신탕집을볼 수 있다. 이 곳이 모란 5일장이 열리는 곳이다. 널리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한편에서는 강아지를 팔고, 다른 한편에서는 식용을 위해 개 도살을 하여 견공들의 생사가 엇갈리는 곳이기도 하다. 보신탕집과 개사료 가게가 나란히 함께 있는 것도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모란을 지나면 눈앞에는 탁 트인 벌판이 펼쳐지게 된다. 이 곳이 여수동인데, 성남과 분당의 경계선이라 할 수 있는 지점이다. 모란을 벗어나는 순간 가깝다고는 할 순 없지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 아파트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것이 분당신도시의 시작이다. 신도시와 구 시가지를 잇는 도로에는 건물이 전혀 없어 두 곳이 완전히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그래서 더욱 이질감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분당구]
버스는 분당구 야탑동에 들어선다. 분당에서의 첫 정류장은 야탑역이다. 야탑역에는 까르푸, 킴스클럽 등 대형 할인점과 차병원, 야탑 CGV, 고속버스터미널 등 생활 편의시설이 있다. 방금 전에 보았던 성남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고속버스터미널은 아직 서울의 터미널만큼 노선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정기적으로 고속버스들이 운행하고 있으며, 고속도로의 접근 또한 편하기 때문에 점차 이용객이 느는 추세이다. 2004년 5월 1일부터 모란시외버스터미널과 통합되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승객들이 이 터미널을 이용하게 되었다.
야탑역을 출발한 버스는 올해 1월에 새로 생긴 이매역을 지나 서현역을 향한다. 이매동에서 지하차도를 통과하면 서현역에 바로 도착한다. 서현역 버스 정류장은 공항버스 정류장과 택시 정류장이 함께 있어서 언제나 혼잡하다. 분당에서 가장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이 곳은 지하철 서현역과 삼성플라자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삼성플라자 외에도 씨마1020과 킴스클럽, 롯데마트 등의 대형유통과 씨네플라자 등의 영화관, 그리고 분당 제생병원, 삼성물산 등이 있어 과연 분당의 중심지라 할 만 하다.
이제 버스는 분당구청을 거쳐 좌회전한다. 이때부터 양지마을에 닿을 때까지 왼쪽에 중앙공원이 보인다. 사시사철 변하는 중앙공원의 전체적인 모습을 반 이상 감상하며 갈 수 있어서 잠시나마 드라이브를 즐기는 기분이 난다.
양지마을에 닿은 버스는 느티마을, 상록마을, 정든마을, 정자동을 지나게 된다. 이 지역은 블록에 따라 아파트 지구와 단독주택, 상가지구가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상록마을에 접어들면 두 블록이나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통신(KT) 본사 사옥이 눈에 띈다. 1998년에 광화문에서 분당으로 이전한 KT는 본사 업무 외에도 HDS(Home Digital Service)시연관을 비롯한 홍보관, 그리고 지하에 YMCA 문화센터를 갖추어 주민들이 언제나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KT 사옥 옆에는 계원예술고등학교와 분당문화정보센터, 그리고 이마트가 자리잡고 있다. 이 시설들 때문에 대부분의 버스들이 이 곳을 지나 KT 앞은 분당에서 가장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꼽힌다.
이제 버스는 KT 앞에서 우회전을 하여 언덕을 내려간 뒤 분당중학교 앞에서 다시 우회전 한다. 양지마을에서 중앙공원을 끼고 달렸듯이 이번엔 왼쪽에 탄천을 끼고 달리게 된다. 탄천 건너편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거나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에 상당히 붐비고 있다. 분당의 아파트들이 처음 들어섰을 때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은 지금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가득 들어섬에 따라 분당신도시 토박이들에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탄천을 지나 수내역 롯데백화점 입구를 지난 버스는 이제 조금 한적한 곳으로 접어든다. 수내역을 지나면서 사실상 분당 ‘신도시’는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운중동 회차지점까지는 행정상 ‘분당구’에 속하지만 신도시는 아닌, 전원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 곳이 지금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판교신도시 개발지역으로서 분당과 함께 주목받을 곳이기도 하다. 남서울컨트리클럽 앞에서 낙생 고등학교를 지나 낙생 농협 앞에서 좌회전을 하면(이곳까지는 용인시 수지에서 합쳐지는 차량 때문에 조금 혼잡한 편이다. 경부고속도로 판교나들목이 가까워 이 곳에서는 고속도로와 나란히 길을 가게 된다) 정말 널찍하고 옆에는 논과 밭이 있는 시골길에 든다. 버스로 불과 5분 간격을 두고 초고층 아파트와 이런 시골마을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이런 풍경도 신도시 개발로 곧 없어진다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버스는 이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오솔길로 계속 직진한다. 이곳에는 청계산 등산객들을 위한 가게나 식당, 그리고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교수사택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거의 다다랐을 때 표지판이 있어 눈길을 끄는데, 천주교 성지인 서 루도비꼬 볼리외 신부의 은신처 입구가 이 곳에 있다. 프랑스 선교사인 루도비꼬 볼리외 신부가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동굴에 숨었다가 잡힌 곳이라고 한다. 이 성지를 지나면 바로 다음 정류장이 회차 지점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이다. 이렇게 해서 사기막골에서 출발한 버스는 다시 분당신도시를 향해 나아가게 된다.
성남 구시가지에서 출발한 버스는 차례차례로 성남의 모습을 보여준다. 광주대단지에서 출발한 성남을 구석구석 들른 후 1990년대 신도시 개발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분당신도시를 가로지르고 다시 2000년대 들어 개발되는 첫 신도시라 할 수 있는 판교 지역에까지 이르게 된다. 성남의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버스기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