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665년에 간행된 경상남도 거창군 북상면 출신의 조선 전기 문신 임훈의 문집.

[저자]

임훈(林薰)[1500.7.15~1584.1.24]은 자가 중성(仲成), 호는 갈천(葛川)·자이당(自怡堂)·고사옹(枯査翁)이고, 본관은 은진(恩津)이다. 시호는 효간(孝簡)이다. 증조할아버지 임천년(林千年)이 의령 현감(宜寧縣監)을 지낼 때 안음현 갈천동[현 경상남도 거창군 북상면 갈계리]로 이거하여 대대로 살게 되었다. 임훈의 아버지는 진사 임득번(林得蕃)이고, 어머니는 진주 강씨(晉州姜氏) 강수경(姜壽卿)의 딸이다. 부인 고령 유씨(高靈兪氏)는 진사 유환(兪瑍)의 딸이자 유호인(兪好仁)의 손녀이다. 정여창(鄭汝昌)을 사숙(私淑)[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닦음]하였고, 노진(盧禛)·조식(曺植) 등과 교유하였다.

임훈은 1540년 생원시에 합격하여 성균관에서 유학하였다. 당시 성균관의 실상에 실망하여 고향 갈천동에 자이당(自怡堂)을 지어 은거하였다. 1553년 성균관의 공천에 따라 사직서 참봉(社稷署參奉)이 된 것을 시작으로 관직 생활을 하였으나, 1555년 낙향하여 부모의 봉양에 힘썼다. 1564년 부친의 시묘(侍墓)를 잘했다는 이유로 정문(旌門)[충신, 효자, 열녀 들을 표창하기 위하여 그 집 앞에 세우던 붉은 문]이 내려졌다. 1566년 언양 현감(彦陽縣監), 1569년 비안 현감(比安縣監), 1573년 장악원 정(掌樂院正), 광주 목사(光州牧師) 등에 제수되었다. 1582년 통정대부 당상관에 올랐으며, 장예원(掌隸院) 판결사(判決事)에 제수되었다. 1586년 용문 서원(龍門書院)에 제향되었고, 1861년 이조 판서에 추증되었다. 1871년 시호를 받았다. 저서로 1665년에 간행된 4권 2책의 『갈천집(葛川集)』이 있다.

[형태 및 구성]

『갈천집』은 4권 2책의 목판본으로 된 문집이다. 책의 크기는 반곽(半郭)[글이 담긴 테두리 안쪽 면]이 가로가 24.4㎝, 세로 16.6㎝이고, 광곽(匡廓)[판의 사주를 둘러싼 검은 선]은 가로 31.7㎝, 세로 20.7㎝이다. 사주 단변(四周 單邊)[지면의 네 둘레를 하나의 선으로 돌림]이며, 어미는 상하 내향 이엽 화문 어미(上下內向二葉花紋魚尾)[물고기 꼬리 모양의 검은 2개 어미 가운데 위 어미가 아래쪽, 아래 어미가 위쪽을 향하며, 어미 부분에 2개의 화문이 있는 형태]이다. 각 면은 10행 20자로 되어 있다. 판심제는 ‘갈천선생문집(葛川先生文集)’, ‘갈천문집(葛川文集)’, ‘갈천집(葛川集)’ 등 세 종류로 되어 있다.

『갈천집』은 송시열(宋時烈)의 서문[1665]을 시작으로, 권1에는 시 40제(題) 43수(首)와 부(賦) 3편이 실려 있다. 시는 체제별로 오언 절구[6수], 오언 율시[6수], 칠언 절구[18수], 칠언 율시[13수]로 구분되어 수록되어 있다. 칠언 율시 10제 11수는 만시(輓詩)이다.

권2은 소(疏) 1편, 소대초(召對草) 1편, 사은봉사(謝恩封事) 2편, 대인의소(代人擬疏) 2편, 묘갈명 3편, 행장 3편, 서(序) 3편, 서(書)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3에는 「의송사악비정충기조(擬宋賜岳飛精忠旗詔)」 제문 1편, 통문 1편, 후서(後書) 1편, 기문 8편과 습유(拾遺)에 「생원 이공 묘갈(生員李公墓碣)」이 실려 있다.

권4 부록에는 행장[정유명], 갈명[정온], 정유명(鄭惟明)과 성팽년(成彭年)이 지은 제문 및 만사 2편이 실려 있고, 발문과 목록은 없다.

서울 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초간본, 민족 문화 추진회 간행 영인 표점본 소장], 국립 중앙 도서관, 경상 대학교 문천각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갈천집』은 임훈의 정치관, 학문관, 문학관, 역사관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문집이다. 『갈천집』에는 자이당에서 학문에 정진하고 강학한 활동, 정여창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경상남도 함양에 천령 서원(天領書院)[뒤에 남계 서원(濫溪書院)으로 사액]을 세우기 위해 함양 및 안음[현 경상남도 거창군 지역]의 유생들에게 통문을 돌려 서원 건립에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 내용과 지역의 유림들과 함께 임훈의 고향에 있는 덕유산을 유람한 내용, 조식, 노진 등과 안음의 화림동(花林洞)을 유람한 내용 등 임훈이 벼슬살이를 하지 않고 고향에 머물 때의 행적이 담겨 있어, 조선 시대 문신이자 지식인으로서 거창과 인근 지역의 유림들 간의 활약을 살펴볼 수 있다.