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101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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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高聳山 |
이칭/별칭 | 고룡산,고름산쇠성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성내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전진희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1997년~2001년 - 「고용산」이 수록된 『온양아산 마을사』 관련 자료 조사 및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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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1년 12월 - 「고용산」 『온양아산 마을사』 제2권에 수록 |
관련 지명 | 고용산 -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성내리 |
채록지 | 고용산 -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성내리 |
성격 | 전설 |
주요 등장 인물 | 이지함 |
모티프 유형 | 전쟁을 극복하기 위한 공동체 의식 |
[정의]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성내리에 전하는 아산현감 토정 이지함에 관한 이야기.
[개설]
「고용산」은 아산현감으로 부임하였던 토정 이지함이 병자호란을 예측하고 대비해 오랑캐를 물리쳤다는 이야기이다. 토정은 꾀를 내어 영인면 성내리의 민둥산인 고름산쇠성의 바위를 잘게 부수게 하였고, 훗날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사람들이 고름산쇠성의 잘게 부순 돌멩이를 오랑캐에게 던져서 마을을 구했다는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고용산」은 온양문화원에서 2001년 12월에 발간한 『온양아산 마을사』 제2권에 수록되어 있으며,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조사 수집된 내용을 토대로 하여 기술하였다.
[내용]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성내리에는 고용산[고룡산]이 있다. 고용산은 성내리와 신화리, 신봉리에 걸쳐 있는데, 들 가운데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어서 사방을 내려다볼 수 있다. 고용산에는 큰 돌이 많으며 풀과 나무가 거의 없다. 고용산에는 몇 가지의 전설이 전하여 내려오는데, 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조선시대 선조가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였다. 기인(奇人)으로 널리 알려진 토정(土亭) 이지함이 아산현감으로 오게 되었다. 이지함은 현감으로 부임하자마자 민심을 살피고 백성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일을 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곡식을 나누어 주고 일거리를 만들어 주어 누구나 부지런하면 먹고 사는 데 걱정이 없게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병든 사람들을 치료해 주어 백성들은 이지함을 날로 우러러보았다. 이지함은 이따금 신비한 예언을 잘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었는데 그 예언이 대개 잘 들어맞았다. 이를테면, 지금의 아산만 일부가 바다가 된다고 한 것이라든가 병자호란을 예측하고 염려했던 것 같은 것이 모두 그랬다. 그래서 아산현 사람뿐만 아니라 이지함의 말을 들은 사람이면 누구나 토정의 말을 믿고 따랐다. 백성들은 날이 갈수록 이지함을 신망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지함은 동헌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언젠가 영인면을 다녀오다가 고름산쇠성[고용산의 다른 이름]을 보고 기이한 산이라고 여겼던 일이 생각났다. 고름산쇠성은 들 가운데 하늘 높이 솟아 있지만, 나무 한 그루 없이 커다란 바위만 잔뜩 있는 민둥산이었다. 이지함의 머릿속에는 이름조차 기이한 고름산쇠성이 자꾸만 아물댔다. 아무래도 예사로운 산이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그렇게 생각이 미치자 이지함은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어 힘이 센 통인[각 관아의 벼슬아치 밑에서 일을 보던 사람] 한 사람을 데리고 고름산쇠성으로 갔다. 이지함은 통인에게 커다란 돌멩이를 하나하나 들어보게 하고, 조그만 것은 자신이 직접 들어보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이지함은, "허허, 이건 금이 가득 찼구나!", "허허, 이건 은이 가득 찼구나!" 하고 혼잣말로 지껄였다.
통인은 이지함이 하는 소리가 무슨 말인지 처음에는 몰랐다. 그러다가 통인은 돌멩이 속에 금이나 은이 가득 들었다는 것을 알고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울렁거렸다. 통인은 금과 은에 욕심이 났다. 동헌으로 돌아온 통인은 어떻게 하면 고름산쇠성에 있는 금과 은을 모두 차지할까 궁리했다. 그러다가 통인은 이지함이 이따금 생지네즙을 내서 마시고 독을 없애기 위해 밤을 깎아서 먹는 것을 보았다. 통인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이지함이 생지네즙을 마실 때 밤 대신 버드나무를 밤같이 쪄서 이지함에게 주었다. 이가 튼튼한 이지함은 별다른 생각 없이 먹고는 그 자리에서 죽었다. 이지함이 죽자 통인은 고름산쇠성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똑같은 돌멩이가 하도 많아서 이지함이 말했던 돌멩이가 어느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통인은 며칠간 커다란 망치로 돌멩이를 두들겨 부쉈으나 모두 헛일이었다.
그 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고름산쇠성으로 피난을 갔다. 오랑캐들은 고름산쇠성을 에워싸며 산을 올라왔다. 그때 사람들은 예전에 통인이 깨 놓은 돌멩이로 오랑캐들을 내려쳐서 물리쳤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토정 이지함은 큰 바위가 가득한 고름산쇠성[고용산]을 보고 병자호란을 예측하고 전쟁을 지혜롭게 대비하였다. 반면에 재물에 욕심을 낸 통인의 사악함에는 모두가 분노한다. 「고용산」은 전쟁을 극복하기 위해 마을을 단합하게 하고,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한다. 간혹 실제 역사와는 다른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에 앞서 민중의 바람을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