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00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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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住生活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찬영 |
소재지 | 정재영 씨 가옥 및 산수정 -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삼매리 매곡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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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지 | 송고헌 고택 - 경상북도 영천시 선원리 선원마을 |
[정의]
경상북도 영천 지역에 전승되어 온 전통적인 양식과 구조를 가진 주거 건축과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생활 관습.
[개설]
주거 건축은 지역의 풍토·생업·계층·경제여건 등에 따라 그 지역의 주거 문화로 정착해 특징적인 형태와 기능을 갖고 진화해 왔다.
영천시는 경상북도 동남부에 위치하여, 하절기에는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고온 다습하고, 동절기에는 대륙성 기후로 인하여 한랭 건조하여 한서의 차가 큰 편이다.
영천 지역은 지형적으로는 사방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이들 산에서 발원한 자호천·고경천·신녕천·고현천이 중앙 저지에서 합류하여 금호강(琴湖江) 상류를 형성하는데, 금호강 유역의 중앙 저지에는 충적 평야가 약간 있지만 대부분 구릉성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영천 지역의 주 생업은 계단식 논의 경작지와 밭의 비율이 높은 편이며, 금호강과 그 소지류 하천 유역으로는 벼를 비롯해 포도·사과·복숭아 등 과수 재배와 마늘·양파 등의 재배율이 높다.
[내용/구성]
1. 전통 주거의 배치 형태
영천 지역의 전통 주거의 배치와 평면 및 구조는 계층적·지역적 형태나 재료에 따라 분류되는데, 계층적으로는 상류 주거와 서민 주거, 지역적으로는 함경도 지방형, 평안도 지방형, 중부 지방형, 서울 지방형, 남부 지방형, 제주도 지방형으로 구분된다. 또 형태나 건축 재료에 따라서는 기와집·초가집·너와집·굴피집·투막집·까치구멍집 등으로 구분되며, 건립 시기에 따라서는 전통주택·근대주택·현대주택으로, 생업 및 입지 양상에 따라서는 산간 가옥과 도시 가옥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2. 상류 주거 형태
영천 지역 상류 가옥은 당시 유교적 예제에 근본을 둔 삼강오륜을 비롯한 봉제사(奉祭祀)와 접빈객(接賓客)을 위해 주택 내 가묘나 사당을 두고 부부유별에 따라 안채와 사랑채를 구별해 거처했다. 또 사랑채 내에서도 장유유서에 따라 실을 달리하고 규모와 형태, 구조에 차별을 두는 등 유교적 질서에 따라 주생활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영천 지역 상류 주택은 대개 조선 후기의 건물들로, 채 구성은 안채·사랑채·아래채·도장채·대문간채 등으로 이루어지며, 배치 구성은 각 채가 온전히 결합해 안마당을 에워싸는 ㅁ자형과 각 채 세 동 내지 네 동이 별동으로 안마당을 에워싸는 튼ㅁ자형 등 다양한 배치가 있다.
아울러 사랑채를 누마루처럼 꾸미고, 전면으로 돌출시켜 타 건물보다 우월성을 강조한 임고면 삼매리 매곡마을의 정재영 씨 가옥 및 산수정, 선원리 선원마을의 송고헌 고택 등도 있다.
영천 지역 상류 주택의 각 채는 사용자 및 기능에 따라 구분되는데, 여자들의 생활·가사 공간인 안채, 남자들의 생활 및 대외 접객 공간인 사랑채로 나뉘며, 안채는 정지+큰방+마루+건너방이 일렬 또는 ㄱ자형으로 배열된 4~6칸 규모가 일반적이며, 남자들의 생활 공간인 사랑채는 안채 전방의 중문간과 연결되거나 독립하며, 평면은 一자형 또는 ㄱ자형으로 배열되며, 규모는 대개 네 칸 내지 여섯 칸이다.
영천 지역 상류 주택 평면 구성은 사랑방과 사랑대청 또는 누마루 등이며, 각 실의 규모는 한 칸 내지 두 칸 정도이다. 특히 안채를 비롯한 각 채의 지붕 형태가 맞배[일명 뱃집이라고도 함]지붕이 많고, 마루는 전면에 벽을 치고 창호를 달아 내부화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영천 지역 상류 주거는 조선 시대 이곳에 자리 잡은 영일 정씨, 창녕 조씨, 안동 권씨 등의 문중이 세거했던 집성촌에 종택 등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집성촌을 보면, 영일 정씨는 임고면 삼매리 매곡마을[정재영 가옥 및 산수정, 정욱창 가옥, 정수용 가옥], 임고면 선원리 선원마을[정용준 씨 가옥, 괴헌 고택, 정동우 씨 가옥, 송고헌 고택, 정기인 씨 가옥, 정경식 씨 가옥, 정수용 씨 가옥], 자양면 성곡리 하절마을[외회공 종택], 대창면 신광리 지일동마을[지산 고택]이 있다.
또 창녕 조씨는 금호읍 오계리 종동마을[영천 만취당, 조규인 씨 가옥, 조식현 씨 가옥 등], 화남면 삼창리 한마마을[조규창 씨 가옥, 조대환 씨 가옥, 조재만 씨 가옥], 경주 김씨는 임고면 황강리 죽등마을[지사공 종택], 안동 권씨는 신녕면 화남리 온천마을[권영달씨 가옥], 신녕면 화남리 갑현마을[화남재, 권영달 씨 가옥, 청류당] 등이 있다.
3. 서민 주거 형태
영천 지역의 서민 주거는 대개 조선 후기 이후 일제 강점기 때 건립된 것이 많다. 산업 경제의 현대화에 따른 현대적인 주생활의 선호, 생업의 변화 등으로 상당수가 철거된 뒤 양옥으로 건축되었거나, 빈집 내지는 개조·개량·증축 등을 통해 거주하는 집이 많다.
변화의 주된 공간 모습은 부엌 개조와 방 확장, 화장실 및 욕실의 증축 등인데, 부엌은 당초 재래식 취사와 난방 기능의 정지를 현대식 설비를 갖추어 개조하고, 방은 전·후면으로 처마 끝까지 내부 공간을 확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새마을사업 이후로 초가가 슬레이트 또는 일식 시멘트기와 등으로 개량되었고, 최근에는 가볍고 값이 싼 플라스틱 기와지붕이나 철판 기와지붕 등으로 개량하는 풍조이다.
특히 영천 지역 중에서도 비교적 산간 지역에는 아직까지 전통 가옥이 다수 남아 있어 당시 주거 건축 및 주생활을 엿볼 수 있으나 그 외 도시 가옥은 현대적인 재료·구조·형태를 취한 현대 주택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영천 지역 전통 서민 가옥의 구성은 대개 큰 채 1동 또는 부속채 1~2동을 직각으로 배열한 튼ㄱ자형, 二자형, 튼ㄷ자형 등 남부 지방 민가 계열에 속한다. 큰 채 평면은 정지+큰방+머릿방[멀방]의 세 칸 一자형을 비롯하여 여기에 마루가 첨가된 네 칸 一자형이 일반적이다. 기능적으로 정지는 여자들의 취사 및 가사 작업 공간이고, 큰방은 시어머니의 생활 공간, 머릿방을 며느리의 생활공간인 경우가 많다.
부속채는 대개 한 동일 때는 아래채, 두 동일 때는 아래채와 헛간채로 구분해 부른다. 부속채는 큰 채와 동시에 건립된 경우도 있지만, 대개 큰 채보다 늦게 지어진 경우가 많다. 아래채 평면은 대개 두 칸 내제 네 칸 규모에 홑집과 겹집으로 구분되는데, 실 구성은 사랑방·초당방·마구·방앗간·도장·광 등으로 구성된다. 사랑방은 집안의 가장이 주로 거처하는 공간이고, 초당방은 머슴의 침실 공간, 마구는 농사에 큰 일꾼인 소를 사육 관리라는 공간이다.
가옥에 따라 아래채에 방앗간을 둔 경우도 있으며, 특히 가옥 내에 부속채가 있는 관계로, 경상북도 북부 지역의 겹집처럼 살림채 내에 정지 다락을 둔 경우가 적다. 큰 채의 지붕 형태는 상류 주택처럼 제법 경제력 또는 계층상 우위에 있는 집은 맞배지붕을 선호했고, 부속채는 우진각지붕 등 지붕 형태에 위계성을 부여한 지역성이 돋보인다. 또 퇴와 툇마루가 발전하지 못했고, 마루는 전면에 벽을 치고 창호를 달아 폐쇄화 경우가 많아 개방적인 마루에 퇴와 툇마루가 발달된 남부 지방 민가와는 다른 지역적 특색을 보인다.
영천 지역 내 서민 주택에서도 신분 및 경제 여건에 따라 가옥의 크기·형태·구조가 다름을 알 수 있는데, 부속채의 위치는 대개 큰 채의 정지 앞쪽으로 배열된 경우가 많다. 이때 부속채의 도장·두지·방앗간·마구 등이 대체로 정지와 가까운 쪽에 배열되고, 사랑방은 대체로 정지와 먼 쪽에 배열된 경우가 많다. 산간 가옥은 밀집형(密集型) 취락이더라도 마당 규모가 작은 편이며, 담장과 대문 설치에 그리 적극적이지 못하다. 아마 가옥의 입지 및 대지 규모와 밭농사 위주의 생활 여건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또 건축 재료의 특성상 제한된 실내 공간으로 인해 바닥 거주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렁 등이 설치되었다.
영천 지역 서민 주택 구조는 대개 토석 기단에 자연석 초석을 놓고 네모기둥과 두리기둥을 세운 뒤, 주상부는 상류 가옥의 경우는 장혀수장집 또는 소로장혀수장집, 서민가옥은 민도리집이 일반적 구조이다. 상류 가옥 내에서도 사랑채의 주상부 및 가구를 안채보다 화려하게 꾸미기도 한다. 벽채는 대개 심벽이고, 창호는 대체로 방문에 세살문, 청방간에는 굽널세살문을 단 가옥이 많다. 마루 뒷문은 판장문이나 울거니띠장널문이 많지만, 앞 문은 대개 굽널세살문로 구분한 가옥이 많다. 마루는 우물마루이고, 천장은 대개 연등천장이다.
영천 지역 주택의 지붕 가구는 상류 가옥의 경우는 대개 3~5량가로 다양하나, 서민 가옥은 거의 3량가이다. 지붕은 상류 가옥은 기와를 이은 기와집이 많으나 서민 가옥은 초가집을 새마을 사업 때 슬레이트나 시멘트 기와로 개량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가볍고 값이 싼 골철판 지붕을 이은 집이 많다.
[변천]
영천 지역 주거의 변화는 현대 주생활의 변화 및 각종 현대 건축 자재의 발달과 취사 도구의 발달로 외관과 내부 공간, 구조, 시설의 변화가 있었고, 도시로의 인구 유출과 노령 인구의 증가로 빈 집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상류 가옥은 거주 부재 및 관리 부실에 따른 자연 퇴락이 가중되면서 건물이 붕괴, 소실되는 경우가 많다. 서민 가옥은 내부 공간의 확장, 정지의 개조, 지붕 개량, 취사와 난방 설비의 교체, 현대 건축 자재의 사용 등 여러 가지로 개조·개량·수리해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영천 지역 서민 가옥의 변화 시점은 1970년대 새마을 사업 때 지붕 개량 및 담장 개수 등이다. 1980년 이후는 형편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방 확장 및 정지의 현대식 부엌으로 개조, 재래식 난방 및 취사 방식의 도입으로 연탄 보일러나 기름 보일러 설치 등이 일반적다. 또 기존 창호를 철거하고 사용에 편리한 샤시문이나 유리미서기, 미닫이문으로 교체하고, 부엌 주변으로 세탁실이나 화장실 등을 블록조로 증축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농기계의 도입 및 농작업의 기계화로 마당 기능이 크게 축소되면서 바닥을 시멘트로 마감하거나 화단 조성과 잔디 식재 등으로 그 용도가 크게 전용되었고, 대지 경계에 담장과 대문을 설치하는 가옥이 늘었다. 또한 전통적인 좌식 생활이 서구식 의자 생활 내지 침대 사용, 거실 중심의 생활 공간으로 바뀌면서 기존 방 벽을 헐고 통칸으로 사용하는 집도 많다. 더욱이 기존 전통 가옥을 철거하고 평슬라브조의 양옥으로 신축하는 집이 늘고 있어 이에 따른 주생활도 점차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